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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탐방] 국악방송 <콘서트 오늘> _한여름밤의 Live 감성무대이 시대 젊은 소리꾼들의 변화와 실험

 

 

2018.7.12. 목 8pm.

상암동 국악방송 12층 공개홀. 공개방송으로 진행되는 <콘서트 오늘>에 참관하러 온 관객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한다. 이 날은 <콘서트 오늘> 4번째 무대로 영화 ‘해어화’ OST를 통해 정가의 매력을 알린 현대적 감각의 실력파 가객(歌客) 김나리와 정가와 경기민요를 넘나들며 발견하고 탐구하는 소리꾼 김희영이 들려주는 무대다. 국악방송의 기획 프로그램 <콘서트 오늘>은 국악의 현재를 노래하는 젊은 소리꾼 두 명씩 짝을 지어 진행하는 콜라보레이션 무대다. 관객들은 한 무대에서 두 명의 소리꾼들의 다양한 노래를 감상할 수 있다.

 

방송이 시작되기 전, 스탭들과 방송 관계자들이 분주히 움직인다. 방송실 안에서도 준비에 여념이 없다. 공개홀 입구에서는 ‘콘서트 오늘’이라고 적힌 파란 손수건을 입장객들에게 나눠주고 머리에 혹은 손목에 묶어 나름 드레스코드처럼 재미를 더한다.

무더운 날씨에도 속속 모여드는 관객들은 가족단위로, 혹은 친구들과 함께 삼삼오오로 입장해 저녁 8시가 되자 공개홀에는 50여명의 관객이 객석을 채웠다. 무대에 불이 밝혀지고, 월드뮤직그룹 ‘공명’의 리더인 송경근이 사회자로 나와 오늘의 주인공인 두 소리꾼에 대한 소개를 했다.

먼저 현대적인 문양의 한복을 단아하게 차려입은 김나리가 나태주 시인의 시를 노래하는 ‘멀리서 빈다’로 무대를 열었다. 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이수자인 김나리는 현대적인 감각의 실력파 여류가객이자 정가앙상블 소울지기 대표로 대중들이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날 무대에서도 소울지기 멤버가 협연해 신라향가인 ‘모죽지랑가’ 와 노부부의 애틋한 마음이 담긴 노래 ‘당신’(최지혜 곡)에 이어 가요를 편곡한 ‘하얀나비’ 그리고, 영화 ‘해어화’ OST 인 ‘사랑 거즛말이’ 등을 불러 관객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관객들은 시종일관 진지한 자세로 노래 소리에 몰두해 무대에 흠뻑 빠져들었다.

 간혹 노래에 따라 장단을 맞추며 무릎을 두드리고 어깨와 발을 들썩이며 리듬을 타기도 했다. 노랫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특히, ‘당신’이라는 노래를 부를 때는 중년 관객들의 눈가가 촉촉해진 듯 했다.

 

이어   번째 무대로 김희영은 매력적인 기타 반주와 함께 ‘심은버들’, 12잡가의 선율에 삼바 리듬을 편곡한 ‘선유가’ 그리고 ‘월정명’에 이어 대중가요 ‘목포의 눈물’로 호소력 있는 소리를 선보였다.

두 소리꾼의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마지막으로 1시간여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은 출연자인 소리꾼들과 같이 사진도 찍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판소리를 배우고 있는 초등학생들, 차를 여러번 갈아타면서 멀리서도 매번 빠지지 않고 찾아오는 매니아 여성 관객, 동네 친구들끼리 함께 나들이로 참가하는 중년 부부모임 관객, 국악을 전공하는 예고 학생들 등 관객층도 다양했다.

 

국악방송 이윤경 부장은 “국악 버전의 EBS <스페이스 공감> 같은 프로그램으로 현대적 감성 무대를 진행해보고자 기획했다. 대중성을 겨냥한 생방송용으로 화제의 연주자 배틀 형식이다. 올해의 컨셉은 ‘불후의명곡’ 등을 통해 인지도를 알린, 역량 있는 소리꾼들의 콜라보로 아는 노래가 주는 친밀감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개홀 객석이 70-80석쯤 되는데, 매회 공연마다 대략 60-70여명의 관객들이 신청해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공연이 끝난 후 몇몇 관객들에게 소감을 물었다.

“소금 불 때는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무대가 너무 재미있어서 매번 감동을 받아갑니다. 다음에도 또 와야죠.” (부천 사는 50대 김모씨)

“매번 색다른 공연이 흥미진진해요.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고 노래를 들으니 더 특별하게 와닿아서 라디오를 듣는 것과는 다르게 느껴집니다.” (60대 중년 남성)

“국악방송에 직접 와서 방송하는 무대도 보게 되니까 재미있어요.” (초등학생 관객)

관객들의 감상은 제각각이지만, 감동의 느낌은 모두들 특별했다고 말한다. 작은 공개홀이지만 진지한 분위기와 무대를 눈앞에서 마주하는 생생한 현장감이 특별한 감동을 전하는 것 같았다. <콘서트 오늘>의 현장은 국악의 새로운 모습과 출연자들의 변화만이 아니라 관객들의 감상태도와 감상의 폭도 변화시키는 듯하다. 작은 공개홀의 가능성이 우리 음악의 지속적인 변화와 새로운 모색의 한 방편임을 <콘서트 오늘>이 보여주고 있었다.

임효정 기자  사진 조일권

 

 

 

[interview]

김나리(정가)

콘서트 오늘>의 무대는 작은 규모지만 방송으로 전국 전파망을 타니까 긴장하게 된다. 내게 음악은 평생의 숙제이면서 선물 같고 색다른 기쁨이다. 그 중에 정가는 노래 가사에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조선시대 선비들이 시를 지어 노래를 불렀는데, 많은 뜻이 담겨있다. 사색적이고 명상적이라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차분하고 치유가 되는 노래 같다고나 할까.

과거에는 공부 위주의 탐구적이고 학구적이었다고 하면, 지금 현재는 대중화 작업으로 만들 어가는 중이다. 전통을 재해석, 재창조해서 발전시키기 위해 또다시 공부해야 할 것 같다.

 

김희영(경기민요, 정가)

6살 때 경기민요를 하다가 정가는 고등학교에 가서 하게 됐는데, 하나의 소리로 다른 노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 ‘방울목 프로젝트’(판소리 창법의 하나로 경기소리에서 ‘방울목’은 목에 방울이 들어있는 것과 같이 소리가 좋은 것을 말하는데, 명창을 오마주하는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는데, 옛소리 남긴 명창들의 소리를 무대에 올리는 일이다. 20세기 초에 녹음된 소리들을 찾아 당시 명창들의 독특한 소리들을 재현하고자 한다. 과거의 시간에 갇힌 전통을 어떻게 하면 지금의 시대 사람들과 만나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 불렀던 동요 선유가도 12잡가 선율에 삼바 리듬을 편곡해 얹은 곡으로 편안하게 다가가려고 했다. 9월에 정가와 민요를 함께 하는 무대를 선보이려고 하니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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