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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움은 없는 것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다”

 

 

[THE MOVE 연간 기획] 전통의 미래_국악

 

전통문화의 가치를 계승하고 보급하는 일에 있어 국악은 중요한 부분이다. 오늘날전통 국악의 현대화 작업이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전통문화와 ‘한 스타일’의 미래에 대한 전망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국악은 한국적 미의 전통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재생시킬 수 있을까. 오랫동안 전통문화의 계승에 대해 다방면의 연구와 노력을 해 오고 있는 김승국 노원문화예술회관 대표로부터 전통(국악)의 현대화, 국제화 관련 미래적 가치로서 ‘한 스타일’에 대한 전망을 들어본다.

 

전통의 변주와 확대, 세계적 보편성 담아 연출하는 것

 

"옛 것을 익혀 새 것을 알고자 하는 이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정신적 관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통예술의 창작품은 새로움의 모습만큼 전통의 모습을 지녀야 합니다."

- 김승국 노원문화예술회관 관장

 

 

전통문화의 계승과 관련해 ‘전통의 재가치’에 대한 다각도의 활동을 해오셨습니다. 근래에는 특히, ‘박제된’ 전통이 아닌, ‘동시대성’을 강조하며 전통의 변형으로 현대화 작업이 많이 시도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 지점에서 고유한 전통의 원형질과 변형의 경계가 모호한 것 같습니다. 전통문화의 현대적 해석에 있어 특히 중요한 관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옛 것을 익혀 새 것을 알고자 하는 이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정신적 관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근래 음악, 무용, 미술, 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전통문화의 현대적 해석에 대한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전통의 현대적 해석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점이라면

새로운 것을 창조해낸다는 미명 아래 전통의 기반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언어에도 어법이 있듯이, 우리 전통예술은 각 장르마다 예술어법이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새롭다는 것은 없는 것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변주하고 확대하는 등 더욱 발전시키고 개혁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전통예술의 창작품은 새로움의 모습만큼 전통의 모습을 지녀야 합니다.

한국 전통문화가 갖는 미학적 가치를 인문적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대표적 특징 중 하나의 요소를 꼽는다면

역시 ‘멋’과 ‘흥’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전통문화는 사람들의 삶 속에서 우러나오는 모습과 닮아 있었습니다.

오늘날까지 계승되고 있는 전통 문화의 대표적 예가 있다면요

예를 들어, 조선 후기 남도 가락의 판소리를 들 수 있는데, 이 소리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오늘날의 민족적 예술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원인은 그것이 지배층에 대한 통렬한 풍자와 함께 우리의 가장 가까운 삶의 모습을 멋과 흥이 어린 우리 일상의 가락으로 묘사하였기 때문이었으며, 그렇기에 수많은 명창들의 손을 거쳐 다듬어지고 보편화될 수 있었던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국립국악관현악단, 창극단 등 ‘전통에 기반한 동시대적 예술’의 재생산과 관련한 작품들의 성향이 고유한 ‘전통’의 원형질과 이어질 수 있을까요

형식면에서는 독주곡과 합주곡을 막론하고 전통음악의 발전과 서구화는 혼돈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연행되고 있는 대다수의 창작 독주곡이나 관현악곡들이 공연양식 및 음악의 음계와 감성이 서구화되어가는 것은 무척 안타까운 일입니다. 우리의 전통음악은 발전해야 하지만 서양식을 따르는 것이 곧 발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전통음악이 세계화될 필요는 있지만, 서구화될 필요는 없습니다.

전통과 관련된 현대화 작업의 공연 중 좋았던 무대를 꼽는다면

올 3월,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올린 공연 ‘2017 리컴포즈’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2017 리컴포즈’는 전통음악을 현대적 시각에서 접근, 동시대가 공감할 수 있는 전통음악의 가치를 창출하고자 4명의 작곡가들에게 곡을 위촉하여 기획된 공연이었는데, 특히 김대성 작곡가의 ‘진토굿’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진토굿’은 서두는 범패의 짓소리로 시작해 제주도의 토속민요와 고악보 소리 등 다양한 전통음악의 리듬이 강렬히 어우러진 한 판 굿 같은 창작곡이었습니다.

평창올림픽과 관련된 ‘문화올림픽’에 대한 논란이 분분합니다. 소치올림픽 등 모방이 아닌, 차별화된 우리만의 문화를 외국인들에게 보여줄 때, 중요한 점이라면

우리나라만큼 전통문화유산이 풍부한 나라도 흔치 않을 것입니다. 특히 예술성이 뛰어난 문화유산도 많습니다. 그러한 미학적으로 뛰어난 전통예술을 세계적 보편성을 담아 연출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인, 불교 예술 전공자로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인연과 계기가 궁금합니다

청소년기인 고등학교 시절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는데, 평생을 시와 함께 살아온 것 같습니다. 그간 여러 번 문학상도 수상했고 4권의 시집도 냈지요. 대학졸업 후 ‘월간 공간’ 편집부 기자 생활을 하다 당시 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분들이 대거 교편을 잡고 있었던 국악예술학교 영어교사로 부임하면서 전통문화와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국립국악원, 국악방송 등에 관련된 고언을 해오셨는데, 큰 틀에서 방향성에서의 가장 중요한 사항을 꼽는다면

국립국악원이나 국악방송이 잘못하고 있어 고언을 해온 것이 아니라 더 잘해달라는 부탁들을 해온 것이죠. 큰 틀에서 말씀드리면 첫째, 두 기관이 설립된 정체성에 보다 충실했으면 좋겠다는 것이고, 둘째, 두 기관의 정책고객(국민과 국악인)들과의 다변적 소통을 통하여 그들의 니즈(needs)에 부응하는 정책수립과 운영을 부탁드리고 싶고, 셋째, 보다 적극적으로 유관기관이나 단체들과의 유기적인 거버넌스(governance, 협치(協治)) 를 구축해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최근 국립국악원의 자연음향 공연장으로 우면당이 리모델링 되었고,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 돈화문국악당 등 전문 국악공연장이 여러 곳 늘어났습니다. 이와 관련된 보다 관객에게 다가가는 운영의 묘에 제언을 하신다면

자연음향 국악 전문 공연장들이 많이 구축되고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입니다. 각 공연장은 자신만의 차별화와 특성화를 꾀해 고유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지속적인 공연을 통하여 다양한 감상자들의 요구에 부응해 주었으면 합니다. ‘짬뽕 공연장’이라는 오명을 들어서는 안 되겠죠.

 

 

 

김승국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불교예술문화학과 석사

서울시문화재위원회 위원장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책임심의위원

노원문화예술회관 관장 역임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제4대 수원문화재단 대표이사

국립중앙극장 운영심의위원장

전통공연예술연구소 소장

현재 노원문화예술회관 관장

저서: <김승국의 전통문화로 행복하기>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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