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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김승국의 국악정담 31] 클래식 음악 학도여! 국악을 깊이 들여다보라
김승국 노원문화예술회관 관장

 

몇 해 전 국내 문화예술회관 종사자 전문역량 강화를 위하여 문예회관 종사자들과 함께 유럽 해외연수를 떠난 적이 있었다. 주 방문국은 독일과 오스트리아였는데, 베를린 도이치오퍼, 베를린 필하모닉, 드레스덴 젬퍼오퍼, 라이프치히 오페라하우스, 비엔나 국립 오페라 극장, 로나허 극장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세계적인 극장을 둘러보는 행운을 가졌다. 우리는 각 공연장의 관계자들과 미팅을 통해 선진화된 공연장 운영 시스템을 알아보았을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기획 및 홍보 방안 등의 시스템을 심도 있게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극장 시설 이곳저곳을 들여다보는 김에 베를린 필하모닉 홀에서 베를린 필하모닉의 연주와 도이치오퍼에서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드레스덴 젬퍼오퍼에서 오페라 <토스카>를, 비엔나 국립오페라 극장에서 오페라 <엘렉트라>를 감상하게 되었는데, 세계적인 관현악단의 연주와 오페라를 감상하는 기쁨도 컸지만 우리나라 출신의 연주가들이 세계적인 관현악단의 단원들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과, 우리나라 출신의 성악가들이 세계적인 오페라 무대에서 주연급 배우들로 활동하고 있는 현장을 두 눈으로 직접 목도하면서 가슴이 뿌듯했었다.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무수한 음악 영재들이 쇼팽 국제 콩쿠르,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베르디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등 한 해에 수십 회에 걸쳐 영광스러운 수상을 거머질 만큼 우리의 연주 능력은 크게 신장되었다.

 

허지만 우리나라 작곡가들의 작품 중 전통음악에 기반을 둔 클래식 음악이 세계적인 공연 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며 세계적인 연주가나 성악가들에 의해서 연주되거나 불러지고 있는 사례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2008년 로린 마젤의 지휘로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평양에서 연주한 북한 작곡가 최성환 작곡의 '아리랑 환상곡'의 감동은 지금도 가슴이 벅차고, 1972년 뮌헨올림픽 전야에 공연하여 격찬을 받은 윤이상의 오페라 <심청>, 그리고 이건용의 <첼로산조>, <만수산 드렁칡> 등 정도가 내 기억에 남아 있을 뿐이다.

 

나는 꿈꾼다. 한국의 민요나 전통음악을 소스(source)나 소재로 활용하여 보편화된 서양악기로도 세계인들이 공감하고 세계인들도 연주 가능한 클래식 음악 레퍼토리를 작곡해 낼 수 있지 않을까. 이탈리아 오페라를 극복한 모차르트, 유럽의 음악을 받아 들여 러시아 전통을 자연스럽게 녹여 낸 라흐마니노프, 차이코프스키의 음악과 같은 성공적인 사례가 얼마든지 있지 않은가.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인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도 윤이상의 곡들로 구성해 기획 연주회를 열만큼 윤이상이 세계적인 작곡가로 위치를 굳힌 데에는 그의 음악에는 유럽의 작곡가들에게는 없는 한국의 전통적 색채가 깔려있다는 점이다. 김승근 교수는 “(윤이상이 자라난) 통영은 그의 음악적 재료의 원천이 되는 곳으로, 일제강점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랑극단의 가무극, 오광대놀이, 잔칫집에서 울리는 풍악 등 한국의 전통음악이 마을에 가득했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음악영재들은 이러한 전통음악에 대한 기반 없이 서양음악을 학습하기 때문에 한국의 민요나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서양악기로도 세계인들이 공감하고 세계인들도 연주 가능한 클래식 음악 레퍼토리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클래식 음악 작곡에 종사하는 작곡가들은 국악을 좀 더 깊이 들여다 볼 것을 제안한다. 아마도 지금의 클래식 음악가가 되기까지 국악에 관한 학습 경험이 거의 없었을 것이기 때문에 늦게나마 지금이라도 국악을 깊이 들여다보면 우리의 민요나 전통음악 곡들의 멋과 흥을 느끼게 될 것이며 차별화되고 특성화된 작곡 소재의 보고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또한 클래식 음악을 교육하는 전문교육기관에서는 교육과정에 반드시 다양한 전통음악 곡의 감상, 선법, 악조, 장단 등을 교육하고 부전공으로 국악기 연주를 포함시킬 것을 제안한다. 예를 들면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전공자는 해금이나 아쟁을, 트럼펫, 호른, 트럼본, 튜바, 클라리넷 전공자는 피리나 단소를, 플릇 전공자는 대금이나 소금을, 하프 전공자는 가야금을, 성악 전공자는 가곡, 가사, 시조를 부전공으로 학습하여 짧은 산조 하나쯤은 연주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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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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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수정 2017-07-11 15:47:09

    강제성을 띈 이 기사에 왜? 라는 질문을 하고싶습니다. 이미 20세기 이후 수많은 서양 음악 사조중에 꼭 한국음악 뿐 아니라 동양철학/음악의 영향을 받아 작곡되거나 연구된 곡들은 많습니다. 현대의 클래식과 클래식 작곡가들은 이제껏 시도하지 않은 것들을 추구합니다. 연주자들도 마찬가지로, 죽을때까지 무궁무진한 클래식 레퍼토어들을 다 공부하지 못합니다. 개인적인 관심의 유무에 따라 이야기는 달라질수 있지만, 이미 서양음악을 공부하고있는 클래식 음악도들과 음악가들이 의무적으로 국악과 국악기에 대해 배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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