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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문체부, 인사 청탁, 작품 선정 간섭했다” - 국립오페라단 윤호근 전 예술감독“채용비리 억측이다. 국립오페라단 오페라계 종사자 채용 힘들어....”

[Daily MOVE 1호]

국립오페라단 전 예술감독 윤호근

국립오페라단 윤호근 예술감독, “해임 통보 부당”, 행정소송 예고

 예술감독 중도 하차, 반복되는 문제 해결점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는 지난 15일, 국립오페라단 윤호근(51) 예술감독(단장 겸직)에 대해 ‘국립오페라단 채용비리 관련 조사결과 통보’로 공식 예술감독직 해임 통보를 했다. 문체부의 결정은 지난달 16일 제보를 받은 감사관 조사에 의해 윤 단장 의혹과 관련한 청문회가 열린 지 한 달여 만에 속전속결로 나왔다. 그러나 국립오페라단 기획팀장 ‘채용 비리’ 에 의한 단장 해임이라는 사실은 지난 여러 의혹과 함께 많은 문제들을 야기 시킨다.

최근 10년 동안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중도하차한 3명의 국립오페라단 단장들과 그 사이 긴 공백의 악운이 또 다시 반복되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불안정한 조직, 단장과 예술감독 겸직이라는 직책이 오페라 작품 제작과 경영을 겸해야 하는 미비한 시스템, 오페라 제작에 대한 예술 인식의 경시 풍조, 예술감독의 권한과 책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 등. 이로 인한 수준 높은 우수한 작품 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인 것이다. 무엇보다 국립오페라단은 국가의 문화적 위상을 세우고 국민들에게 질 높은 작품을 제공할 의무가 있음에도 10년 째 반복 지속되는 문제 상황이 발생하고 있어 근본적 해결이 필요하다. 당장 내년 라인업과 관련 예술단체들, 국립합창단,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의 일정 조정 등도 문제다. 또, 올해 하반기 3.1운동 100주년 기념 오페라 <1945> 등을 비롯한 작품 제작 등도 예술감독 지휘로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국립오페라단은 단장 공백인 상태로 오페라단 조직 내부의 혼란뿐 아니라 국내 오페라계 전체가 참담한 상황에 처해 있다.

 

국립오페라단 조직도

 

행정, 예술 파트 분리 시급하다

"겸직 예술감독 누가 와도 안된다"

국립오페라단 조직 정비 및 시스템 재구성 필요

 

국립오페라단은 현재 예술감독 공백인 상태로 김수한 사무국장(문체부 공무원 인사)이 직무대리로 오페라 제작 및 경영 총괄업무를 담당하고 있고, 조직 내 5개 팀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현재 공연기획팀장이 오페라 전공자가 아니고, 서상화 팀장이 교육문화팀과 홍보마케팅팀 2개 팀을 겸직하고 있는 상태다.

예술단원이 없는 국립오페라단은 각 팀별 구성원 몇 명이 업무를 담당하며 한 해 100억 예산의 운영을 맡아하는 실정이다. 직원들의 전공 분야도 오페라 관련 전공자가 아닌 직원들이 많아 윤감독은 직무 수행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이에 11년간 서울시오페라단에서 실무 경험이 많은 L씨를 영입하려고 했고, 이것이 사건의 발단이 됐다. L씨는 6명의 후보자로 올라온 채용 면접 결과 1순위로 통과했으나 공고에 고시된 자격요건이 미비하다는 것이 채용 비리의 근거다.

문제가 되는 L씨의 경력은 서울시오페라단 11년간 근무 기간 동안 홍보마케팅 및 총무의 일이었는데, 감사관 보고 문건에 의하면 공고문 상 자격요건이 “국내외 7년 이상 오페라 및 콘서트 공연기획 경력자 중 해당업무 관리직(팀장 등) 2년 이상 수행자, 기타 동등한 경력이 인정되는 자” 라고 명시되어 있고, L씨의 인사기록카드에 “총무 4년 5개월, 홍보마케팅 4년 4개월(S문화회관 제출자료)”라고 되어 있는 바, 재직기간 동안 L씨가 공연기획 업무를 병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경력을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국립오페라단과 세종문화회관은 직제 구성이 다르고, 직책의 명칭도 다르다.)

이와 관련해 윤단장은 “서울시오페라단의 총무면 관리직이라 믿고 충분히 자격요건이 된다”고 생각하며, 자격요건은 기관 직제나 제출서류보다 단장의 업무분장의 의지가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오페라단의 이번 사건에 대해 서울시오페라단 이경재 단장은 “전체 오페라계를 이끌어가야 하는 국립오페라단이 올바로 자리를 정립하지 못하고 흔들리고 있어서 가슴이 아프다. 또, 윤단장과 L씨의 경우가 억울하다고 본다. L씨 만한 일원이 흔치 않고 국립오페라단으로 갈 때도 기대가 컸다. 이 사안은 L씨의 결격사유가 문제가 된 것이라기보다는 내부고발에 의한 사건을 봤을 때, 윤단장이 그동안 직원들과의 신뢰 관계가 잘 형성이 안됐나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예술과 행정 겸한 오페라단 예술감독 있을 수 없어..”

 

유럽이나 해외의 경우 오페라단 단장의 역할과 책임이 어떠한지를 물었다.

“해외와 국내 사례를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려운데, 그 이유는 해외의 경우 행정 매니지먼트와 아티스트디렉터가 분명히 구분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또한 시카고리릭오페라단 경우는 성악가 파트에서는 르네 플레밍이라는 또 다른 코디네이터를 두어서 그쪽으로 전체적인 프로그래밍을 잘 구성할 수 있는 힘을 보태고, 행정시스템은 워낙 오래된 매니지먼트가 따로 있어서 구성하기 때문에 각 방면에 전문가가 자기 역할에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 국립이나 시립오페라단은 예술감독이 표도 팔고, 홍보도 하고, 가수도 캐스팅하고, 직원 관리도 하고 이런 시스템이다 보니 힘이 드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다면, 단장 역할에 대해서는 자율성과 권한을 훨씬 존중해줘야 하는데, 아마 이번에는 내부고발이라는 특별한 일이 벌어졌으니, 행정과 예술의 내부를 콘트롤하는 부분에 있어서 윤단장이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국립합창단의 경우도 그런 행정적인 부분에 대한 문제가 불거진 것이 아니겠는가. 예술감독의 권한은 책임만큼이나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술가가 작품, 행정 모두 다 잘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누가 오더라도 마찬가지다.

                                         ”

 

박평준 대표(TLI 아트센터)도 “국제적인 감각과 안목, 세계와 네트워크 할 수 있는 사람이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으로 와서 예술과 경영의 이원화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지 않고서는 좋은 오페라단 경영을 할 수 없다. 예술가가 작품, 행정 모두 다 잘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누가 오더라도 마찬가지다. 진정으로 전문성, 작품 선정, 캐스팅의 문제 등 타의 논란을 불허하는 우수함으로 국립오페라단으로서 위상을 제대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관이 책임지고 똑바로 하라!”

장수동 서울오페라앙상블 단장은 “장관이 책임지고 똑바로 해야 한다! 오페라가 복잡다단한 작업인데, 그동안 전임 단장 5명이 모두 현장 경험이 없었던 분들이었고, 가장 나쁜 것은 문체부다. 국립오페라단을 문체부 산하 37개 단체중 하나로 취급하지 않나? 오페라가 이전에는 실무적인 행정처리만 과장과 의논하고, 중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장관과 미팅할 정도의 위치였다. 한나라의 오페라가 어느 순간부터 부서의 과장과 대화하는 구조가 돼버린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와있다. 장관은 이번 일을 계기로 반드시 똑바로 해야 한다! 이번 사안도 행정적으로 불편하니까 또 해임한 것이 아니냐? 문체부에서 직접 뽑았으면 보호해주든지 책임을 져야지 국립의 오페라단을 이런 사태로 만든 책임은 문체부에 있다. 운영 주체인 이사회는 기능도 못하고 작동하지 않는다고 볼 수밖에 없다. 어떻든 이번에는 행정 관리직과 아티스트 디렉터가 반드시 분리되도록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예술감독의 권한 보장되어야 한다

예술감독의 권한과 책임

윤호근 국립오페라단 단장 해임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예술감독의 인사 권한이 주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문체부는 지난 2월 ‘정부합동 공공기관 채용실태 전수조사’에서 국립오페라단 채용과 관련해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조치 요구를 받았다. 그러나 이에 윤호근 예술감독(이하 감독)은 부당한 처사라며 이에 불복하고 행정소송을 예고했다.

윤감독에 의하면, “경력미달의 지인을 인사담당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류심사에 합격시키고 최고점수를 부여해서 채용했기 때문에 비리라는 것입니다. 인사담당자가 직군에도 맞지 않는 연극, 뮤지컬 공연기획자들의 경력은 인정하고, 서울시 오페라단에서 11년 근무한 L씨는 홍보마케팅 및 총무로 재직했기 때문에 공연기획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궤변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그러나 감사관은 인사담당자의 진술만을 토대로 저에게 모든 불리한 상황들을 만들어 해임까지 장관에게 건의했습니다.”

공연계의 일반적인 상황도 판단하지 않고 오페라 장르의 복합성과 전문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처음부터 비리로 판단하고 조사를 했다는 것이다.

윤단장은 현재 변호사와 검토하면서 법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예술감독의 인사권과 재량권을 보장하고 그 평가는 결과와 성과물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이 팽배하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최상무 예술감독은 “(단장을 비롯해) 인사는 투명해야 하는데, 관 중심적으로 가다보니 잡음이 많이 생긴다. 국립오페라단은 예술감독과 행정을 겸임하는 현 체제의 구조적인 문제가 크다. 행정적 처리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인데, 해임 결정은 부당함이 있다고 본다. 영화감독의 캐스팅과 마찬가지로 예술감독에게 함께 일할 직원을 구성하는 일은 그 권한을 보장해줘야 하고, 그에 따른 책임은 작품의 결과와 일의 성과로 평가받아야 하는 게 맞다고 본다. 결국 예술 중심이냐? 행정 중심이냐? 의 선택이고, 예술단이라면 어느 쪽에 비중이 주어져야 하는지는 분명한 일이 아니겠는가?” 라고 말했다. 또, 독일 빈 슈타츠 오퍼에서도 극장장이 바뀌면서 30명에게 전원 교체를 통보한 일도 있다고 덧붙였다.

문체부, 예술과 행정 두 마리 토끼 검토 중

이번 윤단장의 해임 통보가 있고나서 지속되는 국립오페라단 단장 공백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의 입장을 들어봤다.

국립오페라단을 담당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 공연전통예술과 이선영 과장은 “이사회에서도 해임은 과하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고민하며 결론을 내렸던 것은 해임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임명이냐 해임이냐 이지, 징계 같은 별도 규정이 없기 때문에 청문회 통해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됐다.” 고 말했다.

(국립오페라단 정관 제6조에 의거 예술감독의 임면권자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며, 국립오페라단 규정 상 예술감독(기관장)은 징계대상이 아니므로 징계처분이 불가)

또 윤단장의 소송예고와 관련해서는 “법적 절차에 의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니까 진행이 되면 그에 따라 대응 하겠지만, 새로운 단장 임명과는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처분에 불복이 있는 경우 행정심판법, 행정소송법에 의거 90일 이내에 행정심판 혹은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행정처분이 있는 날부터 1년 이내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되어있다.

 

공석인 단장 선임과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단장으로서 잘 하실 수 있는 분을 선정하려고 한다. 예술감독으로서의 기획력도 필요하고 단장으로서 행정업무 역량도 필요하니 이 두 가지를 골고루 잘 하실 수 있는 분을 선임하는 것이 최상이지만, 한계가 있기 때문에 행정적, 경영적 측면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 국립오페라단 외 발레단 등 여러 예술단체의 예술감독과 사무국과의 역할을 어떻게 조율해서 원활하게 할 것인지, 좋은 작품을 만들면서 이번처럼 인사나 행정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없는 쪽으로 두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하반기 정기 공연 및 3.1 백주년 기념 오페라 <1945> 등 작품 제작과 관련해서는 “예술감독이 없어도 캐스팅 및 스탭 들이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작품 제작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다. 직무대리인 사무국장을 비롯해 오페라단과 협의해 어떻게 서포트 할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오페라단, 선장 없는 항해 지속

현재 국립오페라단은 오페라 작품 제작과 행정을 겸한 예술감독직이 공석인 상태로 직무대리로 김수한 사무국장(문체부 공무원 인사)이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오페라계 및 문화계에서는 문체부의 현 시스템과 정책에 대한 비난과 우려 섞인 목소리가 높다. 비단 국립오페라단의 문제라기보다 국립예술단체 운영에 관한 시스템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경재 서울시오페라단 예술감독은 “문체부에서 국립오페라단을 관리하려는 것이 어불성설이다. 단장이라는 궁극적인 매뉴얼이 매번 달라지는 것이 문제다. 예술감독 으로서 예술세계의 지향점을 향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걸림돌이 너무 많다. 오페라단으로서 방향성과 궁극적인 줄기를 가지고 해나가야 하는데.... 현재 상황에서 사무국장이 문체부에서 퇴임 전에 내려와 쉬었다가는 자리라고 한다면, 예술감독과 사무국장의 역할을 확실히 분리해서 예술감독을 서포트 하면서 행정적인 면을 잘 처리할 수 있는 책임을 다하도록 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오페라평론가 L씨도 “이번 국립오페라단 단장 사태는 국립오페라단 내부의 구성원 간 불화도 중요한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전임 단장 시절에도 구성원 간의 갈등이 있었던 만큼, 차제에 국립오페라단 내부 조직을 정비하고 명확한 규정으로 각자의 포지션에 대한 역할과 책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또한 “국립 예술기관의 팀장급 직원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며 장르에 대한 전문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채용 건처럼 그렇게 엄격한 잣대로 판단한다면, 현재 국립오페라단 각 부서원들의 전문성도 고려해 조직을 재편하는 일이 필요하고 그를 통해 국립의 위상에 걸맞는 전문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라고 말했다.

 

국립오페라단 역대 단장들

 

왜 유독,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 마(魔)의 직책?

 

국립오페라단의 예술감독 자리는 수년째 지속되는 ‘마(魔)의 보직’으로 ‘국립오페라단의 잔혹사’ 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제12대 윤호근 예술감독이 임명되기까지 지난 10년간 국립오페라단을 이끌어 온 수장 4명 중 임기(3년)을 제대로 채운 감독은 제8대 이소영 예술감독(2008.7-2011.7) 단 한 명이다. 이소영 감독이 임기를 채웠다고는 하나 문제가 없었던 것이 아니고, 사실상 국립오페라단의 잔혹사는 거슬러 올라가 이소영 감독 때부터 시작됐다고도 할 수 있다.

이소영 감독은 감사원 감사 결과 ‘부적절한 업무추진비 지출, 판공비 과다, 부당 사용, 직원 채용 절차 무시, 허위 경력 등’ 으로 국회 국정감사 및 예술가들의 사퇴 압력을 받았음에도 문광부(당시 유인촌 장관)의 비호를 받았다는 의혹과 함께 임기를 고수할 수 있었다. (당시 언론에서는 유인촌 문광부 장관의 부인이 중앙대 성악과 교수를 지냈다는 점 때문에 일각에서는 '문광부가 장관 부인과 이 단장의 인연으로 이 단장의 심각한 결격사유를 모른척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그러나 이소영 감독은 2008년 단장으로 임명된 그 해 12월 국립합창단을 해체해 42명의 합창단원이 거리로 나가게 했던 장본인이었다.

또 이때부터 7대 정은숙 단장 이후 8대 이소영 예술감독에 이어 급기야 9대 김의준 예술감독(2011.8-2014.3)과 한예진(2015.1-2015.2), 김학민 감독(2015.8-2017.7) 등도 제각각 사유로 3년 임기를 제대로 채우지 못한 채 자리를 떠났다. 이후 국립오페라단은 오랫동안 공백 기간을 거쳐 왔다.

9대 단장으로 임명된 김의준 예술감독은 LG아트센터 대표로 15년간 재직한 행정가로 임기 초기부터 본인은 ‘예술가가 아니다’고 강조하며, “공연 사업과 행정을 담당했던 사람이 예술감독이라는 창의적인 일을 맡아 ‘내 옷이 아니구나’ 라고 이따금 느꼈다”고 소회를 털어놓기도 했는데, 결국 임기 1년여 남겨둔 채 국립오페라단을 사퇴하고 새로 발족한 롯데문화재단 으로 이직했다. 

한예진 예술감독 임명철회를 요구하는 시위 현장_문화체육관광부(세종시) 앞

이후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직은 10개월간의 공백이 지속되어 오다 제10대 한예진 감독이 부임했으나, 한감독은 한 달짜리 감독이 됐다. 한감독은 내정 단계에서부터 전문성과 경력이 미흡한 ‘낙하산 인사’ 라는 규탄과 함께 임명 철회 요구가 쏟아졌고, 이에 53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이후 또, 4개월간의 공백이 이어지다 임명된 김학민 감독도 내정 초기부터 오페라계의 반대 입장에 부딪혔으나 2년 임기를 마친 후 도종환 장관 부임 직후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기념하는 국가 문화행사로 진행된 야외 오페라 <동백아가씨>를 앞둔 시점에 비리 의혹이 제기되자 감사 전 중도 자진사퇴했다. 김학민 감독은 사퇴하면서 “누가 오든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직은 어려운 자리다. 임기 3년은 의욕적으로 일을 추진하기엔 짧은 기간이라 5년 정도 보장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에 12대 예술감독이었던 윤호근 단장은 임기 1년 여 마친 시점에서 채용비리 의혹을 받아 감사 결과 해임이 결정되면서 국립오페라단은 또 다시 공백사태를 겪게 됐다.

윤 감독은 앞서 정부합동 공공기관 채용실태 전수조사 과정에서 지난해 8월 국립오페라단에 채용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A씨를 채용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앞서 전수조사를 진행한 국민권익위원회는 윤 단장을 징계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후 문체부는 지난달 20일 있었던 국립오페라단 이사회로부터 해임 여부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뒤 지난 16일 청문회를 진행했다. 이사회에서는 윤 단장에 대한 해임이 지나친 처분이라는 입장을 냈지만, 법조인 등이 참석한 청문회를 거쳐 해임으로 최종 결정됐다.

 

윤감독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L씨와 제가 개인적으로 특별한 관계인양 '지인' 이라고 단정 지었는데, 같은 대학을 나왔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졸업 후 독일에서 25년간 살아온 저는 채용 후 이력서를 보고 알았을 뿐입니다. 그리고 제가 서울시립오페라단에 4차례 프리랜서로 객원지휘 한 것을 재직하면서 지속적으로 L씨와 업무협의를 했답니다. 객원지휘의 의미도 전혀 모르면서 지속적인 업무협의라고 판단해 버리더군요. 

저는 오랫동안 외국생활을 통해 한국 오페라계의 폐쇄성을 인지하고 국립오페라단장직을 맡으면서 오페라인 들의 소통에 힘을 쓰고자 했습니다. 오페라 연합회와 국립오페라단 MOU도 맺었습니다. 소원해진 대구오페라하우스와의 관계도 다시 재정립해서 올해 창작오페라 <1945>도 대구에서 올려 집니다. 제가 임명장을 받던 날 국립오페라단 사무국장, 팀장들과 서울시 오페라단 이경재단장, 총무, 기획등과 함께 상견례를 위해 점심을 했습니다. 이것을 감사실에서 문제 삼아서 채용5개월 전에 같이 밥 먹었다고 비리라고 판단했습니다.”

또, “제척사유도 공무원 행동강령에 2년 이내 재직했던 단체의 관계자라고 되어있습니다. 저는 서울시 오페라단에 재직한 적도 없고 마지막으로 지휘한 것이 2016년 2월 이였습니다. L씨는 2018년 8월에 채용되었습니다. 법령에도 맞지 않는 억측입니다. 이러다가 보면 오페라계 종사자는 국립오페라단에서 채용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또, 윤단장은 “저는 오페라단장직을 맡으면서 처음부터 문체부로부터 인사청탁에 시달렸습니다. 전 공연팀장 L씨를 복귀시키라고 하고 작품 선정 및 각종 자문위원구성에 간섭을 했습니다.”라고 밝혔다.

 

국립오페라단 이사회는 “A씨 채용 과정에서 일부 절차상 하자가 있었던 건 사실이나, 윤 단장이 오랜 기간 외국에서 예술가로 살아왔기 때문에 한국에서의 행정 경험이 부족한 데서 기인한 것이다. 문체부 감사담당관실에서 의심하는 것처럼 지인을 채용하기 위한 비리 사안이 아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문체부에 전달했으나 결국 반영되지 못했다.

윤 단장은 1999년 독일 기센시립극장에서 지휘자로 데뷔해 활동하다 지난해 2월 국립오페라단 단장에 취임했다. 아시아인 최초로 독일 베를린 슈타츠오퍼에서 어시스턴트 및 솔로레페티토어(Assistent und Solorepetitor)로 활동했다.

 

국립오페라단 하반기 공연 창작오페라 <1945> 프로덕션

 

오페라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 프로덕션

 

국립오페라단 단장 장기 공백 우려, 시스템 재정비 시급하다

 

국립오페라단은 또다시 선장 없는 항해가 시작 됐다. 예술감독 공백 상태인 채 당장 <바그너 갈라>(6.8-9)부터 초연하는 오페라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7.11-14)은 총연출을 안성수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이 맡았다.

윤 단장 해임 논란을 두고 현재 문체부가 국립예술단체장을 임명하는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또한, 종합예술인 오페라의 특성상 성악, 오케스트라, 무용, 합창 등 복잡다단한 여러 장르의 구성원이 다양하고 많은 사람이 연관되어 있어 각 분야와 협력적으로 돌아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페라계의 배타적인 분위기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문체부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특별한 후속 대책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신임 단장 선정을 검토 중이라고는 하나 오페라계 에서는 현재의 예술과 행정을 겸하는 단장으로는 누가 와도 잘 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탁계석 예술비평회장은 “문체부내에서 누구누구 추천받아서 누구 라인에 누구라는 등 현재의 선정 방식으로는 해결이 불가하다. 오페라위원회 구성을 통해 각계 여러 의견을 듣고 2배수 3배수를 계속 올리면 장관이 결정하게 하는 등 선정 방식을 손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페라계 에서는 오페라 인들의 여론이 수렴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팽배하다. 

또한 단장 없이도 스탭만 구성되어 있으면 오페라제작에 별 문제가 없다는 식의 문체부의 안일한 인식 또한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국립오페라단은 반복되는 단장의 공백 사태와 더불어 전용극장화 및 예술단원 없는 조직 내 내부 직원의 전문성 강화가 시급하다. 또한 해체된 국립오페라합창단의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는 시위가 10년째 끊이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한 해결 또한 떠안아야 할 숙제다.

 

임효정 기자

 

=> 이슈_국립오페라단의 과제 에 대한 연속 기획은 계속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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