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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예술가들의 특별한 외출<몸으로 읽는 책>

 

8주를 마무리하다. <몸으로 읽는 책> 공연 현장인 서초동 씨어터 송. 여느 공연장의 공연 준비와 다를 바 없지만 뭔가 다른 느낌이 극장 공간을 구석구석 채우고 있다. 긴장감, 설렘, 아쉬움 등이 교차한다. 두 달간의 만남 속에 이루어진 일상예술가들 무대. 일상이 특별함으로 변하는 순간이다. 공연 시작 전, 이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여니스트(YONIST) 김혜연 무용가의 프로그램 사전 소개가 있었다. 일상의 꿈이 어떻게 예술로 진화, 발전, 나눌 수 있는지를 따뜻하게 소개했다. 다양한 직업군을 가진 16명의 몸들이 숨을 쉰다. 말을 건다. “우리는 웃고 떠들고 춤춘다”라는 메시지가 객석 공간을 팽팽하게 만든다. 출연자들보다 더 긴장한 듯한 객석도 배우이자 무용수들의 익숙해진 움직임과 대화 속으로 점점 빨려 들어간다. 진솔함과 열정이 예술로 숨을 쉬니 그 호흡 또한 예술로 화답한다.

<몸으로 읽는 책>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18년도 공연예술 창작 활성화 및 관객개발을 위한 예술 프로젝트 지원 선정작이다. 이는 일상 예술의 가치와 미덕을 높이 평가한 결과를 반영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결과가 아니다. 여니스트 김혜연(경기도립무용단 상임단원)의 지속적인 열정과 에너지가 다년간 씨앗이 되어 이루어낸 소중한 열매다. 어렵게 생각하는 공연예술, 특히 무용.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공연보고 소통하는 ‘공감톡’을 운영했다. 더불어 독서모임을 통해 사유의 폭을 확장하고, 나와 너가 아닌 ‘우리’라는 키워드를 묵직하게 길어 올렸다. 그 종합물이 이번 <몸으로 읽는 책>이다. 진행과정이 이채롭다. 공연, 독서, 자기계발 등 공통 관심사를 가진 자들을 일차적으로 선발한다. 이후 전문작가의 글쓰기 과정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에게 묻고, 전문가 피드백을 통해 나만의 이야기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진다. 기본 텍스트에 대한 고민 후, 지정 도서 읽기, 전문 안무자, 무용수, 연극배우 등의 지도 및 연습, 공연 등을 통해 소중한 무대를 위한 일상예술가들의 특별한 외출이 마무리된다. 이번 프로젝트를 보며 종합예술인 공연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낀다. 관찰자가 아닌 참여자로 몸으로 책을 읽는 시간이었으니 그 감동은 무한하리라 본다. 이번 공연은 무용과 연극이 적절하게 혼합되어 관객 공감대를 높였다. 출연자들 또한 이런 점에서 용이했으리라 본다. 이 공연 부제는 ‘헬렌 겔러 자서전 -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이다. 울림이 크다. 8주간 연습이지만 개별 참여자들은 8주가 아닌 지난 자신의 인생을 반추한 시간이자 자신의 미래를 꿈꾸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삶은 희로애락(喜怒哀樂)이 공존한다. 그 공존의 비밀을 <몸으로 읽는 책>은 자연스럽게 풀어냈다.

공연이 끝나면 출연자들은 만감이 교차된다. 후련함, 만족감, 아쉬움 등 다양하다. 이번 출연자들 인상에서 가장 크게 받은 것은 ‘기쁨’이다. 함께여서, 우리여서다. 필자 또한 우리라는 그 이름에, 예술이라는 숲에 함께해서 행복하다. <몸으로 읽는 책> 역할이 크다. 예술이 가진 기능인 예술 미션은 기본이고, 사회, 교육, 철학 등 다양한 영역까지 아우르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행복지수는 높아지리라 본다. <몸으로 읽는 책> 다음 편을 기대하는 이유다.

 

 

이주영

고려대 문학박사, 시인, 대본작가, 공연칼럼니스트

現) (재)인천문화재단 본부장

前) (사)조승미발레단 기획홍보실장, (재)세종문화회관 기획, 국립극장 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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