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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국립발레단, 60주년에 부쳐...._<주얼스>와 60주년, 창작발레?_60주년 역사의 의미 담아야....레퍼토리 확장과 횟수 늘려 상설무대 필요하다

국립발레단(예술감독 겸 단장 강수진)이 올해 창단 60주년을 맞으며, 기념작품으로 지난 해 공연했던 <쥬얼스>를 선정해 2022년 올해 첫 정기공연 무대를 연다. 그러나 과연 <주얼스>(재연)가 국립발레단 60년 역사의 상징과 의미를 담은 작품으로 적절한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50주년 기념 공연이 한국 고유의 창작발레 <왕자 호동>이었던 반면, 60주년 기념공연은 모던발레를 택했다면, 재공연이 아닌, 비전과 의미가 담긴 무대로 신작을 준비했어야 하지 않을까.

인기 많았던 공연이라서?

<주얼스>에는 국립발레단 60년 역사와 오늘의 시대가 담겨 있는가?

 

<주얼스>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국립발레단은 "2021년 국립발레단의 신작이었던 <주얼스(안무 : 조지 발란신)>가 국내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조지 발란신의 작품이자 새로운 움직임을 통해 무용수들의 색다른 면을 감상할 수 있었다는 점, 그리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발레를 한 무대에서 볼 수 있었다는 점 등 많은 요소들이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얻으며...." 라고 밝혔다.

안정된 예산과 소속단원을 갖춘 국립발레단에서 재공연작으로 역사적인 비전이 아닌 단지 호평받은 작품으로 자축무대를 마련했다는 것은 국립발레단으로서 책무에 대한 준비 소홀로 못내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지난 해 국립발레단은  코로나 속 여러가지 사건이 많았다. 코로나로 인한 공연의 취소, 재개를 빈번히 오락가락하며 혼돈이 많았고,  그 과정에  단원들의 일탈로 국민의 공분을 일으켰고,  징계를 받고, 소송까지....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중에 내홍을 겪고 한 걸음 나아가 레퍼토리 개발이라는 과제로 10개의 정기공연 라인업을 발표했는데, 레퍼토리 수의 축적만이 아닌,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제 앞으로 60년, 100년을 향한 비전을 담아 재도약해야 한다. 아울러 70주년 기념작은 지금부터 준비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내.외적 환경과 사안을 점검하고 역사를 되돌아보는 성찰이 요구된다.

  

1962년, 명동 국립극장에서 전신인 국립무용단으로 창단한 국립발레단은 1970년 국립발레단으로 독립했고, 1973년 장충동으로 이전한 지금의 국립극장에서 <지귀의 꿈>(제14회 정기공연) 이란 작품을 발표하며 국립발레단의 첫 공식 무대를 열었다. 이후 2000년에 재단법인화로 독립해 지금의 서초동 예술의전당에 상주단체로 이어오며 강수진 제7대 예술감독 겸 단장으로 올해 창단 60주년을 맞았다.

국립발레단은 이번 해 라인업을 야심차게 준비하며 10개의 기획공연으로 60주년을 기념한다. 코로나 확산으로 수차례의 취소와 재개 번복을 오가며 부진했던 지난해를 만회하려는 듯 2개의 신작과 6개의 재공연작, 그리고 2개의 안무가 육성프로그램 KNB 무브먼트 시리즈를 무대에 올린다. 무엇보다 총 10개의 작품을 통해 다양한 안무가의 이름들이 반갑다. 조지 발란신, 마리우스 프티파, 프레데릭 애쉬튼, 유리 그리고로비치, 파트리스 바르, 에드워드 클러그, 윌리엄 포사이드, 우베 숄츠, 그리고 송정빈, 강효형 등 까지. 강수진 단장은 2014년 취임하면서부터 대한민국 고유 발레 레퍼토리 발굴 및 정립과 더불어 특히, 네오클래식 , 모던 발레 등의 현대 발레의 다양한 레퍼토리를 확보하겠다고 밝혔었는데, 올해 다양한 라인업으로 풍성한 무대를 기대하게 한다. 또, 희극 발레 <고집쟁이 딸> 국내 초연 무대와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현대무용 안무가의 신작도 발레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한국발레의 미래를 위한 장기적 프로젝트로 국내 안무가 육성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는 강수진 단장의 노력도 주목할만하다.

그러나 국립발레단이 미래를 내다보며 앞으로 새로운 60주년, 100주년을 향해 한발 내딛고자 할 때, 내적 성찰과 더불어 몇 가지 제고해야 할 점들이 있다.

 

우선, 첫째, 지난해의 불미스러웠던 일들과 관련해 발레단 내부적으로 단원들의 규율과 국립발레단원으로서의 품행과 품위, 명예 등과 관련해 관리 소홀의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했는데, 이에 단원들의 인식 제고와 보다 엄격한 조직의 재정비가 필요할 것이다.

둘째, 공연 횟수를 늘려 상설화 무대로 국민 향유의 기회를 확장해야 한다. 올 한 해 동안 10개의 정기공연을 한다고 하지만, 그 공연 횟수가 한 개 작품당 2일~4일을 넘지 못하고 있다. 한 작품 제작을 위해 들인 시간과 노력, 제작비용을 고려하면 엄청난 낭비가 아닐 수 없다. 최소한 한 작품 공연을 3개월 이상 장기공연하는 뮤지컬 공연과 비교해도 얼마나 소모적인지 알 수 있다. 여러 복합적인 사정이야 어떻든 일부 계층, 발레애호가들만의 독점적 예술이 아닌, 발레 공연의 확산을 위해서는 장기공연, 상설공연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국립발레단(단장)은 이를 위한 전문극장화, 전용극장 마련을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셋째, 한국발레(KNB –Series)의 레퍼토리 신작이 계속돼야 한다. <허난설헌-수월경화> 외에도 매년 새로운 신작의 실험과 재공연의 지속성이 이어져야 한다. 적어도 일 년에 한편 이상의 신작은 계속 나와줘야 할 것이 아닌가 창작프로젝트 가동에 더욱 가열찬 노력과 속도가 필요하다. 안무와 음악의 발굴과 더불어 이야기 소재와 스토리텔링, 드라마투르그 등의 인적 인프라 구축도 마련돼야 한다.

넷째, 레퍼토리 확장과 어린이발레 작품 필요하다. 국립발레단은 지난 60년 동안 정기공연 횟수 188회(1962-2021)를 기록했는데, 공연의 중복성이 많고 안무가의 변화가 적은 편이다. 매년 12월 공연되는 <호두까기인형>의 경우 지금까지 유리 그리고로비치 안무작만을 고수해오고 있다. <돈키호테>는 마리우스 프티파 안무작, <로미오와 줄리엣>은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 안무작으로 해오고 있다. 더 다양한 안무작들의 새로운 무대로 확장되길 기대한다. 또한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발레 작품도 나와 미래 관객으로 이끌어야 한다. 송년발레로 자리 잡은 <호두까기인형> 외에 어린이 관객을 위한 가족발레 작품이 나와야 할 때다.

다섯째, 미래 비전을 향한 앞으로 70주년, 100주년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국립발레단은 60주년 기념공연으로 지난해 초연해 인기를 얻은 <주얼스>를 선정해 2022년 첫 정기무대를 연다. 50주년 기념 공연이 한국 고유의 창작발레 <왕자 호동>이었던 반면, 60주년 기념공연은 모던발레를 택했다면, 재공연이 아닌, 비전과 의미가 담긴 무대로 신작을 준비했어야 하지 않을까. 

강수진 단장은 주얼스 선정과 관련해 "지난 2014년, 예술감독 취임 당시 국립발레단이라는 원석을 갈고 닦아 반짝이는 보석이 되도록 만들겠다.고 한 인사처럼 국립발레단은 지난 시간 동안 원석에서 보석으로 거듭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해왔고, 이번 60주년을 맞이하여 그 노력과 의미에 걸맞는 작품을 선택하고자 고심 끝에 <주얼스>를 22년의 첫 작품이자 60주년 축하 공연으로 선택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반짝이는 보석의 이미지에 상징성을 담았다는 강단장의 말에는 국립발레단의 이념에 맞는 '한국 발레 역사의 상징과도 같은' 국립발레단의 정체성이 담겼다고 보기에는 미흡하지 않은가. 또한, 아직 국립발레단의 이름으로 대표할만한 창작발레가 없다는 것도 과제로 남아 있다.

오늘, 우리 시대의 이념과 시대 정신을 담은 발레로, 역사적 소재를 넘어 정신(esprit)이 담긴 한국적 창작 발레가 요구된다 할 것이다. 

코로나로 여러 여건이 어려운 상황을 감안한 올해의 무대가 다음 70주년을 향한 비전을 담은 발판이 되길 기대한다.

 

임효정 기자 / 사진제공 국립발레단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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