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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화의 연극세상 ㉘ 용기 있는 자들의 목소리, 진실!<권력에 맞서 진실을 외쳐라 : 어둠 너머의 목소리 >

 

<권력에 맞서 진실을 외쳐라 : 어둠 너머의 목소리>

(Speak Truth to Power : Voices from beyond the dark)>

(극단 종이로 만든 배 | 하일호 연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을 위협하는 권력의 하수인들과 그들의 교묘한 계략과 폭력, 억압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신념을 위해, 인권을 지키고자 노력했던 흔적들을 이번 공연에서 잘 들려주었다.

                                             ”

 

 

2017년 ‘인권연극제’에 참여한 극단 ‘종이로 만든 배’는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칠레에서 활동하고, 현재는 미국에 망명중인, 아리엘 도로프만이 인권운동가들의 글을 모은, 케리 케네디의 책, “진실을 외쳐라 – 세상을 바꾸어가는 인권운동가들”을 각색해서, 미국의 존 F 케네디센터에서 공연했던 작품, <권력에 맞서 진실을 외쳐라 : 어둠 너머의 목소리 (Speak Truth to Power : Voices from beyond the dark)>를 문현아 번역, 김나연 윤색, 하일호 연출, 김형용 협력연출로 지난 7월 11일부터 23일까지 ‘성북 마을극장’에서 공연했다.

지난 6월 ‘변방 연극제’에 참여해 좋은 반응을 얻었던 이 공연은, 케리 케네디가 다섯 대륙, 35개 국가의 인권운동가 51명을 인터뷰한 책을 바탕으로, 아리엘 도르프만이 공연했던 방식과는 물론 달랐다. 이번 공연에서 극단 ‘종이로 만든 배’는 무대 위에 실제 흰색 종이를 바닥에 깔아 놓았으며, 가해자의 역할을 담당한 두 명의 남자배우 손인수와 김영표는 종이를 깔아 놓은 무대를 계속 돌아다니면서, 유일한 남자 피해자인 김범린과 7명의 여자 피해자들(김보경, 박경은, 고윤희, 서기청란, 주선옥, 안지은, 김진희)을 협박하고, 위협적인 자세로 공격했다. 피해자 역을 맡은 7명의 여배우들은 실제 무대 위에서는 남자 인권운동가의 역을 동시에 전달하고 있었으며, 그들은 주어진 역할을 하기 보다는 그들의 목소리와 주장을 대신 전하는 ‘메신저’의 기능을 하고 있었다. 어둠 너머에서 목소리로 등장하는 그들의 실제 모습과 이름이 배경 막에 영상으로 투사되면서, 어떤 인물인지 우리들의 궁금함을 풀어준다. 그러나 그들의 모습은 흑백으로 촬영되었고, 거의 대부분 음영의 대조가 강한 모습이라, 사실적인 인물의 모습을 전하기보다는 인권에 대한 그들의 강력한 의지를 이미지로 보여주고 있었다. 이 세상에 그렇게 많은 폭력과 인권유린이 발생하고 있는지, 정말 놀라운 사실과 진실을 이 작품은 전하고 있었다. 더구나 미국과 같은 나라에서도 인권은 지켜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은 놀라웠다. 특히 이슬람국가에서의 여성에 대한 차별과 신체적인 가혹행위, 어린 여성의 성기를 강제로 절제하는 그들의 불합리한 전통과 그 사회적 관습에 대항하는 여성을 향한 집단적인 테러와 성적학대. 그리고 아직까지도 노예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가나, 러시아의 가정폭력에 맞서서 싸우는 인권운동가, 헝가리의 정신장애자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인권운동가를 포함해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을 위협하는 권력의 하수인들과 그들의 교묘한 계략과 폭력, 억압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신념을 위해, 인권을 지키고자 노력했던 흔적들을 이번 공연에서 잘 들려주었다. 어쩌면 연극은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들리는 것도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한다는 것이 이번 공연을 통해 확인되었다. 성스러운 종교의식을 행하듯, 수도자의 인내와 청결함, 고귀함을 유지하면서, 무대 위에서 자신의 의지를 드러내는 8명의 배우들은, 실제 현실에서도 인권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자신의 주장 때문에 많은 폭력집단으로부터 위협당하고 있는 사람들처럼, 그들의 ‘진실함’을 표정과 행동으로 잘 드러내 주었다. 특히 마지막 날 마지막 공연을 봐서 그런지 배우들의 표현과 집중력은 아주 최고의 상태에 도달해 있었다. 이번 공연의 가장 핵심적인 하이라이트는 전 세계 51명의 인권운동가들이 전하는, 어둠 너머의 ‘목소리’를 다 들려준 다음에, 마지막 장면에서, 영상으로, 4월 혁명, 6월 민주항쟁, 지난겨울의 ‘촛불 투쟁’에 이르는 한국의 ‘인권’에 대한 이미지와 ‘소리 없는 아우성’을 보여주었다는 사실이다. 해외의 인권에 대한 문제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도 우리 주변의 인권침해에 대해 다시 되돌아봐야 한다는, 대한민국의 미래도 ‘권력에 맞서 진실을 외치는 목소리’가 있어야만 존재할 수 있다는 강한 메시지가 잘 전달되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어둠너머에 묻혀있던 목소리’를, 밝은 곳에서 불러내, 사람들에게 외쳐야 할 것이다. 연극의 기능과 사명은 ‘진실을 전하는’ 것이고, 진실은 용기 있는 사람들만이 외칠 수 있는 목소리이기 때문에, 이 공연이 지니는 의미가 더욱 새로웠다.

 

 

김창화 (상명대 공연영상문화예술학부 연극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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