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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의 댄스포에지] 여섯 춤꽃, 삶을 피우다_오상아 예술감독<창원시립무용단 춤道 삶道 – 길어 올리니 춤이라!>
  • 이주영 무용칼럼니스트
  • 승인 2020.11.21 22:09
  • 댓글 1
큰 평화로움이 대대로

춤과 삶을 말하다. 창원시립무용단 제62회 정기공연 <춤道 삶道 – 길어 올리니 춤이라!>

지난 10월 14일 성산아트홀 대극장은 오랜만에 활기가 넘쳤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오랜만에 대면 공연을 접한 현장의 분위기다. 국립부산국악원 예술감독을 역임한 오상아 안무자는 이번 무대를 세련되게 조련했다. 한국춤 묘미를 담은 여섯 작품의 조화가 그 화답이다. 춤을 통해 삶을 바라보고, 삶을 통해 춤을 투영한 관조(觀照)의 시간이다.

 

양손 아리랑

삶은 양손으로 움직인다. 두 팔 벌려 삶을 안고, 두 발로 뛴다. 첫 작품 ‘양손 아리랑’은 양손으로 가는 인생을 장구춤 특유의 울림으로 보여주고 들려주었다. 서정성 짙은 음악속에 군무가 그려내는 구도는 함께하는 삶을 대변한다. 이어진 무대는 ‘맺힘에 풀림을 동여매고’. “사래밭에 종다리야 높이 솟아 보아라”로 시작하는 ‘사래밭 아리랑’은 세월을 머금은 숲 영상 사이로 고개 내민다. 외줄기 길이 무대 중앙으로 나 있다. 3명의 무용수가 순차로 출연해 여인의 삶을 풀어내고 담아낸다. 원래 솔로 작품인 이 작품은 이번 공연에는 3명으로 분화시켜 표현됐다. 구음의 애절함이 세월과 공간을 더없이 넘나든다.

춤이 꽃피다. ‘마음속에 여울진 춤꽃’은 산조가 가진 풍요로움을 다양한 춤 빛깔로 채색한다. 노란색 치마 입은 무용수가 먼저 등장한 후, 5명의 춤꽃은 하나의 춤꽃을 피운다. 삶이다. 산조춤의 여운은 이어진 타악춤의 매서움으로 순식간 돌변한다. ‘두드려 번지는 춤・타(打)’ 작품은 사물반주가 먼저 안내한다. 남자 북춤을 시작으로 여자 장구춤이 연속된다. 유쾌한 춤 표정이다. 전후좌후를 잘 살린 군무는 속도를 낸다. 소고춤의 아기자기함은 치맛자락 속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한다. 타(打)의 전율은 삶을 치고, 가슴을 울린다.

보고지고 보고지고

겨울밤 같다. 시린 사랑이다. 다섯 번째 ‘보고지고 보고지고’는 그렇게 객석에 사랑의 메시지를 전한다. 남녀 2인무가 전해주는 사랑은 판소리 성음에서 더욱 증폭된다. 마지막 무대 ‘큰 평화로움이 대대로’는 평화를 노래한다. 무대 뒤쪽 단에서 왕과 왕비가 서서히 걸어나온다. “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로 시작하는 훈민정음의 취지를 담아 왕은 용비어천가를 천천히 관객을 향해 읊조린다. 태평성대를 향한 염원은 대열을 잘 갖춘 군무의 표정에서도 읽을 수 있다. 격조있다. 모두가 바라는 평화는 왕과 왕비 두 팔에 담겨 마무리된다.

<춤道 삶道 – 길어 올리니 춤이라!> 공연은 무대 깊이 때문인지 무대 구조물과 영상이 다소 멀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명확한 기획의도, 철학에 기반한 주제 의식, 세련된 안무와 구성으로 창원시립무용단 예술성을 한 단계 올리는데 기여했다. 춤과 삶의 길은 그렇게 하나임을 보여준 무대다.

 

이주영(무용칼럼니스트)

 

 

 오상아

 

오상아무용단 舞·춤드리 예술감독

(사)우리춤협회 부이사장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이수자

공연예술학 박사

국립부산국악원 예술감독 역임

국립부산국악원 안무자 역임

삼성무용단 상임안무자 역임

(사)벽사춤아카데미 벽사무용단 회장 역임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역임

전국전통예술경연대회 대통령상 수상

 

 

 

이주영 무용칼럼니스트  jy034@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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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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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철수 2020-11-23 08:40:24

    마치 바로 눈앞에서 공연이 펼쳐지고 있는 듯,
    간략한 문장임에도 섬세하고 생생하게 공연을 소개해주신 이주영 칼럼니스트께 감사드립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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