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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진의 호락호락 국악이야기 _가려 뽑은 요즘 노래③유태평양 "풍문으로 들었소"

 

유태평양

지금도 ‘국악신동’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청년 소리꾼 유태평양. 1992년생이다. 온 국민이 모두 알던 그 ‘아이 명창’이 버젓하게 성장하여, 옛 소리와 창극 소리, 요즘 노래까지, 두루 두루 잘 부르는 이 청년명창을 만나는 자리는 어디든 즐겁다. 6세 무렵부터 시작된 소리의 길, 유년기의 외국 유학, 국악전공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을 거쳐 국립창극단 단원이 되었고, 국악계 유망주로서 여러 활동을 펼치며 다양한 수상경력을 쌓은 유태평양. 굳이 이런 이력을 말할 필요 없는 그의 예술 역량은 참 특별하다. 주변의 기대와 시선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이런저런 내색 없이 여러 역할을 잘 감당하고 있으니 참 고맙기도 하다. 판소리야 어린 시절부터 잘 불러왔고, 창극 무대의 소리와 연기는 배역과 연출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아직 무수한 기대감을 품을 수 있으며, 이런저런 타악 연주는 ‘경계를 넘나드는 아티스트’의 모습이라 좋다.

지난 3월, 국악방송 특별기획 <토·토·춘: 토요일 토요일은 춘향가> 프로그램. 유태평양은 아나운서 윤태진과 함께 두 시간동안 <춘향가> 한 판을 소개하는 MC를 맡았다. 소리와 장단 시연을 곁들인 소탈한 입담으로 춘향가 이야기를 아는 만큼 풀어내는 그의 밝은 에너지가 얼마나 사랑스럽던지 ‘보이는 라디오’ 유튜브 중계 내내 ‘엄마 미소’를 머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날 방송 첫 곡으로 선곡된 <풍문으로 들었소>를 자꾸 듣고 있다. KBS 불후의 명곡에서 선보인 이 노래는 판소리 춘향가 중에서 ‘어사출도’ 대목과 사물놀이와 장단을 뒤섞어 새로 탄생된 ‘유태평양의 풍문으로 들었소’다.

 

“그때여 이몽룡은 한양으로 올라간 지 삼년 만에 과거급제를 하고 /

암행어사가 되어 춘향을 보기 위해 남원으로 향하는데 /

역졸들을 불러 이렇게 하명을 하시것다.

쿵따 쿵따궁 쿵따쿵따쿵따궁/쿵따 쿵따궁 쿵따쿵따쿵따궁 ~~

 

https://www.youtube.com/watch?v=_at4Wc6Yb1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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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평양이 아이디어를 내고, 직접 노래도 부르고 꽹과리도 치며 기운차게 부른 이 노래에 한번 빠지면 함중아와 양키즈가 부른 원곡이나 영화 <범좌와의 전쟁>의 OST로 알려진 ‘장기하와 얼굴들’의 <풍문으로 들었소>가 좀 밋밋하게 들린다. 

https://www.youtube.com/watch?v=Gg8dWs5g9jg

 

어사의 명을 들은 역졸들이 ‘쑤근쑤근’ 암암리에 행동을 개시하는 듯 한 장단부분, ‘덩더 쿵따궁 쿵따쿵따쿵따궁/쿵따 쿵따궁 쿵따쿵따쿵따궁 ~~ ’ 흥겨운 장단으로 청중과 어울리는 부분에서 암행어사 출두 뒷마무리까지. 원곡과 판소리의 느낌을 빈틈없이 참 잘 짜 맞췄다. 여러 번 반복해서 들어도 물리지 않고, 언젠가 공연장에서 꼭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중독성이 있다.

 

유태평양의 뛰어난 역량을 뒷받침할 레퍼토리는 많다. 청년의 소리이나, 이미 여섯 살 때부터 익혀온 소리의 내공이 깊고, 이태백, 허윤정, 김성아, 이석주, 문경아, 이용구 의 연주에 맞어 부른 <육자배기>(국악방송 새음원 시리즈, 2017)를 들어보면 남도 계면조를 실어 나르는 속 깊은 이면도 읽을 수 있으니 유태평양의 요즘 노래를 어떻게 고를지 신중할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오늘 <풍문으로 들었소>를 함께 듣고 싶은 노래로 꼽는 이유는 다름 아니다. 

20대 청년 소리꾼의 에너지와 아이디어, 음악 역량을 가장 손쉽게 만날 수 있는 노래라는 생각 때문이다.

유태평양은 지금까지 해 온 음악들을 앞으로도 잘 해나가리라는 믿음이 있기에 앞으로 새롭게 꿈꾸는 음악이 무엇일지 더욱 궁금해진다. 수없이 많이 떠오르는 생각들을 어떻게 갈무리하고 있는지 잘 알 수는 없지만, 아마도 외국에서의 음악경험, 20대 젊은이가 만나는 오늘의 다양한 음악환경들을 자유롭게 뒤섞어 보는 중인 듯하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공들인 예술 무대 발표 못지않게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잠깐 맛 보여준 아이디어 한 조각, 새로운 가능성에도 눈길이 쏠린다. 그가 이런 ‘작은 것’들을 버려도 좋을 하찮은 것으로 치부하지 않고, 차곡차곡 모아두었다가, 언젠가 반짝이는 ‘구슬 꾸러미’로 완성해내기를 기다려본다,

 

송혜진

국악방송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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