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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새 바람 어디서 불어올까기관별 구조 조정 필요하다

 

꽃바람 속에 어느 새 봄이 훌쩍 가까이 다가와 코끝을 살랑이며 유혹한다. 볼거리 들을 거리 구경거리가 많아지는 계절이 왔다. 공연계도 기지개를 켜고 봄 축제를 열고 있다. 남해바다 통영에선 윤이상 탄생 100주년을 맞아 10일간의 통영국제음악제(TIMF)가 찬란히 막을 올리고, 우면산 골짜기 예술의전당에서는 한달 간 매일밤 교향악축제가 울린다.

이제부터 본격 봄축제가 시작이다. 최근 국악 공연도 눈에 띄게 많아지고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발길을 이끈다. 8년 만에 전통연희 <산대희>가 국립국악원에서 펼쳐지고, 더욱이 지난 달 리모델링을 마친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도 더욱 풍성한 프로그램을 만들어가고 있다.

국립극장의 인기 창극 시리즈가 다섯 바탕을 목표로 이번에 <흥보씨>를 무대에 올려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 돈화문국악당도 젊은 국악인들의 열기가 뜨겁고, 남산국악당은 새 운영진을 맞아 보다 젊고 활기찬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전통의 새바람 어디서부터 먼저 불어올까?

 

무형의 가치를 지닌 전통문화의 부활은 각 기관들의 각고의 노력으로 싹을 틔울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젊은 국악인들의 기발한 현대적 변형 무대가 아이돌만큼이나 인기를 끌고, 국립극장의 창극은 표가 매진될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는 즈음에 왔다.

지금이야말로 우리의 음악, 소리, 극을 새롭게 만들고 다듬어 전통의 심미적 가치를 재인식할 때가 아닌가 싶다. 전통예술에 대해 관객이 호응하고 사랑하는 이러한 때에 이제는 좀 더 체계를 갖추고 관객에 보다 적극 다가갈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전통 문화를 갖고 예술 활동을 하는 민간은 차치해두고서도 전통 관련 국가기관 주도로 운영되는 기관이 국립국악원, 한국문화재재단, 국립무형유산원, 한국전통콘텐츠진흥원,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등을 비롯해 극장으로 국립극장, 돈화문국악당, 남산국악당, 한국문화의집, 정동극장 등이 있고, 국악방송 등 대략 큰 기관을 꼽아봐도 7~10개 국립기관들이 산재해 있다.

그런데, 이들 기관들은 운영 목표와 업무와 관련해 역할 분담이 명확치 않고 중복되는 사업과 프로그램들이 많아 적잖이 혼란을 가중시킨다. 각각의 고유한 본연의 목표가 분명할 터인데도 비슷한 프로그램들로 특화된 매력도 없이 중첩될 때가 많다. 공연장이 있으니 여기저기 공연도 해야 하고 연구도 해야 하고 수익 사업도 해야 하는 등 차별화 없이 운영되는 곳도 많다.

가장 대중적인 보급의 매체인 국악방송의 프로그램도 방향성에 있어서 수장이 바뀌면 돌변하기도 하는 등 명확한 지향성이 의아스러울 때도 많다. 한국문화재재단이 운영하는 전통 식당인 한국의집에 대한 국가기관의 외식 사업도 검토되었으면 하고, 소속 민속극장의 프로그램도 들쭉날쭉 정체성이 모호하다.

국립국악원과 국악방송은 협력과 협업이 미미해보이기도 하다. 좋은 재료와 사업을 공유하지않고 각각의 사업을 도모할 뿐이라 아까운 재료가 소모적으로 보일때가 많다. 정동극장의 공연은 내국인이 얼마나 즐겨 찾는지, 관광객과 연계한 필요성이 여전히 유효한지도 궁금하다.

한정된 예산과 분산된 인재는 온 힘을 모아 주력해야 할 국가 대계의 틀에서 여러모로 낭비일 뿐이다. 예산 낭비와 인력 낭비뿐만 아니라 한정된 관객에게도 충분한 감동을 주지 못하고 만족스럽지 못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밖에 없다. 여타 기관별 존립 이유와 사정이 있겠지만, 이참에 기관별 구조 조정으로 차별화와 특화가 마련되었으면 한다.

국악계 내부에서는 다들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하니 머리를 맞대고 어젠다를 창안해 기관 이기주의가 아닌, 전통의 미래를 위한 국가 주도의 역할 분담과 기관별 분명한 목표와 사업 운영, 협업 네트워크와 탄탄한 시스템으로 더욱 수준 높고 심도 있는 프로그램으로 진정한 품격 있는 전통 문화의 르네상스 시대를 기대해본다.

 

Chief in Editor

 임효정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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