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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극장이 없다! 회관이 있을 뿐....전문화, 특성화 극장이 필요하다!
Staatsoper Stuttgart

 

전국의 260여 개 문화예술회관은 그야말로 다목적 용도의 '회관' 일뿐이라고 하면 지나친 것일까.

 ‘극장(theatre, 劇場)’이라고 명명하는 사전적 뜻은 연극이나 음악, 무용 따위를 공연하거나 영화를 상영하기 위한 시설이다. 그러나, 공연장으로서 ‘극장’이라 이름할 때는 공간인 전용극장의 터전과 소속단원, 그리고 지속적으로 제작되는 창작 작품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국내 사정은 어떠한가?

전국에 분포한 260여 개 극장(공연장)은 단원은커녕 전문 기획자 없는 곳이 70%다. 이는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이승정 회장이 최근 방송 출연해서 직접 현황을 밝히며 그 필요성을 역설한 바도 있다. 이들 극장을 온전히 '극장(theatre)이라 할 수 있을까?

오늘날 극장(theater)라고 하면, 전용공간과 산하 예술단에 소속 단원이 있고, 오페라, 발레, 연극, 뮤지컬, 무용 등 예술작품을 창·제작해 무대에 올리는 곳이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극장은 단 3개뿐 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국립극장, 국립극단, 세종문화회관!

옛 장충동 국립극장
지금의 장충동 국립극장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의 극장들에 비하면 우리의 수많은 회관들-문예회관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에 분포해 있는 이른바 공연장들-이 이제 전문 극장화 시대를 열어갈 때가 왔다고 보여진다. 일례로 독일의 Staatsoper Stuttgart (쉬투트가르트 국립오페라극장)극장을 살펴보자.

Staatsoper Stuttgart

 

쉬투트가르트국립극장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극장인데, 국립발레단 강수진 단장이 아시아인 최초로 쉬투트가르트 발레단에 입단(1986)해 수석발레리나가 되고, 30년을 지낸 후 발레 <오네긴>으로 은퇴한 곳이기도 하다. 겨울 정취가 무척이나 근사한 이 극장을 보면 한없이 부러운 마음이 들곤 한다.

우리의 최고 극장이라 불리는 '예술의전당'과 비교하면 어떠한가? 서울 예술의전당은 연일 많은 공연으로 바쁘지만, 올해 정작 국립오페라단, 국립발레단, 국립합창단 등 상주단체로 있는 국립예술단체 들은 대관을 다 못해 다른 곳에서 뿔뿔이 흩어져 여기저기서 공연을 해야 하는 수난의 시대를 겪는 중이다. ....

각 주(Staats)마다 이런 국립극장들이 있어 연중 오페라 등 자체 프로그램들로 빼곡한 독일의 극장을 보며, 우리는 오로지 서울 '예술의전당'에 목을 매고 대관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답답하게 여져진다. '국립'이라는 예술단체의 국격에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또, 올해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국립'으로 승격되었는데, 이름뿐인, 무늬만 국립오케스트라가 아닌가. 향후 점차 국립이라는 격에 맞는 처우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쉬투트가르트국립극장(Staatsoper Stuttgart)의 공연 일정 캘린더에는 이미 자체 프로그램들로 빼곡하다.

어린이오페라 프로그램(‘JOiN’ 이라고 표시된 것은 ‘Junge Oper in Norden’의 약자)도 있어서 어린이를 위한,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오페라 레퍼토리도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달 내내, 연중 내내 자체 레퍼토리, 상설 프로그램으로 가득히 차 있는 이 극장의 프로그램을 보며 우리 국립오페라단이 발표한 올해 라인업에 1년 6-7개 정기공연, 국립발레단 10개 정기공연(올해 60주년이라 다른해에 비해 많네요)이 빈약해 보인다.

무엇보다 1편당 대개 10억의 제작비를 들여 만든 오페라 작품이 단 4회 공연되는 것은 어떻든 너무나 소모적인 혈세 낭비가 아닐 수 없다. 여러 까닭이 있겠지만, 우선적으로 상설 전용극장이 없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특히, 오페라는 종합예술이라는 장르이건만, 발레단, 합창단이 제각각 운영되게 된 까닭은 왜일까? 이와 관련해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왜 유독 예술의전당을 고수하는가? 지방 분산도 필요하다~"고도 말하지만, 적어도 수도 서울에 국립극장 한 곳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전국을 통틀어 국립극장이 한 곳도 없다는 것은 참으로 황망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장충동 국립극장이 있다고? 현재 장충동 국립극장(국립중앙극장)은 "전통에 기반한 공연예술 창작 공간"으로 자리를 굳혀서 오페라, 발레, 합창단 전용극장이라고 볼 수 없다. 국립극장 설립 70년이 지났는데, 2000년에 국립오페라단, 발레단, 합창단이 이곳으로부터 분리되어 재단법인화로 독립해 현재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 세들어 살게 된 것이다.

서울 예술의전당

한편, 선거철을 맞아 각종 예술단체들도 예술인의 위상과 존립, 생존, 예술활동의 발전을 위해 나름의 공약을 제안하며 선거캠프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중 예술인연대에서 주장하는 제작극장 관련해서도 제작극장 이전에 단 한 곳이라도 서울에 전용국립극장의 필요성을 왜 말하지않는지는 의아하다.

이전에는 목소리 높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전용극장화를 피력하기도 했었는데,, 제작극장화의 사안과 연계해 이들의 주장은 좀 다른 논점에서 극장의 운영과는 분리해 제기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들이 주요 쟁점으로 주장하는 예술인들의 생존과 안정적인 예술활동을 위한 예술인 복지와 극장운영(제작극장화와 예술의 수월성) 문제는 별개 사안으로 논의되어야 한다. '1만 일자리, 1700억 예산' 등 제안도 유용할 수 있겠지만, 근본적 방안에서 일자리 창출의 청년 예술활동과 극장의 안정적, 효율적 운영은 다른 차원에서 면밀히 검토되어야 한다. 국립예술단체들조차 전용극장 하나 없어 상시적으로 공연할 수 있는 터전(공간) 이 없는 현실에서 전국적 제작극장화는 커다란 간격을 절감하게 한다.....

 

일찍이 유민영 교수도 ‘한국극장사’를 통해 “앞으로 극장들이 제구실을 하려면 연극, 무용, 음악 등 공연예술이 활성화되어야겠지만 그에 앞서 극장들도 전문화를 이룩해야 할 것이다. 과거처럼 무엇이든 상연하는 잡종의 극장 또는 다목적 홀이 아니라 성격이 다른 연극, 무용, 오페라, 전통예술 등이 제대로 공연될 수 있는 전문극장으로 분화되어야 한다.” 라고 피력한 바 있다.

올해, 국립오페라단, 발레단은 올해 창단 60주년을 맞아 자축하며 여러 이벤트 등을 펼치고 있다. 무엇보다 우선해 이들 국립예술단체들은 자신의 터전인 전용극장 확보를 위해 힘써야 하지 않을까. 국립예술단체로서의 격에 맞는 위상 정립을 위해서도 적절한 행사와 더불어 우선적으로 해야할 미션이라고 본다. 남의 나라 아름다운 극장과 환경을 보며 우리 극장의 현실적 실존적 위상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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