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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광대, 판을 부르다_이수현<조선樂광대, 그들처럼Ⅱ_길을 간다>
  • 이주영 무용칼럼니스트
  • 승인 2020.10.07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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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_우도 설소고춤

‘광대, 판을 부르다’. 이수현 춤 브랜드라 할 수 있다. 농악을 기반으로 다양한 춤 확장을 시도하는 이수현. 신명을 만들며 선배예인의 길을 따라가되 자신만의 길을 내고 있는 이수현가무악예술단의 <조선樂광대, 그들처럼Ⅱ_길을 간다>가 지난 8월 9일(일),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펼쳐졌다. 여섯 작품마다의 개성과 특질이 하나의 판 속에서 춤춘 무대다.

첫 작품은 이매방류 ‘살풀이춤’이다. 출연자인 백경우 특유의 깨끗한 춤사위는 공간을 유유히 그린다. 흰 수건은 우리네 삶을 감싸는 듯 하다. 동요하지 않는 동작으로 동작으로 마음을 동요케 한다.

이수현_고깔 설장구

이어진 무대는 김동언 설장구 명인과 당대 최고의 설장구 명인 故 김오채 선생의 가락과 발림을 수용한 ‘고깔 설장구’. 이수현은 이 춤에서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우도농악 특유의 너름새를 여리고, 강하게, 빠르면서도 느리게 조율하는 맛이 일품이다. 시작을 알리는 이은송의 나각소리도 이채롭다. 판소리 흥보가 눈대목 중 하나인 ‘흥보 박타는 대목’은 서의철의 소리와 정준호 고수가 함께했다.

오늘 공연의 핵심 레퍼토리인 ‘우도 설소고춤’. 이 춤은 우도농악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고깔 소고놀이를 무대화한 작품이다. 지난 시연회 이후 성장과 확장성을 동시에 보여준 ‘우도 설소고춤’은 향후 주목해볼 만하다. 농악이 지닌 굿성, 춤성, 놀이성이 무대에서 풍요롭게 펼쳐졌다. 연구, 시연, 무대라는 단계별 접근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휘몰아칠 때의 폭발성은 시선을 멈추게 한다.

연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물판굿. ‘판놀음’이 보여주다. 여러 지역에 바탕한 농악진법에 무게를 두되 재창작해 맛을 더했다. 사물판굿과 태평소의 어울림도 유기적이다.

이수현_진도북춤

마지막은 ‘진도북춤’이 장식했다. 반주자와 춤꾼의 호흡, 여기에 관객의 호흡까지 더해질 때 진도북춤의 마력은 매력으로 이어진다. 춤적인 부분은 좋으나 전체 구성과 배치면에서 있어서는 ‘우도 설소고춤’으로 피날레를 장식해도 어떨까 생각해본다.

‘우도 설소고춤’ 사례가 보여주듯 한 작품이 무대화에 이르기까진 다양한 요소들이 작용한다. 춤 연구를 필두로 음악 연구 및 춤과의 실연, 기획, 홍보 등 다양한 브랜딩 전략이 치밀하게 요구된다. 전통예술이 동시대성을 획득하고 발전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준 이번 무대는 그래서 유의미하다. 판을 부르는 광대가 있기 때문이다.

 

이주영(무용칼럼니스트)

이주영 무용칼럼니스트  jy034@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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