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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뽑은 요즘노래 ⑯_오지총, 박애리의 ‘쑥대머리’
  • 송혜진 숙명여대 문화예술대학원 교수
  • 승인 2020.07.01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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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장래희망이 ‘국악인’이라며 환하게 웃는다. 7월 개봉을 앞둔 <소리꾼>(조정래 감독)의 주연배우 이유리다. 부를 줄 아는 노래가 있느냐 물으니,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싹 거두고 ‘쑥대머리’를 부른다.

https://www.youtube.com/watch?v=cxbZG78u9HQ

 

 

쑥대머리 귀신형용 적막 옥방에 찬 자리에

생각난 것은 임뿐이라

보고 지고 보고 지고

 

 

노랫말은 같아도 판소리 춘향가에 나오는 원곡 ‘쑥대머리’와는 곡풍이 완연하게 다른 오지총 작곡 ‘쑥대머리’다. 빼어난 솜씨는 아니지만 노래의 느낌을 살려 애써 부르는 배우의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난다.

TV에서 눈을 떼고 돌아와 ‘쑥대머리’를 찾아 듣는다. 10년도 더 전에 박애리가 처음 불렀고, 이후 방송과 여러 무대에서 수도 없이 불러 퍼트린 노래다.

박애리

https://www.youtube.com/watch?v=lNyIYZjEStI

작곡가인 오지총의 아이디어도 좋고, 노래의 결을 살려 애절하게, 눈물 나게 불러낸 박애리의 감성이 손뼉 마주치듯 들어맞아서 그야말로 ‘불후의 요즘노래’가 되었다.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곡의 진행과 악기 편성, 노래의 감성을 세련되게 이끌어낸 ‘오지총’이라는 이름이 궁금해 알아보니 내 주변의 음악가들과는 다른 이력이라 좀 뜻밖이었다. 그는1999년부터 밴드를 꾸려 작사. 작곡, 보컬, 프로듀싱, 엔지니어 등을 맡으며 음반을 낸 뮤지션이자 개업 한의사였다. 2006년에는 낸 싱글앨범 <외롭지 않은 섬>이라는 곡을 안치환과 듀엣으로 부른 것을 들으며, ‘한의사’와 ‘국악’이라면 떠오르는 그 상식적인 연결고리가 어긋나서 더 좋았었다.

그리고 2008년에는 국립극장 전통연희극회(이런 모임이 지금도 있는지는 모르겠다)와 서강대학교가 함께 <퓨전영상연극 Mr.방자전>이 기획되는데, 이때 오지총은 음악감독을 맡아 춘향가의 주요 주제를 여러 가지 음악스타일로 만들어냈다. 이 공연에서 박애리가 부른 ‘쑥대머리’도 이 중에 한 곡이고, 그만큼 유명세를 얻지는 못했지만, 전체 음원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들어보면 와 닿는 곡들이 많다.

‘쑥대머리’를 포함하여, 이때 발표된 곡들은 <사랑가>라는 제목의 음반에 수록되었다. 좀 특별하게도 이 음반은 두 번에 걸쳐 발매되는데, 처음 냈을 때 노래 한곡의 가사 저작권 문제가 생겨 전량 폐기되는 불운을 겪었다. 그대로 묻히게 되나 싶었는데, 다행히도 ‘쑥대머리’를 듣고 찾는 이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1,000장 한정판으로 두 번 째 <사랑가>가 나왔다. 박애리가 부른 ‘쑥대머리’가 방송에서 인기를 얻자 판소리계의 젊은 소리꾼들이 너도 나도 따라 부르며 국악공연의 주요 레퍼토리로 자리를 잡았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두 번째 음반을 낼 때 문제의 ‘그 곡’를 빼고 대신 넣은 ‘쑥대머리’의 MR도 큰 몫을 했을 것이다. 소리하는 이들이 언제, 어디서든 국악기와 양악기로 편성된 의 멋진 반주음악을 원래의 ‘퀄리티’를 누리며 부를 수 있게 했으니 말이다. 저작권 시비로 어려운 일을 겪긴 했지만, ‘쑥대머리’에 한해서만 말자자면, 오히려 전화위복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쑥대머리’는 공연 영상보다 음원으로 먼저 들어보시기를 권한다. 유튜브에 <사랑가> 음반에 수록된 음원들이 모두 올라와 있으니, 음반 구하기 어려운 분들은 그 영상을 클릭해서 들어보실 수 있다.

그리고 워낙 유명한 곡이라 박애리씨의 다양한 공연 영상도 볼 수 있고, 다른 이들이 부른 곡도 만날 수 있는데, 특히 <너목보>로 통하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이 노래를 불러 유명해진 이윤아의 ‘쑥대머리’ 영상도 재밌다.

https://www.youtube.com/watch?v=0PUzcuG0JDk

 

https://www.youtube.com/watch?v=YDM05J4n3Qo

 

‘너목보 레전드’로 꼽히며 회자되는 ‘쑥대머리’다. ‘쑥대머리’가 무슨 뜻인지는 몰라도, ‘으음~~.. 그 노래’ 라 반응할 정도로 알려졌으니 이 정도면 요즘 노래의 톱으로 꼽을 만하지 않을까.

 

송혜진(숙명여대 문화예술대학원 교수)

 

 

 

송혜진 숙명여대 문화예술대학원 교수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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