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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 음악의 진실- 바렌보임을 읽다

 

음악의 내용은 오로지 소리를 통해서만 뚜렷하게 표현할 수 있다. 우리가 이미 본 것처럼, 그 어떤 말로 표현하는 것도 단지 음악에 대한 우리의 주관적인 - 어쩌면 심지어 두서없는- 반응을 묘사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음악의 내용이 말로 분명히 표현될 수 없다고 해서 음악에 내용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만일 그런 경우라면, 음악 연주는 전적으로 불필요해지고, 수세기 전에 살았던 바흐와 같은 작곡가들에게 흥미를 갖는 것도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음악의 내용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질문하는 것을 절대 멈추어서는 안 된다. 이 포착하기 힘든 실체는 단지 소리를 통해서만 표현할 수 있다. 이것은 그저 수학적, 시적, 혹은 감각적 내용을 가지고 정의할 수 없다. 그 모든 것들 혹은 그 이상의 것이다. 이것은 인간이기 위한 조건과 관련이 있다. 음악은 인간의 가장 내밀한 생각, 느낌, 인상, 그리고 관찰을 표현하는 인간에 의해 적혀지고 연주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작곡가들의 활동 시기 그리고 그들 간의 뚜렷한 양식적 차이와는 상관없이 모든 음악의 진실이다. 예로써, 바흐와 불레즈 사이에는 삼백 년의 간극이 존재하지만, 두 작곡가 모두 우리가 연주자로써 그리고 감상자로써 현세를 표현할 수 있는 세계를 창조했다. 인간이기 위한 조건은 인간의 선택에 의해 확연하게 큰 것이나 작은 것이 될 수 있으며, 그것은 작곡도 마찬가지이다. 유명한 지휘자 세르주 첼리비다케는 음악이 그 무엇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무엇이 음악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략

- 다니엘 바렌보임(Daniel Barenboim), ‘치유의 음악’ 중에서

 

 

 

뜨거운 열대의 여름을 맞아 더위 속에서 한량없이 무엇도 할 생각이 나지 않는 무력의 시간을 관통하며 음악을 듣고 책을 읽는 것만이 유일의 낙(樂)이 되는 이 계절에, 이 책을 필사하듯 읽는다. 현존하는 최고의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 중 한 명으로 이 시대 최고의 바그너 지휘자로 또, 세계 각지의 순회공연을 하며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다니엘 바렌보임. 그가 2006년 하버드대학의 노튼 강좌에 초대되어 강연한 내용을 바탕으로 그의 60년간의 연주와 교육, 관조의 결과로서 음악과 삶의 연관성에 관한 그의 생각을 책으로 묶은 이 저서에 마음이 간 것은 “음악과 삶의 유사성을 발견하기를 원하는 호기심 어린 마음을 가진 사람, 생각하는 귀로 듣는 지혜를 가진 사람을 위한 것”이라는 한 줄 글귀의 유혹 때문이다. 여름날 아침, 장미 정원에 맺힌 이슬처럼 반짝이는 바이올린 선율이나 멜랑콜리한 이국적 기타 혹은, 아련한 클라리넷 등 온갖 악기의 소리들은 끊임없이 연결되어 기억을 부르고 추억을 부르고 삶의 순간들을 불러온다. 마치 ‘음악에 포함되어 있는 구조, 원리, 법칙으로부터 인생의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이라는 바렌보임의 말처럼.

 

Editor - in -Chief 임효정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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