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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깊게 새겨두어야 할 이름, 데니스 코츠킨(Denis Kozhukhin)KBS교향악단 제734회 정기연주회 <북유럽의 신비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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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엘 레비 Yoel Levi & 데니스 코츠킨 Denis Kozhukhin

데니스 코츠킨(Denis Kozhukhin), 2010년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하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러시아 출신의 피아니스트다. 내한 일정이 한동안 잡히지 않아, 많은 팬들은 그의 피아니즘을 막연히 유추하며, 아쉬워했다. 그리고 마침내 데니스 코츠킨은 상반기에 첫 내한공연을 가져 국내 팬들의 찬사를 받았다. 2018 베르비에 페스티벌 무대에서 데니스 코츠킨은 플레트네프, 쉬프, 키신, 바바얀, 트리포노프, 유자 왕, 조성진과 함께, 네 대의 피아노로 편곡된 ‘윌리엄 텔’ 서곡을 연주했다. 21세기 피아노 역사를 이끌어갈 이름들이며, 흔히 말하는 ‘어벤져스’들이었다. 데니스 코츠킨 역시 이들 중 한명이었으며, 특히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이들과 함께 연주해 데니스 코츠킨의 얼굴이 국내 팬들에게 더욱 익숙했을 것이다. 그는 올해 남은 KBS교향악단의 정기공연 협연자 중 피아니스트 엘린 그리모(Helene Grimaud)와 더불어 가장 기대되는 협연자였다. 그리고 그 기대는 100% 적중했다. 물론 KBS교향악단도 이날 호연을 펼쳤지만, 이 날 정기연주회(9.28 예술의전당)는 바로 데니스 코츠킨의 원맨쇼에 가까웠다. 예컨대, 본인의 파트 이외에도 오케스트라에 활력을 불어 넣으며 곡을 만들어 갔다.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서로 균형을 잃어 휘청일 때, 데니스 코츠킨은 이에 기민하게 반응하며 중심 지지대 역할을 했다. 틈이 생긴 오케스트라 사운드 사이에 파고들어 딱맞는 모양의 톱니바퀴를 만들었다. 이는 곡이 나아가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게다가 앙코르까지 훌륭하니, 말 그대로 완벽한 해트트릭이었다.

도입부의 유명한 하행화음에서 이미 피아니스트의 색깔을 알 수 있었다. 아주 맑고 명징한 터치였다. 강한 타건이지만, 절제된 잔향을 보였다. 지속적으로 등장했던 옥타브 진행도 돋보였고, 디미누엔도(점점 여리게)와 함께 하강하는 스케일은 말줄임표를 연상케 했다. 건반을 다루는 솜씨가 아주 뛰어났다. 이어지는 카덴차에서는 최저음을 의도적으로 강조하며 마디마디 리듬감을 부여했다. 선명한 터치에 페달을 적절히 활용해, 그 효과는 더욱 배가되었다.

2악장에서는 안정적인 금관과 목관을 바탕으로, 곡의 정경을 선명하게 그려냈다. 한층 다듬어진 KBS교향악단의 현파트는 협연자의 한음 한음을 부드럽게 감싸주며 새로운 소리를 만들었다. 포근하면서도 애수어린 색이었다. 마지막 악장에서는 지휘자 요엘 레비와 데니스 코츠킨의 박자 감각이 돋보였다. 그리그 협주곡 깊숙이 담긴 리듬을 꺼내었다. 게다가 정확히 합을 맞추어 피아노에서 오케스트라로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한 치에 오차도 없었다. 이 날 공연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데니스 코츠킨이 본인이 의도한 음색을 곡이 끝날 때까지 지켜낸 것이다. 서늘하고 명료했다. 어떠한 까다로운 테크닉에서도 음색은 흔들리지 않고, 그 색을 유지했다. 그만큼 기술적으로 이미 완벽에 가까운 아티스트였고, 곡 구석구석 음악이 어떻게 나와야하는지 완벽히 이해하고 있었다. 앙코르로는 그리그의 서정 소곡집 제3권 중 6. ‘봄에 붙여’ 골랐다. 앞선 협주곡에서 보여준 정서와 음색을 그대로 이어 나가며,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위대한 피아니스트가 되기 위한 요소를 모두 갖춘, 눈앞의 이 피아니스트는 도무지 30을 겨우 넘긴 청년으로 보이지 않았다. 먼 훗날 이 청년이 누릴 명성과 더불어, 이날의 KBS정기공연은 또 다른 기록이 될 것이다.

 

허명현(음악칼럼니스트)

 

 

J.Sibelius - The Swan of Tuonela

E.Grieg - Piano Concerto in a minor op.16

J.Sibelius - Symphony No.2 in D Major, op.43

 

 

THE MOVE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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