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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공존과 존재의 이유를 탐미하다_'댄스컴퍼니 명' 창단 10주년 기념공연 <동행>‘사물은 과연 생명력이 있는 것일까?’
  • 이주영 무용칼럼니스트
  • 승인 2020.10.07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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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과 인간 사이

댄스컴퍼니 명(예술감독 최명현)이 창단 10주년을 맞았다. 2010년 창단된 댄스컴퍼니 명은 그동안 독창적인 춤언어와 작가정신을 구현해 온 현대무용 단체다. 2011년 정기공연 <우리가 품은 달의 크기를 생각해본 적 있나요?>를 시작으로 기획 및 정기공연, 초청공연, 해외공연, 축제 등 다양한 무대에서 단체만의 작품색을 보여준 바 있다.

그동안의 주요 작품 제목만 봐도 10년의 궤적 속 안무자와 단체 지향점은 어렵지 않게 포착된다. 주요 키워드론 인간, 자연, 사회, 몸, 마음, 시간, 공존, 소리 등을 들 수 있다. 거시적이면서도 미시적이다. 움직이는 철학, 철학적 움직임이 연쇄 반응을 일으킨다. 거대 담론만 논하진 않는다. 진중한 주제에 숨을 불어넣는 것은 춤적 위트, 안무와 연출의 개성미가 일순간 객석을 무장해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물과 인간 사이를 향해 외친다. ‘live(살아 있음)’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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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컴퍼니 명 창단 10주년 기념 공연 <동행>은 2020년 8월 13일부터 16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진행됐다(필자 15~16일 관람). 13~14일 이틀간 무대에 오른 작품으로는 초청 안무작인 미나유 안무 ‘로미오+줄리엣’, 박성율 안무 ‘사물의 본질’, 그리고 최명현 안무의 ‘마음소리’ 세 작품이다. 여기에선 15~16일 관람한 ‘사물과 인간사이’, ‘업사이클링 댄스’ 두 작품을 중심으로 하고자 한다.

최명현 안무 ‘사물과 인간사이’. 이 작품은 사물의 본질을 탐색해 파동을 일으킨다. 공연 전, 무대는 연두색 바닥으로 뒤덮여 있다. 헤어드라이어로 아이스크림을 녹인다. 녹은 아이스크림을 먹고 퇴장한다. 바닥은 네모 모양 돌로 구조물을 만들며 하나 둘씩 채운다. 장면 장면은 영상으로 담는다. 마네킹에 바람을 넣는다. 집도 만들어진다. 커다란 볼 속에 마네킹이 매달려 있다. 바닥은 벽돌같은 테두리가 만들어진다. 도미노가 돼 일순간 무너진다.

‘사물은 과연 생명력이 있는 것일까?’ 안무자는 화두를 던진다. “사물은 이제 대상이나 수단 차원이 아니라 그 이상의 존재로 봐야하지 않을까”라는 물음과 제안이 초록 초록하게 비춰지는 듯 하다. 사물의 내면에 숨을 불어넣어 사물과 인간의 간극을 좁히고자 한 의도가 읽혀진다. 사물과 인간 사이가 공존으로 교집합되는 순간이다. 연극, 영화, 퍼포먼스 같았던 이 작품은 사물과 인간 사이를 향해 외친다. ‘live(살아 있음)’이라고.

 

업사이클링 댄스

<동행>의 마지막 무대는 ‘업사이클링 댄스’가 장식했다. 환경을 춤춘 무대. 리사이클링(recycling)을 넘어선 업사이클링(upcycling)을 이색적으로 담아낸다.

 

업사이클링 댄스

공연이 시작되면 바닥의 검은 비닐 사이로 여자의 울음, 웃음 소리가 교차돼 나온다. 묶인 비닐 봉지를 푼다. 무대 사각거린다. 이어 두 명씩 짝지어 여러 음식들을 등퇴장하며 먹는다. 앞만 보며 무표정하게 먹는 모습. 특히 홈쇼핑하듯 연출해 ‘eco(환경・생태)’ 제품을 강조하는 모습은 주제 의식을 높인다. 2020년, 2040년, 2060년 공기를 통해 미래 모습도 현재로 소환한다.

그동안 명은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담은 작품을 통해 정체성을 여실히 보여줬다. ‘저장된 30일(2015년)’, ‘플라스틱(2018년)’, ‘리사이클 라이프(2019년)’ 등이다. 이번 ‘업사이클링 댄스(2020년)’은 이러한 창작 작업의 연속선상에 있다. 안무의도에 밝히고 있듯, 우리 사회의 인식 변화라는 측면에서의 ‘업사이클링’, 변화의 역동성을 담은 ‘댄스’가 실감나게 무대에서 표출됐다.

이번 댄스컴퍼니 명 창단 10주년 기념 공연은 무용의 사회적 역할을 웅변했다. 사물을 통한 인간의 성찰, 인류가 직면한 환경문제를 통한 자연과 인간의 조화다. 공존과 존재의 이유를 탐미한 시간이다.

 

이주영(무용칼럼니스트)

이주영 무용칼럼니스트  jy034@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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