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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마린스키 극동 페스티벌을 가다 ②‘러시아의 낭만적 선율과 러시아 soul food’ _Rachmaninoff Cycle
Rachmaninoff cycle part 1 Soloist - Ivan Bessonov by G Shishkin

The Mariinsky Orchestra

Conductor: Valery Gergiev

 

Piano Concerto No.1 in F-sharp minor, op.1 (Ivan Bessonov)

Piano Concerto No.2 in C minor op.18 (George Harliono)

Piano Concerto No.3 in D minor, op.30 (Sergei Babayan)

Piano Concerto No.4 in G minor, op.40 (Dmitry Levkovich)

Rhapsody on a Theme of Paganini, op.43 (Ming Xie)

 

게르기예프와 마린스키 오케스트라, 그리고 신성이라고 불리는 다양한 국적의 촉망받는 피아니스들이 라흐마니노프 싸이클을 완성하기 위해 여름의 블라디보스톡에 모였다. 라흐마니노프싸이클은 양일에 걸쳐 그의 피아노 협주곡 1~4 번을 모두 연주하고 파가니니 주제의 의한 변주곡까지 연주하는 너무나 ‘Russian soul food’ 싸이클이다.

 

"러시아 안에서는 독특하면서도 굉장한 예술가적 아우라를 가진 피아니스트들이 많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농담 삼아 예술세계에 있어서만큼은 반드시 러시아와의 FTA 체결이 필요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한국엔 아직 소개되지 않은 그들만의 예술세계가 널리 퍼져나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현재 전 세계에 존재하는 오케스트라 중 게르기예프와 마린스키 오케스트라만큼 러시아 음악에 대한 애정이 많은 오케스트라는 아마 없을 것 같다. 그들의 열망과 자부심이 양일간에 공연 내내 느껴졌다. 그리고 라흐마니노프 싸이클 내내 악기간 밸런스가 무척이나 좋은 반주를 보여주었다. 어떤 구간들에서는 반주로만 듣기에는 아까울 정도의 기량을 보여주었다.

이번 라흐마니노프 싸이클 첫째 날에서 가장 흥미로운 연주자는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한 이반 베쏘노프(Ivan Bessonov)였다. 2002년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생으로 아주 어린 피아니스트이며, 이미 러시아에서는 가장 촉망받는 연주자 중 하나다. 

 

Rachmaninoff cycle part 1 Soloist - Ivan Bessonov by G Shishkin

 Ivan Bessonov가 1악장 클라이막스에서 보여준 대담한 스케일과 다이나믹에서 과거 러시아 피아니즘이 무엇인지 그 그림자를 유추할 수 있었다. 리듬과 리듬사이에서 쏟아지는 다채로운 화성들의 변화를 정확히 캐치해 콘서트홀에 흩뿌렸다. 무자비하게 이 화성들에 노출된 청중들은 그 색채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3악장 말미에 등장하는 라흐마니노프식 유머(이 선율은 추후 그의 작품 교향적 무곡, 유모레스크(humoresque) 등 여러 가지 작품에서 다시 쓰인다) 역시 빛났다. 독특한 루바토(연주자가 자기 나름대로 해석하여 템포를 바꾸어도 된다는 뜻)를 선택해 이 유머가 전방에서 최대한 빛날 수 있도록 연주했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는 게르기예프와 사전 합의된 듯 마린스키 오케스트라와의 호흡도 자연스러웠다. 이렇게 러시아 안에서는 독특하면서도 굉장한 예술가적 아우라를 가진 피아니스트들이 많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농담 삼아 예술세계에 있어서만큼은 반드시 러시아와의 FTA 체결이 필요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한국엔 아직 소개되지 않은 그들만의 예술세계가 널리 퍼져나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Rachmaninoff cycle part 2 Soloist -Dmitri Levkovich by G Shishkin

라흐마니노프 싸이클 두 번째 날에 가장 흥미로운 공연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4번이었다. 연주자는 드미트리 레브코비치(Dmitri Levkovich)로 2005년 쇼팽콩쿨 본선에 진출해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피아니스트이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4번은 현재 거의 연주되지 않는 곡이다. 그래서 그 실황의 의미는 이번 라흐마니노프 싸이클에서 특히 값졌다. 라흐마니노프가 미국으로 건너간 뒤 음악적으로 재즈 등 다른 요소들에 영향을 받았지만, 역시나 자신만의 고유한 어법들이 남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순간순간 러시아의 서정성이 그 모습을 전부 드러내며 빛나는 순간들이 존재했고, 게르기예프와 마린스키 오케스트라는 라흐마니노프의 가장 훌륭한 대변자였다. 

특히 1악장 중반부 현악기들이 G음의 화사한 색채를 지속적으로 발산하며 콘서트홀에 햇빛 가득한 반주를 하다가, 곧바로 이어서 음을 플랫시켜 G플랫의 음울함으로 그 색채를 빠르게 변환시키는데 그 순간 마린스키 오케스트라의 저력에 온몸에 전율이 일어났다. 피아니스트 역시 2악장에의 서정적인 멜로디를 아주 적절한 루바토를 활용하여 연주했다. 피아니스트는 오케스트라의 일원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앙상블이 훌륭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4번의 진가를 알게 되었다. 공연 후 앙코르로는 라흐마니노프의 Prelude op.32-5 가 연주되었다. 왼손의 물결치는 듯한 음형에서 진행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음들을 자연스럽게 강조해 곡의 서정성뿐만 아니라 서사적인 요소도 훌륭히 보여주어, 오른손의 노래를 더욱더 설득력 있게 들리게 하였다. 그리고 피아니시모의 마지막 화음이 사라지기 전까지 관객들은 박수를 치지 않고 그 여운을 즐겼다. 쉼표 역시 음악의 일부다.

 

 

그리고 연주 외적으로 Dmitri Levkovich는 축제 기간 중 스트라빈스키의 공연을 보기 위해 블라디보스톡 마린스키 극장을 찾아와 로비에서 팬들을 만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연주자가 아닌 고전음악 애호가로서의 Dmitri Levkovich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허명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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