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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갤러리] 5월의 초대작가_권희연이름 없는 풀들은 풍경을 이루고....

 

자연-낮은 곳, 캔버스에 채색, 40x40, 권희연

 

한국화 작가 권희연의 근작들에는 이름 없는 풀들이 빼곡하게 그려져 있다. 풀들은 형해만 있고 대지의 어느 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렇다고 하늘이나 허공으로 부상하는 건 아니다. 풀들의 생김새는 겉보기에는 풀이지만 자세히 보면 풀이 아니다. 풀같이 생긴 ‘기호’(sign)다. 기호로서의 풀이다. 기호로서의 풀은 뾰족한 끝으로부터 몸 한가운데에 이르러 곡률이 커지다가 하단에서 점차 완만해지면서 끝난다. 가느다란 필획은 오간색이나 오정색을 바탕으로, 대개는 바탕색 보다 밝거나 진한 백(白), 홍(紅), 황(黃)의 곧은 획이다. 빠르게 그은 게 눈에 띈다. 여유 있고 넓은 획으로 완만하게 그은 것도 있다. 전자일 경우는 부감시에 의한 전면화(全面畵)가, 후자일 경우는 평원시와 고원시를 준용하였다.

하늘과 대지를 상하로 나눈 이분화(二分畵)나 그리드에 의한 섹션화(畵)가 특징이다. 이 외에도 우유빛과 다홍을 발염(拔染)한 작품도 있다. 이 가운데서도 전면화가 압권이다. 주로 오간색 가운데서 벽(碧), 홍(紅), 류황(駵黃), 록(綠)을 바탕색으로 백(白), 황(黃), 적(赤) 같은 오정색의 유채선을 사용한다. 풀 하나 하나는 생긴 모습이 전체적으로 유사한지만, 무리를 짓는 맵시에 따라 풀의 만곡과 벡터가 다르다. 다름에 따라서 풀들의 생김이 다양하다. 풀들의 집합은 은하의 거대 공간처럼, 풀 무리의 배후에 존재하는 광활한 태허(太虛)를 느끼게 한다.

김복영 (미술평론가, 철학박사)

 

자연-낮은 곳, 캔버스에 채색, 40x40, 2017, 권희연

 

자연스레 흐르는 풀들은 단색으로 조율되어 하나의 배경, 막, 풍경을 만든다. 구체적인 풍경이 아님에도 넓은 의미의 풍경을 담는다. 실재하는 자연의 세계에서 지표의 가장 낮은 곳에서 시작하는 풀의 기호들을 차용함으로써 자연과의 조화로운 화면을 이루어 나를, 그리고 우리를 투영한 것이다. - 작가 노트 中 

 

권희연 (KwonHee-Yeon)

숙명여대 및 동대학원졸업, 홍익대학 미술학 박사

국내외 개인전20회,(서울,오사카, 큐슈, 북경, 바젤, 청도, 긴자, 하버등)

국제아트페어마니프전외 초대전/단체전300여회

서울미술대전-회화 (서울시립미술관)/ 움직이는 미술관 전 (국립현대미술관) 등

대조영 표준영정 제작-등재번호 86 (문화체육관광부)

고구려고분벽화의 디지털 콘텐츠개발 (한국문화 콘텐츠진흥원)

제 18회 춘추미술상 수상

현재 숙명여대 미술대학 회화과 교수,

 

THE MOVE 5월호 게재

 

자연-낮은 곳, 캔버스에 채색, 20호, 2016-1-1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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