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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취재] 젊은 국악인들 ‘흥’ 올랐다- 제12회 <21세기한국음악프로젝트> 파이널 무대

 

옹헤야 어쩌라고~

- 제12회 <21세기한국음악프로젝트> 본선 경연 파이널 무대

 

젊은 국악인들의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무대가 통(通)했다. 한국음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창작곡을 개발하고 역량 있는 신진국악인을 발굴하기 위한 국악방송의 <21세기한국음악프로젝트>가 8월 25일 오후 7시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펼쳐졌다. 올해 12회를 맞는 이 날 무대에는 1. 2차 예선을 통과한 10팀의 아티스트들이 본선 무대에 올라 차례로 기량을 발휘하며 경연을 벌였다.

 

2018.8.25. 8pm

아나운서 신영일과 방송인 이안의 사회로 본선 경연의 무대가 막을 열었다. 타악으로만 구성된 5명의 연주자팀 ‘오음’의 강강술래를 표현한 ‘혼원술래’가 신명나게 첫 무대를 펼쳤다. 

이어 9명으로 구성된 음악창작그룹 ‘너나드리’의 복을 담아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받으시오’ 가 연주되고, 3번째 팀으로 신민속악회‘바디’(6명)의 ‘흩어져서 흐드러지다’ 는 곡으로 산조 가락이 잔잔히 흘렀다. 다음은 박한결(핸드팬)과 장명서(정가) 듀오가 ‘대나무숲’ 노래를 감미로운 선율로 연주했다. 12가사 중 ‘수양산가’의 노랫말을 새롭게 지은 선율에 차용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 시대 외로운 ‘N포 세대’ 청춘들을 위한 노래라고 했다. 이어 5번째 팀은 ‘453프로젝트’로 가야금, 색소폰, 피아노, 타악의 네 연주자들이 ‘행방불명’ 이란 곡으로 마치 불협화음 같지만 각 악기별 특성들이 하나의 곡을 만들어가듯이 연주했다.

 

다음은 소리꾼 김주현과 앙상블 본, 타악 연주자 조한민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프로젝트팀의 성악곡 ‘구원’ 이 김주현의 구음과 함께 굿음악 형식으로 연주됐다. 박수무당처럼 빨간 고깔모자를 쓰고 깃털봉을 잡은 채 빨간 양복을 입고 등장한 김주현의 격렬한 구음과 퍼포먼스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어 7번째로 무대에 오른 궁예찬은 번쩍이는 패션 선글라스를 쓰고 빨간 조끼, 빨간 반바지를 입은 채 무대에 올라 등장부터가 눈길을 끌었다. 피리와 태평소를 번갈아 불며 디제잉을 활용해 두 명의 댄서와 함께 일렉트로닉한 클럽 사운드로 구전민요 ‘옹헤야’를 해석한 ‘옹헤야 어쩌라고’를 열창하며 무대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국악인 이희문 혹은 장기하와얼굴들을 연상하게 하는 궁예찬의 퍼포먼스는 새로운 국악의 실험을 예감케했다.

 이어진 8번째 팀 ‘도시(Do Si)’는 올해 창단한 팀으로 대풍류 중 허튼타령을 바탕으로 만든 곡 ‘매풍(魅風: 도깨비바람)’으로 전통 선율에 몰두한 장쾌한 멋을 선사했다. 특히, 구음의 매력과 시김새로 국악 고유의 흥겨운 가락은 속이 뻥뚫리는듯한 시원함을 전했다.

 9번째 서도밴드는 싱어송 라이터 서도(sEODo)를 중심으로 모두 10명의 연주자들이 프랑스 해변에서 영감을 얻어 쓴 곡 ‘바다’를 클래식한 연주로 선보였다. 마지막 10번째 팀은 올담(all+담)은 6명의 젊은 연주자들이 모인 단체로 어렵고 힘든 예술의 길이지만 포기하지 말고 뜻을 이루자는 의지를 담은 곡 ‘우공이산’으로 음악적 색깔을 전했다.

 

10팀의 경연이 끝나고 축하무대로 작년도 대상 수상팀인 버드(bud) 와 잠비나이의 특별공연, 본선진출팀 합동무대가 이어졌다. 특히, 이 날 세계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잠비나이는 축하 인사와 함께 정작 본인들은 이 경연에서 떨어졌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진 수상작 발표에 앞서 채치성 심사위원장(전 국악방송 사장)은 심사 총평으로 “음악적 성향이 다양하고 관객들이 호흡할 수 있는 음악들이었다. 연주력이나 기량은 모두 훌륭했고,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였다. 다만, 노래곡에 있어서 가사 전달이 불분명하고 서양식 어법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올해 심사위원들은 총 7명으로 박승원(월드뮤직그룹 공명 멤버), 손상원(정동극장 극장장), 이소영(음악평론가), 장소영(뮤지컬음악감독), 진성수(서울시국악관현악단 악장, 부지휘자), 채치성(작곡가, 전 국악방송 사장), 하림(가수)이 맡았다.

 

 

청년 예술가들의 희망가

곧바로 이어진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한 궁예찬은 “3번을 도전했는데 너무 힘들었다. 이번에 안되면 장사를 하려고 했다. 상금은 학자금 대출도 갚고 싶지만 부모님께 용돈도 드리고 싶고, 나이가 서른인데, 결혼도 하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축하 이면에 오늘 현재를 살아가는 청년 예술가의 고달픈 현실이 묻어난 발언이었다. 은상을 수상한 김주현은 “세월호 사건이나 사회의 아픈 면을 위로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보니 굿음악이 전하는 메시지(구원, 복)가 명확해서 전달하기 좋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올해 본선 참가 10팀들의 노래 대부분이 힘들고 지친 삶을 살아가는 이 시대 모든 이들에게, 특히 청춘들에게 바치는 애가, 희망가이였기에 청년 예술가들의 현실을 엿볼 수 있었다.

한편, 금상을 수상한 도시팀의 오경준(피리)은 “전통을 기반으로 한 모티브로 신 ‘태평가’를 구상하고 있고, 싱글앨범 계획과 하반기에는 창단발표회를 열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계성원 예술감독

<21세기한국프로젝트>는 참가팀들의 멘토링을 지원하고 있는데, 멘토링을 맡은 계성원 예술감독은 “참가자들의 고민과 실험정신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긍정적 변화로 잘 따라와 줘서 고맙게 생각한다.”며 응원을 보냈다. 

 

송혜진 국악방송 사장

행사를 주관한 국악방송 송혜진 사장은 “1차 예선을 거쳐 본선에 이르기까지 자기진화를 상당히 효과적으로 보이고 있어 놀라운 발전이라고 본다. 멘토링을 통해 창작력 있는 팀들이 연주자로서만이 아니라 공연가로서 무대매너, 이미지 메이킹 등을 세련되게 함으로서 더욱 가능성을 갖게 될 것이다.”라고 격려했다.

 

21세기 한국음악의 색깔은?

2007년부터 시작된 <21세기한국음악프로젝트>는 그 해 수상곡 ‘난감하네’를 비롯해 지금까지 총 91곡의 창작곡을 탄생시켰고, 21세기를 통해 배출된 국악인들은 현재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올해는 총 55곡을 신청 받아 1차 예선에서 20곡 선정 후, 2차 예선 실연 심사를 거쳐 최종 10곡을 선정해 본선 경연을 치렀다.

올해 본선 무대는 음악적 성향과 연주 방식이 다양해 경연임에도 감상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수상작의 퍼포먼스와 실험성이 부각된 점은 오늘의 국악이 어떻게 하면 동시대 대중들에게 관심을 끌고, 다가가 즐길 수 있는가라는 점이 중요한 비중으로 작용했음을 여실히 증명했다고 할 수 있다. 연주자들의 기량은 우수했고, 특히 각 팀들의 솔로이스트 보컬들의 무대 장악력이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관객들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갔다.

음악의 내용상으로는 현재적 삶의 고민과 나름대로의 희망에 대한 긍정적인 에너지를 담고 있다는 것도 젊은 국악만의 현대적 소통의 모색이라고 보여진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탄탄한 실력을 쌓아가며 새로운 아이디어로 변화를 모색해가는 한국 청년 국악의 진일보한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었다. 13회를 맞게 될 내년 <21세기한국음악프로젝트> 무대를 기대해본다.

임효정 기자 사진 ⓒ조일권. 국악방송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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