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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명현의 감성회로찾기] 교향악축제, 한여름밤의 꿈의 시작
  • 허명현 음악칼럼니스트
  • 승인 2020.09.05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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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봄 예술의전당은 교향악 축제를 진행한다. 30년 넘게 이어 온 축제는 이제 국내 대표 클래식 축제로 자리잡았다. 2020년은 32회째의 교향악축제였다. 그리고 32회 교향악축제는 가장 악조건 속에서도 무사히 축제를 이어간 사례로 기록될 예정이다.

우선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축제를 미뤄 8월 한여름에 축제가 진행되었다. 7월 28일부터 8월 10일까지 2주간 14개 교향악단이 참여했다. 4월로 정해진 일정들을 약 4개월을 미뤄 진행하는 건 아주 까다로운 일이다. 다음 해를 넘기지 않고, 7월로 옮겨 축제를 열었다. 3개월 후의 상황을 예측하기도 힘들 뿐더러, 10개가 넘는 교향악단의 스케줄을 다시 정해야 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협연자들의 일정도 일일이 고려해야 한다. 정말 많은 경우의 수를 조합해야 하는 것이다. 32회 교향악축제는 안전하게 축제를 마무리하기 위해 새로운 룰 도 도입해야 했다. 2주 동안 이어지는 축제 기간 동안 정말 많은 사람들이 예술의전당을 오가기 때문이다. 국내의 대표적인 음악축제인 만큼 이번 축제의 안전도는 추후 이어질 공연들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교향악축제가 성공적인 선례로 남으면 추후 공연들은 더 탄력을 받게 되는 것이다.

코로나19 이외에 또 난항이 있었다. 바로 길게 이어진 여름철 장마였다. 예술의전당은 야외 생중계 무대를 준비했다. 400인치의 대형 모니터에서 실시간으로 공연이 중계된다. 선선해지는 저녁엔 야외무대가 축제의 감흥을 더한다. 여름축제의 매력인 것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공연이 매진되어 공연장에서 공연을 보지 못하는 관객들에겐 야외무대가 가장 적절한 선택지다. 실제로 이번 교향악축제 무대도 대부분의 공연이 매진되었다. 하지만 거세게 내리는 비에 야외무대는 활용가능성이 낮아졌다. 천둥번개를 동반한 장마는 지속적으로 이어졌고, 산사태를 경고하는 재난문자들도 연일 이어졌다. 여러 가지 이유로 야외무대는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이번 야외무대는 악기들의 질감이 꽤 보존될 정도로 좋은 품질의 사운드가 제공되어 아쉬움을 더했다. 그럼에도 교향악축제는 이어졌다. 간만에 대면무대를 즐길 수 있었던 관객들은 음악을 통해 에너지를 얻었고, 음악이 주는 가치에도 새삼 공감했다. 박수를 치는 감각을 잊어버렸던 관객들은 다시 공연장이 주는 감각에 적응해 갔다. 랜선 음악회가 주지 못했던 감흥을 마음껏 누렸다. 생각보다 랜선음악회에는 없었던 것들이 많았다. 실제 악기에서 비롯되는 진동도 없었고, 실제 공연과 함께 한다는 긴장감도 없었다. 또 감동을 같이 나눌 관객들도 우리 옆에 없었다. 그렇게 교향악축제는 진행되었고, 한여름밤의 꿈이 펼쳐졌다.

2020년에도 무사히 이어진 교향악축제

2020년은 사회 모든 분야가 마찬가지겠지만, 문화예술계에도 치명적인 해다. 코로나바이러스로 문화예술 생태계는 다시 원래의 기능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위협받았다. 게다가 코로나바이러스가 언제 종식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이제 문화예술계는 코로나 종식이 아닌 코로나와 함께하는 방향으로 재편되는 중이다. 코로나 시기에 시도된 새로운 도전들은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며 방향을 찾아가는 중이다. 이런 격변기에 32회 교향악축제가 놓여있었다. 

추후 32회 교향악축제를 바라보며 많은 것들이 언급될 것이다. 우선은 새롭게 바뀐 공연장 룰들이 먼저 언급 될 것이다. 문진표를 작성해야하고 체온을 측정해야하는 건 기본이다. 관객 전원이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하고, 좌석 간 띄어 앉기가 언급되는 최초의 교향악축제가 될 것이다. 온라인으로 공연을 지켜보며 음악에 대한 갈증을 호소하는 관객들도 소개될 것이고, 또 이제는 익숙해진 랜선음악회에 실시간으로 채팅에 참여하며 새로운 방식으로 음악을 즐기는 관객층도 소개될 것이다. 그리고 말미엔 이렇게 기록될 것이다. ‘교향악축제는 2020년에도 무사히 이어졌고 관객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었다.’

 

허명현(음악칼럼니스트)

 

허명현 음악칼럼니스트  huhmyeong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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