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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춤으로 그린 인연, 『김묘선 춤인생 50 因緣之舞』

김묘선류 소고춤

 

북소리 들린다. 그윽함에 소리 빛을 더한다. 50년 춤 인생이 숨을 쉰다. 21명 북 가락은 지난 시간을 탐스럽게 깨운다. 김묘선 춤 인생을 오롯이 보여준 『인연지무(因緣之舞)』. 지난 10월 21일(토) 저녁,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인연의 숲에서 하나가 된다.

김묘선 역을 맡은 아이(안소명) 나와 무대 인사한다. 유쾌하다. 귀여운 목소리는 단번에 객석의 귀와 눈을 사로잡는다. 50년 춤 인생 안내자다. 일반 사회자나 영상보다 효과적이다. “진선아, 우리 춤을 세계 곳곳에 알려야 한다.” 스승 우봉(宇峰) 이매방은 사진 속에서 말한다. 

푸른 조명에 백색 장삼이 허공을 지른다. 춤 기억 마디마디를 놓지 않으려는 명무(名舞)는 수행과 동행의 경계를 넘나든다. 두드리며 퍼져나가는 울림은 11명 제자 앞에 멈춘다. 춤 헌정이다. ‘기원무’에 이어진 ‘김묘선류 화선무곡’. 꽃과 여인을 춤과 인생으로 자연스럽게 연결시킨다. 아정하다. 복사꽃 향기 가득하다. 은은한 달빛 향으로 마무리된다.

 즉흥무인 ‘초립동’은 익살스럽게 그지없다. 화려한 의복, 장신구가 일품인 ‘대감놀이’  장단에 춤의 결을 덧대다. 격렬한 마무리 후, 빈천지교(貧賤之交)로 이어진다. 우수 짙은 음색의 소유자 장사익. 그의 노래는 삶이 농축된 하나의 꽃잎이다. 가볍고도 무거운 꽃잎. 이어진 정예진 가야금병창 전수소가 들려주는 악상(樂想)은 우정이란 가슴에 들어 간지 오래다.

살풀이춤

살풀이로 맺은 부부지연(夫婦之然). 살풀이로 화답하다. 오늘 그 춤이 더 절절하다. 운명의 약속이란 이름으로 인연의 꽃이 다시 피어난다. 짙은 그리움은 수건 뒤로 숨는다. 무대를 돌다 소리 없이 떠난다. 이광수는 40년 인연을 ‘비나리’로 축원한다. 구름 사이로 부모 얼굴이 어른거리다. 망운지정(望雲之情)이다. 그리움은 설렘의 옷을 갈아입는다. ‘김묘선류 소고춤’이다. 민족음악원의 반주 속에 김묘선 솔로가 경쾌하다. 축제의 장이다. 군무 흐름이 빨라진다. 조명 무대를 환히 밝힌다. 미래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소망이라는 인연과 함께. 유지경성(有志竟成). ‘뜻이 있어 마침내 이루다.’

승무

하늘이 맺어 준 인연이 춤으로 꽃핀 이번 무대는 프롤로그부터 6장의 인연을 지나 에필로그로 마무리된다. 스승, 친구, 부부, 부모, 자식에 대한 인연의 띠. 길수록 넓을수록 좋으리라. 인연 시리즈 네 번째 이야기, 인연지무(因緣之舞). 반백년 춤 마디에 아롱지다. 곱디고운 춤 빛깔이다.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전수조교, 97호 살풀이춤 이수자 김묘선은 전통무용가로 세계를 누빈다. 한국 전수소를 비롯하여 일본과 미국 세계 7곳에 전수소를 두고 우리 춤 전승과 보급에 하루가 짧다. 그와 맺은 다양한 인연이 하나의 춤으로 태어난 이번 무대는 꿈을 부른다. 소망을 말한다. 춤으로 그린 인연이 있기에 내일은 밝다. 은은한 북소리 다시 들려온다.

 

이주영(인천문화재단 본부장·시인·공연칼럼니스트)

 

승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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