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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영화를 넘나드는 무대 속으로뮤지컬 <시티오브엔젤>

 

뮤지컬 ‘시티오브엔젤’은 1940년대 영화산업의 대명사인 헐리우드에서 유행한 영화 장르인 필림 누아르(Noir)를 뮤지컬화 하며 기존의 뮤지컬 양식과 결을 달리한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 작품이다. 현실과 상상을 칼러와 흑백으로 구분하며 마치 영화 속 인물과 극 중 작가가 상상한 것들이 그대로 무대화 되며 18인조 빅밴드의 음악과 더불어 시원시원한 가창력과 몸을 잘쓰는 배우들의 열연으로 영화와 무대를 몇 번씩이나 순간이동 한 듯한 환경을 만들어 내며 영화적 환타지와 뮤지컬 속 작금의 현실을 대비시킨 마법같은 뮤지컬이다. 1940년대 헐리우드, LA는 세계적인 영화산업의 선두두자로 나서 연일 관련된 숱한 화제가 들끓고 있는 도시였다. 새로운 영화 ‘시티오브엔젤’의 제작이 진흥되는 가운데, 각본가 ‘스타인‘(최재림 분)은 타자기와 시름하며 영화 시나리오를 써내려가고 있다. 그가 작업 중인 시나리오 속 주인공은 로스엔젤레스의 사립탐정 ‘스톤’(테이 분). 그런데 스타인은 잘나가는 영화제작자 ‘버디’(임기홍 분)로부터 시나리오를 자신의 입맛에 맞게 고치라고 사사건건 간섭을 받고 급기야는 엉뚱한 방향으로 치닫고 있는 영화를 목격하고 그의 창작활동은 점점 혼란에 빠지고...

 

1989년 12월 오픈과 함께 브로드웨이를 초토화 시키며 ‘블렉 코메디 누아르 뮤지컬’로 영화와 현실세계를 감각적이고 스펙타클하게, 기능적이고 구조적인 무대기술로 장면마다 볼거리를 충족시키며 다음 해 토니어워즈 6개 부문, 드라마데스크 8개 부문을 수상했던 화제의 검증작이 많이 늦게 한국에 상륙했다. 그동안 독특하거나 작품성과 예술성이 농후한 작품만 고집해 오고 있는 SEM 컴퍼니의 김미혜 대표가 엄선한 작품이어서 더더욱 기대가 큰 작품이기도 했다.

김대표는 그동안 한국에서 공연되었던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 그리고 유럽뮤지컬들과는 결이 다르지만 충분히 감각적이고 새로운 형식의 작품을 물색 중에 작금의 한국 공연계에 결이 다른 새로운 무대 양식의 뮤지컬을 소개하고자 이 작품을 선택했던 것 같다.

글을 쓴 본인은 1989년 12월 초연 때 우연히 브로드웨이에서 본 작품이기도 하지만 2019년 한국에서 스몰라이센스화 된 이 작품은 내가 브로드웨이에서 봤던 작품보다 훨씬 감각적이고 세련되었으며 믿고보는 배우들의 가창력을 겸비한 뜨거운 열연과 풍성하고 다이나믹한 음악적 진행은 그간 보아왔던 뮤지컬보다 단연 돋보였으며 그 흥겨운 선율과 리듬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영화와 현실 세계를 표현해 줄 흑백과 칼라를 비롯한 색체의 향연과 더불어 드라마틱한 무대구현을 위한 무대세트와 무대전환 운용, 또한 영상과 조명, 의상, 분장의 브랜딩 된 콜라보는 영화와 무대를 일석이조로 동시에 즐기기에 충분하게 했다. 특히 카메라 앵글의 조리개를 활용한 무대(이엄지 디자이너)와 영화 촬영장의 카메라워크를 연상시키는 흑백과 칼라의 대비와 시대상황까지 감각적이고 스타일리쉬한 영상(박준 디자이너), 그리고 무대와 영상의 미쟝센을 세련되게 마무리 한 조명(이우형 디자이너), 우아하면서도 고급진 의상으로 조금씩 더 눈길을 잡아둔 세련된 의상(김미정 디자이너)등을 잘 조합 한 연출(오경택 연출)로 프로듀서가 소개하고자 했던 새로운 형식의 감각적 세련미를 무대에 제대로 구축해냈다.

거기에 뮤지컬 ‘더라이프’, ‘스위트 체리티’, ‘포시’, ‘바넘’등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진 작품의 작곡 및 프로듀싱을 한 작곡가 ‘사이콜맨’의 화려하고 신나는 4명의 엔젤들의 즉흥적인 하모니의 스캣부터 시작해 스윙재즈부터 블루스등 모던재즈와 쿨재즈의 스타일리쉬하고 감각적인 재즈의 선율과 리듬뿐 아니라 풍성한 관악기의 배치와 진행으로 음악적 성찬을 만끽하게 했으며 김문정 음악감독과 함께 관악기가 주축이 된 THE MC Orchestra의 18인조 빅밴드의 음악을 즐기는 것 만으로도 짜릿한 전율같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게 했다. 거기에 가창력이 출중한 배우들의 향연은 최고의 절정에 이르게 했다. 특히 여자 배우들의 놀라운 캐릭터 변화와 폭발하는 가창력의 에너지는 단연 압도적으로 객석에 전달되었다. 또한 재즈의 다양한 맛과 리듬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게 한 배우들의 움직임과 사선과 측선의 구도로 볼거리의 새로운 미학을 찾아 낸 안무(홍유선)의 활약도 눈여겨 볼만 했다.

 

또한 배우들의 활약은 역시나 대단했다. 4명의 엔젤(황두현, 이준성, 김찬례, 윤지인)의 재즈 맛의 리듬과 가창을 여과 없이 제대로 발산한 스캣부터 작품을 안심하게 볼 수 있는 재즈적 그루브와 브랜딩을 보여줬으며 주조역들의 제대로 된 역할 활약은 이 작품의 완성에 방점을 찍어 주었다. 스타인 역의 최재림은 자타가 공인한 가창력의 소유자답게 넘버의 소화력은 누구도 넘볼 수 없게 섬세하고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무대를 압도했다. 더불어 섬세한 심리변화와 들끊는 듯 한 감정 표현을 온몸으로 발설하며 종횡무진 무대를 누비며 뜨겁게 한 연기적 에너지는 누구나 인정할만한 신뢰를 구축하며 작품의 중심을 제대로 잡아주었다. 상대역이라 할 수 있는 버디역의 임기홍의 역할창조는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의외성과 무심한 듯 정곡을 찌르는듯한 유머와 시선으로 무장한 블랙코미디의 어휘의 구사와 재치 있는 작품의 숨통을 티게 했으며 결국 사랑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의 중의성을 완벽 빙의하며 연기했다.

또한 버버리코트가 유난히 어울리는 남자 ‘테이’의 뮤지컬적 노력과 달란트에 박수를 보내고 다음 작품을 기대되게 했다. 무엇보다도 1인 2역을 천역덕스럽게 해 낸 여배우 3인방의 호연과 폭발적인 가창력은 이 작품에 확실한 날개를 달아주었다. 도나와 울리역의 박혜나 배우의 트레이드 마크인 폭발적인 가창력이야 익히 알고 있었지만 무대에서 끝까지 책임지는 호소력있는 연기와 표정까지 압권이었으며 칼라와 어로라역의 가희배우 역시 훤칠한 체형과 더불어 시원시원한 가창력과 대사, 몸 잘 쓰는 여배우의 매력을 맘껏 뽐내었으며 무엇보다도 게비와 바비역의 방진의의 안정적인 가창과 연기, 대사와 가사의 명쾌한 전달력과 맛깔스런 표현은, 그 존재만으로도 무대를 탄탄하고 안정적으로 버티는 뮤지컬 무대의 여걸 3인방으로 존재하며 종횡무진 작품에 큰 힘들이 되어주었다.

2019.08.07.~2019.10.20.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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