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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십무(大田十舞)를 넘은 대한십무(大韓十舞)지역춤을 뛰어넘다 <정은혜민족무용단>
한밭규수전

지역춤을 뛰어넘다. (사)정은혜민족무용단 <대전십무(大田十舞)>에 대한 결론이다. 지역을 담되 지역을 넘는 보편성을 획득하기 위해선 제반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구심력과 원심력이 공존할 때 가능하다. 춤 콘텐츠가 지역성으로 밀도 있게 수용된 것이 구심력이라면 지역을 넘어 춤 보편성으로 확장된 것이 원심력이라 할 수 있다.

정은혜 안무 <대전십무>는 이런 측면에서 두 요소를 충분히 획득한 명작이다. 공연 직전까지 보슬비가 오락가락 내리는 가운데 시작된 이날 공연은 야외 무대에서 진행되었다. 대전 중구 대흥동 도심 속 공원, 우리들공원은 5월 이름만큼이나 대전 시민들과 함께하기에 좋은 장소였다. ‘춤으로 대전을 그리다’라는 부제가 공연 내내 넘실된 시간이었다. 이날 공연은 야외 무대 특성과 공연 소요시간을 고려해 <대전십무> 총 열 작품 중 여섯 작품을 공연 중간 중간 해설과 함께 진행하였다.

첫 무대는 ‘본향(本鄕)’이 열었다. 작품 전체의 문을 여는 의미도 있지만 태초의 빛을 찾아 나서는 대한민국의 시작과도 궤를 같이한다. 뿌리와 근원을 생각하게 하는 이 작품은 단군 신화를 모티브로 하였다.

5대바라춤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본향의 의미를 미래지향적 시각으로 현대성을 담아 감각적으로 표출한 점이 인상깊다. 특히 본향의 시원성(始原性)을 군무로 잘 표현했다. 학과 온천이 만난 ‘유성학춤(儒城鶴舞)’. 온천설화에 기반한 이 춤은 학의 고고함과 온천이 주는 따스함이 샘솟는 작품이다. 이어지는 무대는 100년 역사의 수운교 공양 의식 중 나오는 해원(解冤)의 춤, ‘대바라춤’이다. 바라춤 특유의 고유성은 살리되 수운교 바라춤 원형을 바탕으로 새롭게 창작 구성함으로써 웅장한 맛을 더했다.

너른 벌판, 한밭에 봄 같은 규수들이 춤춘다. ‘한밭규수춤’이다. 봄 느낌 머금은 음악 속에 여인들의 생동감 있는 표정이 작품 내내 가득하다. 박헌오 시인의 시, ‘한밭규수의 판타지’가 원전이다. 시를 바탕으로 한밭, 대전의 넉넉함을 봄 나들이 나온 규수를 통해 맵시있게 담아냈다. 여인 춤이 있다면 ‘대전양반춤’을 빼놓을 수 없다. 기호유학(畿湖儒學) 본산이 대전이다. 예(禮)와 도(道), 여기에 풍류를 더한 이 춤은 한량춤의 묘미에 젊은 감각이 더해져 ‘신(新) 사랑가’처럼 느껴지게 하는 위트 있는 작품이다. 마지막은 ‘한밭북춤’이 마무리했다.

한밭북춤

첫 무대가 본향의 그리움과 시원성을 보여줬다면 마무리는 과학도시 대전 이미지를 담았다. 대덕연구단지를 비롯해 과학 중심지 대전의 현대성이 북소리와 만난다. 태고의 울림이 타고(打鼓)를 통해 속도를 높인다. 미래를 상징하는 과학과 전통을 상징하는 북춤과 어우러져 판타지를 강화한다. 의상 또한 한몫했다. 음악과 동작의 결합이 과학의 정교함처럼 치밀하다.

이 작품 외 <대전십무> 중 나머지 작품들을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대전 팔경 중 하나인 계족산 노을을 남녀 듀엣으로 환상적으로 표현한 ‘계족산 판타지’, 대전 3대 하천 중 하나인 갑천(甲川)의 전설이 그리움의 풍경화가 된 ‘갑천, 그리움’, 사육신 박팽년의 지조와 절의를 거문고 가락에 담은 ‘취금헌무(醉琴軒舞), 대전 여류시인 김호연재(金浩然齋)의 주옥같은 시를 바탕으로 호연재의 정한과 고뇌를 춤사위로 표현한 ‘호연재를 그리다’ 등이다.

<대전십무>는 창작의 역사가 깊다. 1995년부터 창작이 시작되어 2014년 완성되었다. 완성된 열 개의 춤이 2014년 첫 선을 보인 것이다. 2018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통예술지역브랜드 선정작이기도 하다. 당시 20회 공연을 하였다.

올해는 대전시출범 70주년 대전방문의 해 기념으로 9회의 공연을 이곳 우리들공원과 대전평생학습관에서 공연을 하게 된 것이다. <대전십무>는 춤의 문화콘텐츠 가능성과 확장성, 미래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대전의 설화, 풍습, 인물, 지역 환경, 종교 등에 기반한 소재 발굴과 춤 창작을 통한 콘텐츠화가 자연스럽게 연결된 지역문화자산이다. 브랜드(brand)다. <대전십무>는 대전 지역브랜드 춤뿐 아니라 주목할 요소가 더 있다. 10개 각 작품을 모은 대작(大作)으로서의 가치도 존재하지만 개별 작품으로 분리시켜도 하나 하나가 소중한 작품들이다. 유연한 구조다. 그러면서도 촘촘하다. 이 작품은 내년이면 창작 시작 기준, 20년이다. 성년이다. 건장한 청년처럼 <대전십무>가 대전(大田)을 넘어 대한(大韓)을 웅비하는 해가 되길 기대해본다. 세계화의 길이기도 하다.

 

이주영(공연칼럼니스트)

 

고려대 문학박사, 시인, 대본작가, 공연칼럼니스트

現) (재)인천문화재단 본부장

前) (사)조승미발레단 기획홍보실장, (재)세종문화회관 기획, 국립극장 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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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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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주영씨 2019-08-02 12:40:51

    인천문화재단 본부장 아닙니다.
    매체담당자는 필자 이력 수정, 삭제하기시 바랍니다.   삭제

    • 이주영씨 2019-07-25 17:33:25

      2년동안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가 사직서 내고 내빼면서 흙탕물이나 만들고... 어디가서 조직 욕하고 다니지마라. 당신 지금 똥 싸지르고 내뺀거 덮어주는 것만도 고마워해...   삭제

      • 이주영 2019-07-25 17:30:08

        현직 인천문화재단 본부장 아닙니다.
        7월 9일에 돌연 사표내고 직원들한테 인사도 안하고 도망가신분이
        왜 아직도 인천문화재단 본부장 직함 도용???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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