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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악기 나의 음악] 이선희_거문고 "모든 인(因)이 강력한 연(緣)으로 승화 반복."개인 예술의 다양성이 충만할 때, 예술의 발전 있다
이선희 _거문고

필자는 거문고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몇 가지 개인적 경험과 생각을 중심으로 이글을 전개하려 한다.

1. 거문고 소개 2. 거문고를 통한 나의 삶과 기억에 남는 연주 3. 거문고 연주가라면 또는 거문고 감상자라면 기본적으로 감상하면 좋을 고전음악 4. 거문고 음악의 전승 문제에 대한 나의생각 5. 나의 거문고 미래

 

 

거문고의 구조와 특징

거문고는 장방형의 몸통에 높이가 다른 16괘를 왼손가락으로 운지하여 음정을 내고, 오른손은 술대로 개방현과 운지현을 오가며 소리를 낸다. 술대로 줄을 내리치거나 뜯고 익여 내는 주법이라 창작곡에서는 유율 타악적 요소로도 쓰인다. 거문고는 음역이 꽤 넓다. 3옥타브의 음역을 통해 저음, 중음, 고음의 음색을 모두 표현할 수 있다. 악기 줄 굵기가 순차적이지 않고 모두 다르기 떄문에 줄의 음색이 어우러져 매우 웅장하고 강렬한 울림을 준다. 또한 줄 굵기의 다름이 기능과 상징을 가진다는 점에서 매우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전통가곡의 거문고 악보를 분석해보면 이 줄의 기능을 조합해서 음악적 기능을 만들어 다양하게 사용됨을 확인할 수 있다. 6현 전통 거문고는 4줄 개방현과, 유현과 대현 2줄의 운지현으로 가락을 만들어내는데, 요즘은 여기에 3개의 개방현이 추가된 9현을 사용하여 표현의 폭이 더 넓어졌다. 아래 사진에 왼쪽은 9현 거문고 오른쪽은 6현 거문고이다

 

 

나와 악기에 대한 인연 그리고 기억에 남는 연주

국립국악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시작된 거문고와의 인연(因緣)은 내 인생을 새로운 차원으로 안내해주었다. 모든 인(因)이 제대로 된 연(緣)으로 이어지려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국악고등학교 시절 연주

나의 인생은 우연처럼 다가온 인(因)을 강력한 연(緣)으로 승화시키는 과정을 반복하고 발전시키면서 살아온 세월이랄 수 있겠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거문고였지만, 이 악기는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나아가 나의 음악을 통해 사회 공익에 어떻게 이바지할 수 있는지 늘 생각하며 살고 있던 차에, 잊지 못할 연주 기회가 찾아왔다. 2016년 세월호에서 하늘의 별이 된 아이들을 위한‘침묵’이란 거문고 협주곡이다. 나는 위로와 추모하는 마음으로 연주하였다.

 

침묵_협연

https://www.youtube.com/watch?v=S5TvH5YJR6U<침묵>

 

또 하나의 잊지 못할 연주는 2020년 코비드가 창궐했을 때 미국에서 시작된 인연이다.

University of San Diego대학 Christopher Adler 교수가 나의 곡‘2020수연장’을 그의 온라인 연주회를 통해 초연해 준 인연이다. 나는 2020년에 역병으로 고통받는 인류를 위해 무병장수를 축원하는 뜻으로, 이 곡을 썼고 Christopher Adler 교수는 어떠한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예술정신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잊지 못할 온라인 연주회였다. 태국악기 Khaen, Contrabass, 거문고, 3중주로 쓰여 진 이 곡을 각자 녹음해서 편집하고 초연해주었고, 나는 이 연을 2021년 6회 앙상블 The Geomungo정기연주회‘Beyond Time & Space’, 2022년 7회 앙상블 The Geomungo 정기연주회 ‘향강’의 연(緣)으로 이어졌다.

 

태국악기 Khaen으로‘2020수연장’을 연주하고 있는 Prof. Christopher Adler

https://www.youtube.com/watch?v=4-ygRgluNrw

 

 

2020년 미국에서 인연이 된 작곡가들의 작품을 연주한 제6회 앙상블 The Geomungo정기연주회무대.

https://www.youtube.com/watch?v=jT-S8R5oQOE

 

 

Christopher Adler의 곡‘ A city in Amber’의 곡을 연주하는 사진 

역병에 사람들은 잠시 우왕좌왕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다시 활기를 되찾는 도시의 정서를 표현한 곡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Z3nv-fn47fo&t=2301s <향강>

‘2020수연장’을 2022년 동서양의 현악기로 다시 편곡하여 연주 한

제7회 앙상블 The Geomungo 정기연주회

 

 

 

거문고 음악의 고전, 영산회상(靈山會相 거문고회상)과 거문고산조(散調)

고전이란 시대를 초월해 들어도 변함없이 좋은 음악 아니겠나. 내가 생각하는 거문고 음악의 고전음악은 영산회상(靈山會相 거문고회상)과 거문고산조(散調)를 추천한다. 거문고 연주자라면 이 두 음악을 관통해야 하는 중요한 관문이기도하다.

거문고회상이라고도 불리는 이 음악은 매우 느리게 시작해서 흥취 있게 빨라지는 총 13곡의 모음곡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모두 연주하면 1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나는 이 곡을 연주할 때마다 한반도에 흘러왔던 여러 외래음악과 향토음악이 만나 새로운 향악이 되는 민족적 독창성을 느낀다. 그 안에 외래음악의 파생 흔적을 느낄 수 있는데, 우조와 계면조라는 조성의 변별을 통해서 음악적 계열이 다름을 확인할 수 있다. 거문고 독주로 시작하는 상령산을 시작으로 한반도를 흐르는 독창적 역사가 만들어 낸 천년만세까지 감상해보시길 제안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YiLExU4TQuE <정농악회의 가진회상>

 

지방마다 사투리가 있듯이 영산회상도 지역과 연주자마다 다른 연주법을 가진다는 점에서 다양한 연주 스타일을 감상할 수 있다. 이를‘향제풍류’또는‘민간풍류’라 지칭하는데, 아래 링크에 소개하는 음원은 영산회상 중‘계면가락도드리’는 신쾌동 스타일의 연주한 버전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xNvwyYS4w6E <신쾌동류 계면가락도드리>

 

나는 음악사의 발전이 인간이 자유롭고 풍요롭게 해방되는 과정이라고 생각된다. 종교적 엄격함으로 출발했던 음악들은 다양한 표현의 장치인 선법, 장단, 성음을 만들어냈고, 그 안에 인간의 희노애락을 담아냈다. 결국, 산조라는 독창적 음악 양식이 탄생 되었고, 다양한 감성을 새로운 질서와 다채로움으로 재구성했다. 거문고산조는 한갑득류, 신쾌동류가 국가 무형문화재 제16호로 지정되었으며 오늘날 훌륭한 무형 유산으로 전승되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0JDwPb8TcJI < 한갑득 거문고 산조>

https://www.youtube.com/watch?v=eQEwHhietGk <신쾌동 거문고 산조>

 

 

나의 스승님 竹村 조위민 선생님

스승과 제자의 전승은 고귀함의 가치를 알아보는 안목과 소명 의식이 필요하다. 제도가 인간을 모욕하지 않고, 인간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때 훌륭한 전승의 맥이 이어지리라 생각한다. 이것이 선행된다면 방법론은 자연스럽게 도출 될것이라 생각한다.

여기서 나의 스승님 竹村 조위민 선생님의 가르침을 나누고자 한다. 이 말씀은 연주자로서 깊이 음미해볼 만한 귀한 가르침이라 생각한다. 

1. 자연의 소리를 들어라

 2. 침묵의 소리를 들어라 

3. 영혼의 소리를 들어라. 

소리를 내기 전 깊이 들어야 함을 가르쳐 주신 나의 스승님께 존경과 사랑을 하늘에 올리고 싶다.

 

 

거문고로 하고 싶은 일

예술은 자유로운 상상이 많을수록 좋다. 개인 예술의 다양성이 충만할 때 예술의 발전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거문고로 경계를 허물고 세상과 다양하게 소통하고 싶다. 강하게 충돌하지만, 다시 스며들고 다시 생성하는 음악인으로 살아갈 것이다.

 

 

글 이선희

국악학 박사·국가무형문화재 제16호 한갑득류 거문고산조 전수자 ·

앙상블 The Geomungo 대표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지도단원

 

 

 

강영우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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