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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2020 제주국제합창축제 참관기<2020 제주국제합창축제 & 심포지엄>를 다녀오며
이상균 평택문화재단 대표

 

<2020 제주국제합창축제 - JICF 2020>가 지난 2월 17일부터 20일까지 4일간 제주문예회관을 비롯한 제주 내 여러 장소에서 펼쳐졌다.

나는 개막일과 18일의 연주를 보고 돌아왔다. 온 나라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인지라 축제의 개최가 민감하고 어려운 사안이었다. 여러 단체가 불참을 통보하고 축제의 일정과 계획이 급작스레 변동되는 일을 피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축제 운영진이나 참가단체나 관람객이 모두 혼돈 상황 속에서 이번 축제는 여느 해보다 한층 더 축제와 합창에 대해 돌아보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가 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축제의 첫날 제주는 비바람과 눈보라에 휩싸였다. 축제의 개막을 축하하는 서설(瑞雪)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바람과 진눈깨비와 눈이 뒤섞인, 제주에서는 흔치 않을 것 같은 날씨였다. 연주장인 제주문예회관에 들어설 때까지 이번 축제가 무사히 치러질까 하는 염려가 앞섰다. 입구에서 손세정제로 손을 씻고 로비로 들어섰다.

공연장 바깥의 분위기와는 달리 로비를 가득 메운 관람객과 출연진과 관계자들이 즐겁고 흥겨운 분위기 속에 축제의 시작을 기다리며 담소를 즐기고 있었다. 아! 다행이다. 여러 인사말과 축사 이후에 축제가 시작되었다. 더불어 참가하는 합창단에 대한 소개도 있었다. 예상대로 불참하는 출연진들이 있었고, 그에 따라 매일의 프로그램도 조금씩 달라졌다.

첫날 연주는 1부와 2부로 나누어 1부에는 참가 합창단의 연주가 있었고 2부에는 이번 축제를 축하하고 기념하는 창작 합창의 연주가 있었다. 1부에 메이트리의 오프닝 무대, 발트해의 라트비아에서 날아온 <콰이어 발타>, 슬로바키아의 <마그놀리아 어린이합창단>, 미국 <서던 미시시피 대학교 합창단>, 남미 코스타 리카의 <엘 카페 코랄> 등의 연주가 있었다.

동유럽 합창단의 순백의 합창은 관객을 그들이 꿈꾸는 평온하고 소박한 낙원으로 이끌었고, 남미의 흥취는 관객을 축제의 장으로 초대했다. 미시시피 대학교 합창단은 아마츄어와 프로의 경계를 혼동하게 하는 원숙한 음악의 경지를 선보였다.

2부에는 제주 프라임 필하모닉의 ‘아리랑 환상곡(최성환 곡)’과 창작곡 ‘해녀의 길(안현숙 곡)’ ‘오 제주(이영조 곡)’의 연주가 펼쳐졌다. 해외 합창단의 연주와 우리나라 창작곡을 병치(竝置)한 프로그램이 합창제의 의미를 더했다.

둘째 날은 해외 합창단 중 <콰이어 발타> <마그놀리아 어린이 합창단>의 합창과 국내 합창단인 <필그림 미션 콰이어>, 대구 신명여고 합창단인 <신명 콘서트 콰이어>, <제주 농협-하나로 합창단>의 연주와 전날 오프닝을 맡았던 메이트리의 클로징 무대가 있었다.

이틀간의 연주를 지켜보며 새로운 느낌과 여러 생각들이 맴돌았다. 동유럽인들의 합창에 대한 자세와 그들의 음악에 녹아 있는 삶과 죽음을 관조하는 자세, 남미의 쾌활하고 유쾌한 정서를 머금은 노래와 흥, 우리 음악을 바로 세우고 그 음악이 세계에 널리 알려지고 퍼지기를 바라는 마음, 국내외 단체들의 음악과 신앙이 하나로 융화된 합창, 전문 예술인은 아니더라도 합창으로 영혼을 살찌우는 직장인들, 무엇보다 참가단체들의 음악과 합창에 대한 열정과 헌신, 운영진의 고민과 의지, 제주의 문화예술 발전에 대한 소명의식 등등.

전문 예술인들이 들려주는 완벽한 화음과 정선된 기교의 합창도 청중을 감동시키지만 이번 축제에서는 비전문가 합창단도 특별한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특별히 여고생들로 구성된 <신명 콘서트 콰이어>의 노래와 율동은 보는 이들을 감탄시키는 수준과 연습량을 자랑해서 관중의 사랑과 찬사를 한 몸에 받았고, <제주 농협-하나로 합창단>의 연주는 합창과 예술을 대하는 그들의 순수하고 진지한 자세가 객석으로까지 전해졌다.

향후 제주국제합창제의 발전을 위한 작은 바램이 있다면, 프로그램이 진행될 때 곡과 연주자에 대한 소개와 안내를 조금 더 자세하게 해주었으면 하는 점이다. 무대 후면을 이용해서 자막을 사용하는 방법이 가장 직접적인 효과를 줄 것이다. 가사를 모두 영사하는 것이 청중의 집중을 방해한다면 노래의 제목과 간단한 내용, 청중이 주의 깊게 들어야할 포인트, 작사 작곡가, 지휘자 등을 보여준다면 한층 관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우리나라 창작곡이나 우리말 가사로 노래하는 경우, 해외 합창단이나 관계자들이 영문자막을 통해 그 내용을 이해하게 된다면 그들의 우리 음악에 대한 이해가 한층 깊어질 수 있지 않을까. 많은 어려움에도 국제합창제를 운영한 제주와 합창제 운영진의 노고를 위로하며, 향후 더욱 단단하고 성숙한 국제합창제가 되기를 소망한다.

 

이상균 (평택문화재단 대표)

 

 

이수민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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