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 연광철이 노래하는 첫 한국가곡 독창회

“올, 겨울, 우리가 잊고 지냈던 이 작은 노래들을 다시 나누고 싶었습니다.

다시, 듣고 불러야 비로소 우리의 노래와 시를 갖는 것입니다”

세계적인 베이스 연광철이 한국 가곡을 노래한다.

낭만적인 서정 가곡과 강렬하고 극적인 통절 가곡, 우리 민요를 바탕에 둔 가곡 등 심금을 울렸던 다채로운 한국 가곡을 엄선한 노래들로 12월 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베이스 연광철 한국 가곡 독창회>를 연다. 세계적인 바그너 해석자 이자 오페라 가수로서 첫 한국 가곡 독창회다.

홍난파의 ‘사랑’, ‘사공의 노래’, 현제명의 ‘그 집 앞’, 조두남의 ‘선구자’, 장일남의 ‘비목’, 김동진의 ‘가고파’ 등 주옥 같은 애창 가곡들과 한국 가곡의 지평을 넓힌 윤이상의 ‘달무리’, 나운영의 ‘달밤’, 이건우의 ‘산’ 등의 명작과 김택수의 신작 가곡 ‘산 속에서’ 등을 통해 우리가 잊고 있었던 추억과 그리운 시심의 세계를 되찾는 시간을 마련했다.

베이스 연광철은 베를린 슈타츠오퍼, 밀라노 라 스칼라, 런던 로열 오페라, 파리 바스티유,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등 세계 최고의 극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오페라 가수다. 1996년부터는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 정기적으로 출연하며 세계적인 바그너 해석자로 자리매김했고, 콘서트와 리트 분야에서도 인상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의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8년, 베를린 궁정가수의 칭호를 얻었고, 2019년에는 키릴 페트렌코가 지휘하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협연하기도 했다.

베이스 연광철의 이번 독창회는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풍월당에서 발매한 음반 <고향의 봄>에서 비롯됐다. 연광철의 음성으로 녹음한 이 음반은 한국인의 삶과 함께해 온 음악적 유산으로서 한국 대표 가곡을 담았다. 풍월당의 박종호 대표는 형식과 취향을 떠나 한국가곡에는 우리 민족의 영혼이 담겨 있다며, 우리 사회와 예술계가 함께 가꿔온 한국 가곡이 잊히고 있는 현실에 경종을 울리고자 이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H2] ‘고향의 봄’_”있는 그대로의 내 이야기”

성악가 연광철은 오랫동안 한국 가곡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말한다.

“오페라에서는 주로 독일왕이나 귀족을 연기해야 하지만, 한국 가곡을 부를 때만큼은 자기 자신이면 된다”며, 특히 이번 음반에서 부른 ‘고향의 봄’에 대해 “이 노래는 정말 고향 충주 산골을 다니던, 있는 그대로의 내 이야기” 라고 말했다.

베이스 가수로서 범접할 수 없는 테크닉과 성량, 작품에 대한 해석력을 겸비한 연광철은 한국인 가수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담아 우리 가곡만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전한다.

이번 음악회에는 음반 녹음에서부터 연광철과 호흡을 맞춘 피아니스트 신미정이 함께 한다. 신미정은 피아노 듀오 ‘신박’의 멤버로 최고 권위의 국제 콩쿠르를 석권한 뒤 최고의 듀오 팀만 참가할 수 있다는 스위스 보스빌 페스티벌에 초청받는 등 최정상의 피아노 듀오로 인정받고 있다. 오스트리아 빈을 중심으로 리트 피아니스트로서도 활동 중으로 우리 가곡에 깃든 시정과 음악적 풍경을 따뜻하고 풍성하게 재현하고 있다.

겨울의 초입에 잊고 있던 우리 가곡의 아름다운 시어와 조응하며 연광철의 보이스로 전하는 작은 노래들을 통해 지친 영혼을 위로하며 살아온 발자국을 찾아가는 고향의 마음을 느껴보는 시간을 기대한다.

. 12.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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