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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전당 30년, 아트센터인가? 주상복합 쇼핑몰인가?- '예술'의 이름으로 거듭나야
예술의전당 내 입점해 있는 가게들. 카페 테라로사, 레스토랑 벨리니, 아이스크림 가게, 이마트편의점 위드미, 뷔페 트랭 블루, 옷가게, 쥬얼리, 모자가게, 사진관, 편의점 올리브영, 햄버거 CLEF, 레스토랑 모짜르트, 한식당 담, 카페테리아 예, 푸치니바, , 푸드 트럭, 등

 

식당보다 예술공간 확충 필요

전용극장 없는 국립예술단체들, 창작 산실로 기대

 

예술의전당이 올해 개관 30주년을 맞았다. 한국 최고의 공연장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기관인 만큼 다함께 축하할 일이지만, 다양한 축하행사에 앞서 불미스러운 뉴스들이 들려오고, 기왕의 안고 있는 숙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해를 넘기니 마냥 축하할 일만은 아닌 것이다. 요즘 예술의전당을 가면 아트센터인지, 주상복합 상가건물인지 모를 지경이다. 직원 식당과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한 한두개의 식당과 커피숍 정도가 아니라 입구에서부터 각종 상가가 입점해 주객이 전도된 모양새다. 더욱이 순수예술의 예술적 향기로 가득해야할 공연장이 창작 산실로서 예술극장 팩토리가 아닌, 뮤지컬 장기 대관 등과 늘어나는 임대 사업 등으로 상업적으로 변모해가는 형태가 안타깝다는 지적이다.

예술의전당은 30년이라는 시간을 넘어 국민들에게 ‘예술’의 상징적인 존재로 각인돼 왔다. 이제 예술의전당은 30살을 맞으며 외연보다는 본래의 목표와 비전에 입각한 기본적인 내실을 점검하고 ‘예술’의 이름으로 새롭게 거듭나야 할 때다. ‘문화예술 진흥’ 이라는 고유한 기능에 맞춰 지금 예술의전당이 공공극장으로서 당면한 개선되어야 할 몇 가지를 살펴보자.

 

서예박물관 1층에 입점한 한식당 담

 

예술의전당은 상가 아니다

첫째, 예술의전당은 식당가, 쇼핑몰이 아니다. 현재 예술의전당은 식당, 커피숍, 편의점 등이 너무 많아 마치 상가를 방불케 한다. 외관 정면의 전면 유리를 비추는 것은 커피숍(테라로사)이고,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1층 양옆으로 포진하고 있는 테라로사 커피숍과 벨리니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트랭 블루 뷔페, 편의점, 아이스크림 가게, 꽃집, 의상실, 모자가게, 사진관, 쥬얼리샵, 와인가게, 올리브영..까지 쇼핑몰에 온 것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로 많은 상가들. 오페라극장 위로 올라가면 층층이 몇 개씩 식당과 커피숍이 또 있다. CLEF햄버거 가게에 푸치니바, 서예박물관 1층에는 한식당 담, 그 옆으로 모차르트 레스토랑, 그것도 모자라 야외 푸드 트럭까지. 세계 어느 극장에 이렇게 많은 가게들이 있는가. 그 이유가 임대 수익 때문이었고, 100억 가까이 생겨난 임대 수익을 그것조차 모자라 다 소진하고 국민 세금으로 충당했다는 것인데, 이는 심각한 경영상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경영마인드에 있어서도 공공성이라는 기본 책무를 망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많은 상가들이 들어서야 할 자리에는 예술 공간이 있어야 한다. 기념관, 박물관, 상설전시관, 편안하고 자유로운 커뮤니티 공간이 있어야 한다. 30년의 역사를 보여줄 기념관과 그 곳을 스쳐간 수많은 예술가들의 흔적으로 예술의전당에서 예술의 향기가 넘쳐나야 한다. 기념할만한 공간도 없고, 예술적인 기념품 하나 구입할 수 없고, 식당들에 뺏겨버린 자리에서 정작 관객들, 방문객들은 컴컴한 진입로 한 켠에서 서성거려야 하는 상황은 개선되어야 한다. 또한, 대중들을 끌기 위해 음악당 앞 아이스링크를 만들었다는 것도 재고되어야 한다. 예술의전당은 유원지가 아니다. 놀고, 먹고, 마시기 위해 오는 공간이기 보다 예술을 감상하기 위해 찾는 곳이다. 관객들은 바삐 공연시간에 맞추느라 배가 좀 고프더라도, 샌드위치로 때우더라도 좋은 예술의 감흥으로 배가 부르기를 원하다. 대중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방식도 수준 높은 ‘예술’로 끌어야 하는 것이지 놀이 기구로 유혹할 일은 아니다. 방문객이 많아졌다고 성과로 알고 마냥 좋아할 일이 아닌 것이다. 분위기 좋은 예술의전당 식당에 밥 먹으로 오는 사람의 숫자가 증가하는 것이 대중적인 성과는 아닐 것이다.

 

둘째, 대관 위주의 공연에서 창작의 산실로 바뀌어야 한다. 임대업이 아닌, 창작팩토리로 전환해 기획, 제작으로 자생적 창작물을 만들고 확대 재생산 해야 한다. 정체성과 분명한 목표를 갖고 민간이 할 수 없는 상업성이 아닌, 순수예술의 지속적인 프로그램을 추진함으로써 장기적으로 고급한 예술의 대중적 확산에 기여해야 한다. 상업적 뮤지컬의 장기 대관 등도 재검토해야 한다. 영상물 녹화사업(SAC On Screen), 어린이합창단, 가곡 방송 등은 부차적인 일이며, 방송 이전에 공연장으로서 우선할 일이 먼저다. 영상물 사업은 이면에 폐해가 없는지도 살펴야 한다. (지방에서 영상물 상영으로 예술단 공연이 취소되는 실제 피해 사례 발생)

셋째, 국립예술단체들의 오페라하우스 전용극장화다. 전속예술단체 없는 예술의전당이 상주단체로 있는 국립예술단들과의 통합 문제는 오랜 숙제인데, 통합이 힘들더라도 오페라하우스를 전용화함으로서 종합예술극장으로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 극장이 없는 국립오페라단, 발레단, 현대무용단, 합창단들의 대관을 비롯한 제작 과정의 혼선과 불합리한 운용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거니와 조속히 방법을 찾아 극장대 극장으로 세계 교류를 추진해야 한다.

넷째, 자체 기획, 제작 공연을 늘려야 한다. 국가의 예산을 지원받는 공공극장으로서 상업적, 수익성을 우선한 임대, 대관이 아닌,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예술 프로젝트로 순수 예술 확산에 주력해야 한다. 현재 상업적인 뮤지컬 컴퍼니, 전시 기획사와 손잡고 숟가락 얹어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은 재고해야 한다. 민간이 할 수 없는, 공공의 우수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확산해야 한다.

다섯 째, 공공의 시설물은 적합한 심의 절차가 있어야 한다. 예술의전당 내 시설물은 공공미술로서 예술적 차원에서 미관을 해치지 말아야하며, 조각, 설치물 등의 예술작품 설치에는 내부 임직원이 아닌,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적합한 심의기구에 의해 선정하고 이용객 다수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 또한 특정한 예술인에게 특혜를 주어서도 안될 뿐더러 예술가들의 열정 페이로 무상 대여 혹은 기증을 받아 전시해서는 안된다. 필요에 의한 적합한 시설물이어야 한다. 예술의전당의 대외적인 전체 이미지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곳곳에 놓여진 자판기, 오페라하우스 입구 거대한 지휘자 상의 무상 대여 등은 검토되어야 한다.)

 

 

예술의전당은 민간 공연장이 아니다.

순수예술 창작 공간으로 재도약 기대

 

최근 예술의전당은 30주년 기념 엠블럼을 공모해 뽑고 다양한 기념행사를 발표하며 외연을 확장하는 등 이미지 쇄신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지만, 30주년이라는 지점에서 기념행사에 앞서 다른 공연장과 차별화되는 포지셔닝과 그 역할과 임무에 대해 돌아봐야 할 때다. 외연의 확장보다 본래의 목표와 비전에 입각한 역할의 증대로 내적인 개선과 변화가 더욱 필요하다.

예술의전당은 민간 공연장이 아니다. 한국 공연예술의 메카, 전국 200여개 공연장 가운데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의 최고 기관으로 ‘국가의 문화융성에 기여하는 선도적 복합문화예술기관’ 이라는 비전을 갖고 30년째 국가의 지원금을 받으며 운영되고 있다. 2000년 독립법인으로 전환되어 독립적으로 경영해야함에도 지원의 의존도가 높아 국가의 영향력 아래 있다. 더욱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소식으로 예술의전당이 매년 적자로 인해 보유하고 있던 임대보증금 75억을 이미 경비로 다 써버려 빚으로 남은 상태에서 그 손실금을 국가에서 국민 세금으로 메꿔 주었다는 것인데, 기초 순수예술 지원이라는 명분이 아니면 가능한 일이겠는가. 이에 대해 국회예산정책처는 “예술의전당은 자체 수입과 국고보조금에 맞춰 지출 관리가 필요한데, 사업비만 무리하게 줄이면 문화예술 진흥이라는 기관 고유의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밝히며 새해 지원금을 19억 증가해 90억 원으로 늘렸다.

예술의전당이 30년을 지나는 동안 그 안에 담긴 많은 의미 있는 무대와 시간만큼 역사를 간직하고 있겠지만, 앞으로 30년, 300년을 향해 명실 공히 대한민국 대표 공연장으로서 내실 있는 변화의 모습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임효정 기자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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