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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복의 음악

 

음악을 듣거나 글을 쓰는 일, 직접 창작활동을 하는 음악, 미술, 문학 등을 통해서 예술을 매개로 우리는 스스로를 성찰하고 내면을 돌아보는 것이 아닐까.

누군가 “음악에 이념(Idee)이 들어 있는가?” 라고 묻는다. 누구도 시대와 현실의 영향에서 자유로울수 없기에 고통과 고난을 겪으며 갈등하고 투쟁하며 자유와 이상을 향해 한 발 한 발 위태로운 발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일게다. 신년 벽두부터 현실적 이슈가 부산한 가운데 날선 이념과 평화의 메시지가 무성하다.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해 북한예술단이 오느니 마느니 하다 드디어 오게 됐고, 우리는 또 한 번 분단 현실을 실감하며 세계인과 함께 문화올림픽의 개막으로 서막을 열고 새로운 시대의 변화와 마주한다..

음악계에서도 서울시향의 정명훈 사태에 이어 진은숙 작곡가의 퇴진으로 다시 클래식계의 화두가 혼돈한 가운데 윤이상 선생의 이장이 확정됐고, 드디어 진정한 그의 유혼이 고국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통영의 봄 바다가 그려지며 다가오는 통영국제음악제가 더욱 기다려진다. 이러한 때에 윤이상의 책을 다시 펼쳐 그의 음악적 기록을 들추니 새삼 오늘, 작금의 현실과 무관치 않고 진정한 음악적 철학을 확인하게 된다. 홍은미 음악학자가 밝히듯 윤이상과 대담한 루이제 린저의 글은 오늘에도 여전히 유효한 울림으로 다가와 여기 되새겨본다.

1985년 9월 베를린 필하모니가 주관한 ‘베를린 주간’의 개막에 루이제 린저가 부친 강연 원고는 <현 사회에서 음악이 풀어야 할 과제(Die Aufgabe der Musik in der Gesellschaft von heute)> 라는 제목으로 이 시대의 문화적 현상에 대해 해부하며 창작자와 수용자 간의 괴리를 좁히는 미학적 이상향에 대해 호소하고 있다. 그 내용에는 그녀의 예술관에 대한 다음과 같은 이야기들이 나온다.

“음악은 국민 정서와 새로운 사고를 대변해야 한다지만 실은 그보다 한 발 앞서가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현대적인 예술이 항상 처음엔 낯설게 마련이다. 반 고흐의 예를 보라. 예술이란 자고로 시대의 기호를 뒤따라선 안된다....... 국민의 개혁적 요구에 부응하려면 보다 깊은 원류를 탐색해야 한다. 가장 순수한 것은 민속적인 것인데 왜냐하면 그것은 곧 창의적 국민의 기저의식의 발현이기 때문이다. 최신 작품에 인용된 민속적인 것은 다시금 연속성과 전통을 창출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국민의 자의적 요구로서 합당하게 받아들여지게 된다는 명제를 스트라빈스키, 바르토크, 오르프, 라벨, 프로코피에프, 윤이상이 입증하고 있다.”

우리의 창작 예술이 보다 굳건한 민족성의 에스프리를 담은 작품으로 만들어져야하는 당위성이 더욱 요구된다 할 것이다. 또한, 전쟁과 분단 현실, 여타 정치적, 사회적 격동의 시대 속에서 예술가들은 시대를 앞서가며 고난과 역경을 마치 베토벤의 ‘운명’처럼, 헤치고 극복하며 나아간 것을 확인하게 된다. 지금 그 예술가들의 작품이 우리 가까이에서 펼쳐지고 있다. 자코메티, 마리 로랑생, 윤이상,...

 

임효정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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