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교향악단 유럽 투어 공연_바르샤바

신곡 작. 편곡 개발 기획 노력해야

작곡가·대본가 존중 창작풍토 필요

해외공연, ‘아리랑 환상곡’(최성환)이 유일?

지난 8월, KBS교향악단은 한국 오케스트라 최초로 폴란드 쇼팽협회와 체코 브르노 슈필베르크 페스티벌에서 공식 초청받아 유럽투어를 다녀왔다. 8월 20일부터 27일까지 총 8일간의 일정은 한국-폴란드 수교 35주년을 기념해 주폴란드한국문화원(원장 이당권)의 협력으로 <제20회 쇼팽 국제 음악 페스티벌(20th International Chopin and his Europe Music Festival)>에서 2회 공연을, 체코 제2의 도시인 브르노의 슈필베르크 성에서 개최되는 <제25회 슈필베르크 페스티벌(Špilberk International Music Festival)> 에서 1회 공연했다. 

권위 있는 쇼팽협회 최초 초청으로 KBS교향악단은 2019년 ‘한국-폴란드 수교 30주년’을 기념한 베토벤 협회 초청으로 호평을 받은 지 5년 만에 다시 찾은 폴란드 방문이라 더욱 의미 깊었다. 

특히, 첫날인 8월 22일(목) 공연의 포문을 최성환의 ‘아리랑 환상곡’으로 열며, KBS교향악단은 “한국의 전통민요 아리랑을 현대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한 곡으로 서정적인 멜로디와 화려한 오케스트레이션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유럽투어 프로그램에서 유일한 한국 곡이었다.

(https://www.kbssymphony.org/ko/m/concerts/concerts_view.php?number=28526)

​ 연주곡으로는 ▲최성환의 '아리랑 환상곡'을 비롯해 ▲카롤 시마노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 ▲드보르자크 ‘교향곡 제8번’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 ▲시벨리우스 ‘교향곡 제2번’ ▲드보르자크 ‘카니발 서곡’ ▲브루흐 ‘협주곡 제1번’ 등 이었다.

KBS교향악단은 2023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 연주(2023.8.11. 어셔홀, 피에타리 잉키넨 지휘)때는 드보르자크, 차이콥스키로 한국 곡은 연주하지 않았고, 그 외 해외연주 등에 한국 곡은 대개 최성환 작곡 ‘아리랑 환상곡’을 연주하곤 한다. 

KBS교향악단은 오는 11월 9일(토) <제2회 DMZ OPEN 국제음악제> 개막공연(‘오래된 시작’)에서도 올해의 테마에 맞춰 ‘아리랑 환상곡’(최성환)을 연주한다.

 최성환의 ‘아리랑 환상곡’은 북한에서는 해외 순방공연 시 반드시 필수적으로 이 곡을 연주하며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 단체에게도 이 곡을 연주하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국내 여러 기관과 단체들의 해외공연에도 통상적으로 이 곡이 자주 연주되어 레퍼토리의 한계를 보인다. ‘아리랑’은 전국적으로 수많은 유형이 있고, 편곡된 곡들도 많은데, 왜 유독 ‘아리랑 환상곡’이 한국 대표곡으로 연주될까?

‘아리랑 환상곡’은 어떤 곡?

북한 작곡가 최성환이 ‘아리랑’을 1976년경 편곡한 ‘아리랑 환상곡’은 민요 아리랑을 환상곡풍으로 편곡한 곡으로, 풍부한 민족적 선율로 유럽식 오케스트라와 잘 어울린다는 특징이 있다. 북한의 관현악 대표곡으로 로린 마젤이 뉴욕필하모닉과 함께 평양에서 공연하며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북한 작곡가 최성환의 ‘아리랑 환상곡’이 왜 유독 대표적으로 자주 연주되는가에 대해 이소영 평론가는 “로린 마젤 지휘의 평양 공연으로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데다 수많은 ‘아리랑’이 있지만, 민요 형태이기 때문에 관현악으로 편곡한 작품이 많지 않은 탓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민족적 정서를 대표하는 민요 ‘아리랑’은 전국의 각 지방별로 많은 종류가 있다. 대표적으로 진도아리랑, 정선아리랑 등을 비롯해 함경도 단천, 평안도 서도, 황해도 해주, 서울 아리랑, 긴아리랑, 한오백년, 제주도 조천, 경상도 밀양, 동래, 영천, 울릉도, 예천, 상주 등.... 아리랑이 언제 어디서 시작됐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전국의 수많은 지역에서 계속 변형되어 불리어지고 있다.

신(新)악곡 ‘정선아리랑’ _<제2회 대한민국관현악축제> 연주

최근, 아창제를 비롯해 여러 작곡가들에 의해 많은 ‘아리랑’ 곡들이 다양한 버전으로 편곡되는 추세를 보이며 확장되어가는 추세다.

 10월 26일(수) <제2회 국악관현악축제>에 서울시국악관현악단(지휘 김성국)은 양방언의 ‘정선아리랑’(작곡 양방언, 편곡 이정호)을 연주해 선보인다. 

양방언의 ‘정선아리랑’은 평소 아리랑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작곡가 양방언이 정선군의 의뢰를 받아 새롭게 편곡해 신악곡으로 작곡했고, 2014년 국립극장에서 ‘양방언 에벌루션(EVOLUTION) 2014’로 선보인 곡(曲)이다. 양방언은 새로운 곡의 영감을 얻기 위해 정선을 직접 찾아 아우라지, 신동 연포마을 등지를 탐방하며 정선아리랑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노력을 했다고 한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평화예술 홍보대사이기도 한 양방언은 이후 국내외 활동을 통해 정선아리랑의 확장을 이어왔다.

당시, 전정환 정선군수의 소감과 포부는 K-Culture가 세계로 뻗어가는 현재, 방향성에 있어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시한다. 전 군수는 “이번 신 악곡 제작을 통한 세계적인 아티스트 양방언씨와의 협업으로 정선아리랑의 세계화와 대중적 인지도 향상을 위한 접근경로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한편, 양방언의 ‘정선아리랑’은 양방언 작·편곡인데, 작곡과 편곡의 다소 모호한 경계가 있다, 이와 관련해, 김성국 지휘자는 “민요를 주제로 한 여러 작품들 중 편곡의 범주에 들어가기도 하고, 때론 작곡의 범주에 들어가기도 한다.” 고 말했다. 

작곡가 이영조도 “기존의 곡을 전체적으로 새롭게 편곡한 곡은 작곡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시대가 변했다. 젊은 신예 작곡가들과 창작자들의 다양한 아리랑 편곡작들도

많이 나와 있어 리서치하고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레퍼토리를 확장해 나가야 한다.

                                                           ”

국악관현악, 어디까지 왔나?

작곡가들의 ‘아리랑’ 편곡 다수 증가

아창제 발굴한 관현악 연주 활용해야

아리랑의 작·편곡과 연관해 임준희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 작곡가)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임교수는 “예전에는 창작곡이 많지 않았고, 최성환의 ‘아리랑환상곡’은 관현악 연주에 적합해 많이 연주됐지만, 반세기가 지나 이제는 시대가 변했다. 젊은 신예 작곡가들과 많은 창작자들의 다양한 아리랑 편곡작들도 많이 나와 있어 리서치하고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연주회를 기획하는 각 기관과 단체들은 연주회와 조응하는 적합한 곡을 찾는 프로그램 선곡과 작곡가들에 대한 관심으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레퍼토리를 확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아창제를 통해서도 작곡가들의 신곡이 많이 탄생하고 있다.”며, “특히 이정호, 이지수, 등 작곡가들의 작품 활동이 왕성하다.”고 말했다. 이들의 ‘아리랑’ 작품으로는 영화음악 감독. 작곡가로 유명한 이지수의 ‘아라리요’, ‘아리랑 랩소디’, ‘아리랑 콘체르토’, 이정호의 ‘J아리랑’ 등이 있다.

에필로그:

변화하는 시대에 부응한 ‘아리랑’ 곡의 다양한 작품 발굴과 더불어 레퍼토리 확장에 대한 니즈가 강조된다. KBS교향악단을 비롯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등 연주단체들의 해외투어 공연시 프로그램에도 신선한 변화의 바람이 필요하지 않을까? 

다양한 신곡 양산에 대한 리서치로 서양 클래식 곡과 더불어 ‘아리랑’을 비롯한 한국 창작곡에 대한 선곡 확대 및 발굴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작곡가와 대본가 등 창작진에 대한 관심과 조명이 필요한 때이다. K-Culture의 시대가 아닌가.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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