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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춤으로 조각한 삶_GARIMDA Dance Company2019 가림다댄스컴퍼니 정기공연, 남성 안무가 무대
<人in人3>_최재혁 안무

세 명의 남성 안무가 작품으로 초여름밤은 상쾌했다. 가림다댄스컴퍼니 정기공연(6.14~15, 서강대 메리홀)이 보여준 열정의 무대 때문이다. 작년 6월, 이지희 현 가림다댄스컴퍼니 대표를 비롯해 이주현, 이예진 세 명의 여성 안무가 작품 잔향이 선연하다. ‘Leading Sprit’이란 타이틀이 무대를 통해 또렷이 발산했었다. 작년의 유의미한 예술적 성과는 올해 무대에 대한 기대로 자연스럽게 이어져 발걸음을 재촉했다.

첫 문은 최재혁 안무 <人 in 人>이 열었다. 거튼 막이 내려져 있다. 6명의 무용수가 등장한다. 숨바꼭질, 말타기놀이 하는 모습 등이 보인다. 유희는 시간을 소환하다. 순수함의 소환이다. 어릴 적 친구들과 노는 것 만큼이나 순수함 가득한 게 있을까. ‘人 in 人’이란 제목이 주는 의미처럼 이 작품은 사람으로 시작하여 사람으로 마무리된다.

안무자는 피난과 안식에 주목했다. 누구나 삶 속에 지칠 때가 있다. 안식처, 피난처가 필요하다. 투우사와 결전을 치른 소가 한 켠에서 쉴 수 있는 우장(牛場). 바로 그곳이다. 스페인어로 ‘퀘렌시아(Querencia)’로 불린다. 무대와 객석 공간을 18개 미러볼(Mirror Ball)이 채운다. 볼은 바스락거리는 자연의 숨소리를 담았다.

자연은 사람에게 위안을 주는 안식처로 그만이다. 안식의 등불이 공간을 채울 때, 무대 우측에선 빨간 의상을 입은 여자 무용수 움직임이 깊다. 심플하면서도 유연한 7명의 하나된 움직임이 이어진다. 피난의 일사불란함인가? 또 다른 피난처를 찾는 것일까? 중독성 있는 음악 속에 움직임이 연속된다. 7명의 무용수가 넘어지며, 미러볼이 올라간다. 담백하되 농밀함 가득하다. 안식에 대한 성소(聖所)를 미러볼 장치와 여자 무용수의 내밀한 움직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위안(慰安)을 위안한 무대다.

 

<Inside of Human 1> _권민찬 안무

두 번째 작품은 권민찬 안무 <Inside of Human>이다. 이 작품은 ‘관계’를 말한다. 수많은 관계 속에서 사는 삶. 고독과 열정, 슬픔과 환희도 관계를 통해 맺어지고 흩어진다. 인간 군락이 만들어 낸 삶의 언덕은 오죽하겠는가.

4개 영상 기둥 사이, 5명 무용수 움직임으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관계의 관계를 관계로 상정한 관계학 개론이다. 얽히고설키는 삶의 결을 안무자만이 가진 독창적 시각으로 담아내고자 했다. 관계에 대한 고민을 순환의 욕구로 증폭시켰다. 멈추지 않는 순환의 명제는 삶의 톱니바퀴를 쉼없이 달린다. 톱니바퀴 운행은 정확한 방향과 적절한 속도가 요구된다. 삶의 바퀴는 헛돌아선 안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르게 진화했다> _전혁진 안무

마지막은 전혁진 안무 <우리는 다르게 진화했다> 무대다. 익숙함과 낯섬이 공존하는 인생. 변화의 줄은 양단을 오간다. 진화라는 이름으로 표징된다. 현시대의 진화를 그려보고자 한 이 작품은 춤으로 진화를 조각했다. 진화의 속도, 힘, 대상까지 고민한 결과다. 진화를 진화시켰다. 제목처럼 다르게, 또 다르게 진화시킨다. 그 장치를 효과적으로 처리한 일등 공신은 오브제, 의자의 활용이다. 정돈된 움직임과 의자의 교차는 진화의 변신을 카멜레온처럼 수용했다. 사다리처럼 의자를 쌓았을 때 진화는 정점을 찍었다. 의자 속에 들어간 여자 무용수가 응시하는 세상. 그 세상은 진화의 대상이자 주체다.

‘앞선 정신’이란 의미가 담긴 ‘가림다’ 뜻처럼 세 명의 안무가가 보여준 실험과 창조의 무대는 당당히 그 이름 앞에 설 수 있다. 내년 가림다댄스컴퍼니 40주년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이주영 (공연칼럼니스트)

고려대 문학박사, 시인, 대본작가, 공연칼럼니스트

前) (사)조승미발레단 기획홍보실장, (재)세종문화회관 기획, 국립극장 기획위원

 

THE MOVE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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