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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춤의 백미 살품이춤

 

한중일 동북아시아 삼국 중에 가장 작은 영토를 가진 우리 한국은 오랜 세월동안 중국의 영향을 강력히 받아 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민속춤은 3국의 춤 중 예술성이 가장 높다. 시나위 가락에 맞춰 슬픔을 환희의 세계로 승화시켜 인간의 감정을 아름다운 춤사위로 표현해 낸 살풀이춤은 우리 민속춤의 백미이다.

살풀이춤의 독특한 점은 수건을 들고 추는 것인데, 그래서 살풀이춤을 ‘수건춤’이라고도 부른다. 그 연원에 관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 춤을 만들어 낸 소리광대들이 판소리를 할 때 땀을 닦거나 멋을 내기 위해 사용했다는 주장, 춤꾼이 자기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했다는 주장, 티벳족이나 몽고족이 축복의 의미로 사용하는 ‘하다’라는 긴 수건과 연관되었다는 주장 등이 있지만 정확한 이유는 알 길이 없다.

살풀이라는 말이 무속의식(巫俗儀式)에서 액(厄)을 풀어낸다는 살(煞)을 푸는 것을 의미하지만 살풀이춤 속에서는 무속의 형식이나 동작은 보이지 않는다. 수건춤, 산조춤, 입춤, 혹은 즉흥춤이라는 이름으로 방안에서 추던 춤을 1934년에 한국무용의 시조로 불리어지는 한성준(韓成俊)이 ‘조선음악무용연구소’를 창립하고 1936년에 부민관에서 제1회 한성준무용발표회를 개최하면서 극장무대에 올려 최초로 ‘살풀이춤’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그 뒤 점차 본격적인 공연예술작품으로 명무들에 의하여 계승되어오다가 1990년에 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로 지정되어 계승되고 있다. 경기지방에서 발전되어온 살풀이춤으로는 이동안(李東安)류, 김숙자(金淑子)류, 한영숙(韓英淑)류가 있으며, 호남지방에서 발전되어 온 살풀이춤으로는 이매방(李梅芳)류 등이 있는데 각각 춤과 음악적 특성이 모두 다르다.

김숙자의 살풀이춤은 경기도 무악(巫樂)인 도살풀이곡에 맞추어 추는 교방 계열의 고전춤으로, 한과 슬픔과 정다움이 담겨 있을 뿐만 아니라 정숙한 여인상을 연상케 한다. 정중동(靜中動)의 움직임이 잘 융합되는 가운데 수건뿌림에서는 곡선미가 돋보인다.

한영숙의 살풀이춤은 그녀의 조부인 한성준 선생의 춤을 개작한 것으로 섬세하고 우아하며 정중동의 움직임과 함께 맺고 얼렀다 푸는 기본적 춤사위가 선명하게 나타나고 있어 우리 춤의 멋이 잘 나타나고 있다. 이매방의 살풀이춤은 남도의 시나위가락 위에서 추는 춤으로 고도로 다듬어진 전형적인 기방 예술의 산물이다. 한과 멋, 흥을 위주로 하여 춤사위의 기교가 뛰어나며 다른 춤보다 몸의 꼬임이 많으며 즉흥성을 띠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1998년 명무 이매방이 프랑스의 아비뇽 축제에 초대되어 살풀이춤을 추었는데 프랑스 사람들이 그의 춤을 보고서 완전히 매료되어 격찬을 아끼지 않았고, 프랑스 정부에서는 그것으로 인하여 문화훈장까지 수여했다고 한다.

아직까지 제대로 추어진 명무의 살풀이춤을 못 보았다면 문화예술을 논하지 마시라.

 

수원문화재단 대표 김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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