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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영화를 보는 경험이 더 중요하다 _김홍준 충무로뮤지컬영화제 예술감독관객들과 함께 보는 영화적 경험에 대한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이 하나의 가치다
김홍준 예술감독(CHIMFF)

 

한국영화의 놀랄만한 성장은 국내 최초 ‘뮤지컬영화제’라는 이색영화제를 전개하기에 이르렀다. 한국영화의 동의어로 불리는 ‘충무로’의 충무아트센터에서 올해 3회째 맞는 <충무로뮤지컬영화제>의 예술감독으로 고전 영화를 재해석하고, 뮤지컬전문극장인 충무아트센터의 인프라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새로운 레퍼토리와 장르로 탐색을 시도하고 있는 김홍준 감독을 만나본다. 올해 더 많은 관객과 만나기를 기대하며 뮤지컬과 영화의 접목으로 젊은 예술인력들이 만나서 소통하고 교류하며 동시대를 같이 호흡하기를 꿈꾸는 그의 희망에 귀기울여본다.

 

  

 

젊은 인력들이 영화제에 와서 자연스럽게 만나고 같이 호흡할 수 있는 것, 내가 5년차에 하고 싶은 목표다.

                         ”

 

 

 

Q. 지난해 호응에 이어 올해 3회째 맞는 영화제가 어떤 변화가 있을까?

계획대로 잘 가고 있고, 프리페스티벌까지 하면 이번 4번째인데, 반응이 좋아 올해까지 3회째 왔다. 1.2회는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처음에 계획했던 것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또 기대보다 성과가 좋았던 것은 타이밍이 뮤지컬영화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이나 선입관이나 편견 등을 깰 수 있는 그런 계기들이 생겼다고 본다.

지난 해 <라라랜드>가 뮤지컬영화에 대한 대중적인 거리감을 없앤 것 같고, 영화제에서 싱얼롱 하면서, 작년은 라라랜드를 키워드로 세웠고, 시카고, 맘마미아 등이 뮤지컬로 성공한 것을 영화로 만들었다면, 대중적인 상상력에서 중심에 들어오게 되는 것, 그런 계기가 될만한 것이 없을까 해서 개막작을 88올림픽을 계기로 한 다큐멘터리영화 <손에 손잡고>를 선택했다. 영화와 공연이 결합된 씨네라이브로 한다는 것이 화제가 되지 않을까?

 

- 충무로뮤지컬영화제의 정체성과 특색이라면

 

신작 위주가 아닌, 고전 뮤지컬영화들을 가지고 프로그래밍해서 어떻게 관객들의 흥미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인가를 매년 고민해야 한다. 상상력이 필요한데, 그렇다면, 한걸음 나아가 뮤지컬이라는 복합장르가 갖고 있는 질적인 부분은 영상과 결합시킨 새로운 융복합으로 장르를 우리 영화제에서 실험해보고, 그런 시도가 있다면 발굴해서 대중화시키면 좋겠다, 그런 것이 우리 영화제의 중요한 정체성이 되겠다, 영화제의 명칭을 붙였지만 영화제의 예를 넘어서는 영화제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또한, 충무로라는 것은 이 영화제가 가능한 이유로, 중구문화재단이 중구라는 지역 속에 옛 한국영화의 중심지였던 충무로가 있고, 또 충무로 라는 명칭이 한국영화의 동의어로 쓰이고 있기 때문에 한국영화, 특히 고전영화에 대해 존경을 바치는, 또 그 영화들이 현대의 관객들에게 맞게 적응해야 되는, 지금은 작은 영화제이지만 굉장히 많은 이슈들이 포함이 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 올해의 목표라면

 

작년까지의 관객층을 고려해볼 때, 3부류의 관객층으로 나뉘는 것 같다, 시네필과 뮤지컬 매니아, 중구 구민들과 서울시민들로. 시네필- 새로운 영화들, 거장들의 신작, 취향예술 영화 취향에 따른 핵심 지지층인, 상업적인 의미에서 예술영화를 포함한 관객층이 있고, 두 번째 관객은 뮤지컬 매니아들, 충무아트홀이라는 곳이 창작뮤지컬의 산실이자 공연장으로서 충무아트센터에서 뮤지컬을 한다는 것에 납득이 가는 관객들, 그리고 세 번째는 중구의 구민들과 서울시민들이다. 문화생활로서, 예술축제로서 즐기는 관객들층이겠다.

 

프리페스티벌부터 지금까지 과연 이 중에 누가 반응할 것인가?가 주요 관심사였는데, 흥미로운 것은 역시 뮤지컬 관객들이 가장 참여율이 높았다. 오히려 시네필들은 관심이 없거나 존재를 잘 모르거나 사이드층이다. 구민들은 궁금해서 찾아왔다가 행복한 표정으로 만족해하며 나가는 것 같다. 축제는 지역 주민들의 지지가 중요한데, 다른 영화제에 비해 빨리 성취될 수 있었던 것 같다.

5회쯤 가서는 규모나 운영면에서 완전해지지않을까 하는데, 3회째인 올해는 좀더 관객의 외연을 넓히면 좋겠다. 이 영화제가 규모는 크지 않지만, 개별 작품을 CGV 등에서 보는 것과 충무아트센터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다. 그런 관람 경험에 대한 것들을 관객들이 인지하고, 와줬으면 좋겠는데, 올해는 인지도를 넗혀서 충무로뮤지컬영화제를 몰라서 못오는 관객들의 안타까움이 없게 발길을 끌어보자는 것이 목표다.

 

- 올해 특색 있는 영화들이 많아 흥미롭다.

 

거창하게 말하면 지금은 전 세계 모든 영화들이 혼란을 겪고 있는 시대다. 이전에는 영화제가 아니면 그 영화들을 볼 수 없었고, 영화제에 가서 그 영화를 처음 보고, 칸느나 베니스 같은 영화제들은 지금도 그런 가치를 굳건히 지키고 있고, 가치를 소화하려고 하는데, 그러다보니까 이제 칸과 넷플릭스의 갈등 같은 것도 생겨난다. 그렇지 않은 항상 생존과 관객과의 관계를 고민해야 하는 영화제의 경우는 단순히 영화제가 영화를 보는 곳이라면 존재 의미가 점점 약해져가는 간다고 볼 수 있다. 영화를 볼 수 있는 방법도 다양해지고, 특히 이런 고전영화 들의 경우가 그렇다. 

그렇다면, 뮤지컬영화제인 우리의 생존양식이랄 수 있는데, 영화제가 당연히 영화가 중심이고 관객과 영화가 만나는 것으로 축제의 성격은 변함이 없다는 생각이지만, 점점 더 영화 자체를 보는 것 보다는 영화를 보는 경험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 영화를 보는 ‘경험’은 어떻게 다른가

 

축제라는 것이 그렇지않나? 일종의 해방구랄까? 공동체가 만들어져서 일상을 벗어나서 그 안에서 룰이 통용되다가 끝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 이것이 더 중요해진 것 같다.

똑같은 영화를 충무로뮤지컬영화제에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관객들과 함께 보는 것과 개인이 집에서 혼자 다운받아 보는 것은 분명히 차이가 있을 것이고, 그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이 하나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는 시네필들에게, 나 자신의 고백이기도 한데, 침프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상대적으로 뮤지컬영화에 대한 관심도 적었다. 진지한 시네필들, 작가주의적 영화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뮤지컬영화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는 영화였다면, 올해 3회 영화제에서 컨셉이 ‘그들 각자의 뮤지컬’인 이유다.

 

- “알란 파커 감독이 뮤지컬을?”

 

시네필들, 그들이 생각하는 거장들, 혹은 독특한 개성을 가진 감독들이 한번쯤은 뮤지컬영화를 만들어봤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 영화 자체도 호기심에서 볼 수도 있고, 또, 예를 들어 <에비타>를 뮤지컬팬들에게는 ‘그 뮤지컬을 어떻게 영화로 만들었을까?’를 보여준다면, 시네필들에게는 알란 파커 감독이 만들었다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알란 파커 감독이 뮤지컬을 찍었단 말이야?” 그런데, 거기 마돈나가 나와?

 

- 그런 점에서 이번에 <그들 각자의 뮤지컬> 이라는 섹션 이름 자체가 패러디라고?

 

칸영화제가 60주년을 맞았을 때 전 세계의 칸이 좋아하는 감독들(36명) -켄 로치, 로만 폴란스키, 라스 폰 트리에.. 등에게 짤막한 3-4분짜리 영화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는데, 주제가 ‘극장(영화관)’이었다. 그 영화를 다 모아서 영화제때 상영하기도 했는데, 그 프로젝트 이름이 

<그들 각자의 영화관> (원제: Chacun son cinema ou Ce petit coup au coeur quand la lumiere s'eteint et que le film commence (To Each His Own Cinema) , 2007년, 상영시간 110분>이었다. 영화를 뮤지컬로 바꾸어 ‘그들 각자의 뮤지컬’로 했는데, 거장 감독들이 뮤지컬영화를 만들었다는 말로 해석하면 된다. 고전영화를 상영할 때는 재해석하고 어떻게 프로그래밍할 것인가가 관건인데, 그래서 올해의 키워드는 ‘마스터(Master)’다.

 

-  'Master'들의 뮤지컬영화가 갖는 의미라면

 

고전영화들이 새삼스럽게 지금 보면은 그 당시에는 단점이었던 것들은 덜해지고 그 자체가 역사적인 기록으로 요즘은 보기 힘든 영화가 된다. 가령 폐막작 <맨오브라만차>(아서 힐러 감독, 1974년작) 경우 그래서 뽑은 건데, 유난히 한국뮤지컬팬들에게는 사랑받는 작품이기도 하고, 또 폐막작은 다같이 모여서 긴장도 풀고 자축하면서 내년을 기약하는 자리니까 남녀노소 다같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서다.

 

작년 폐막작 <레 미제라블: 25주년 특별 콘서트>는 사실, 별 기대가 없었는데 예상치못하게 무척 감동적이었다. 우리도 언젠가 저런 기념 무대를 가질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작년에 폐막작 같은 경우 호응을 받았지만 처음에 반대도 많았다. 영화라는 것을 고전적으로 생각하면 공연을 찍은 영상을 영화라고 볼 수 있냐?는 것이었는데, 중요한 것은 우리가 뮤지컬영화제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고, 뮤지컬에 대해서는 최대한 포용하자는 거다. 우리나라에서도 자극이 돼서 영화제가 하나의 촉매가 될 수 있다고 본다.

 

 

- 일반적으로 영화제는 미리 상영함으로 해서 홍보 등 기대효과가 있는 것에 비해 침프는 다르다고 생각됩니다만

 

다르다. 오히려 침프는 자체적으로 만들어 내는 작품으로 올해는 3개가 있는데, 시네라이브<손에 손잡고>, <별들의 고향>을 그 반대로 하는 음악은 새로 녹음하고, 성우가 더빙하는 것이고, <낭독공연-저하늘에 슬픔이>는 시나리오를 가지고 낭독공연하고 영상을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다양함이 있다. 이런 것들은 흥미로운 영화적 경험이 되기도 하지만, 하나의 레퍼토리가 되면 좋겠다. 하나의 예로서 프리페스티벌 때 이만희 감독 특별전할 때, <만추> 영화가 남아있지않고 시나리오만 있어서 그 시나리오를 가지고 낭독공연을 했는데, 그 극단이 이후 <만추> 낭독공연 전문극단이 되어서 공연을 계속하고 있다.(산울림극장) 

이것은 어떤 하나의 새로운 장르가 된 경우다. 물론, 제한된 예산과 인원을 갖고 우선순위가 있어야겠지만 영화제가 갖는 공공성으로 생명력을 가지려면 뮤지컬영화계나 한국영화계나 무엇인가 기여하는 바가 있어야하는데, 방법 중에 하나가 이렇게 새로운 포맷 혹은 장르를 한국영화라는 콘텐츠를 가지고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개막작 <손에 손잡고>는 다큐멘터리에 가수들의 라이브 음악이라니, 새로운 시도인가

 

라이브시네마 섹션에서 작년 경우, <시카고>는 무성영화라는 점인데, 한국영화가 아니라는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올해는 올림픽이라는 다큐멘터리에 라이브음악을 넣는다는 것은 사실 아무도 생각해보지 못한 거다. 비하인드 스토리인데, 이걸 기획한 건 작년 말쯤으로 그때는 정치적인 상황 변화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개막작을 보면 알겠지만 그 다큐가 굉장히 감동적이다. 단순한 스포츠 다큐가 아니라 임권택 감독님이 소박하면서도 절실한 더 이상의 분단의 비극이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역사적 의미가 담겨 있고, 이 속에서 메시지는 요즘 우리나라 사람 누구나 생각하고 평화에 대한 것이어서 오히려 시류에 영합하는 것 아니냐고 하면 어떡하지? 싶기도 하다.

 

 

- 한국영화의 성공 신화에 대한 요인이 있을 듯하다

 

한 나라의 영화가 비약적인 발전을 하려면 여러 가지 요인이 있어야 한다. 배급망, 정책, 탤런트(재능있는 영화인), 교육기관, 자국민의 애정과 관심, 양질의 자본들, 공교롭게 1900년대 말-2천년도 초에 이런 요인들이 한꺼번에 맞아떨어졌다. 물론 스크린쿼터제를 둘러싼 영화인들의 의식, 국민들의 재인식, 정치계의 네트워킹 등이 정책의 선순환 구조, 국내 자본의 멀티플렉스 상영관, 영진위 설립으로 정책적 지원 등이 모범 사례이긴 하다.

이런 것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게 됐다. 그것이 20여년이 지난 지금 보니까 뮤지컬업계에 그런 일이 벌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 최근 뮤지컬계가 다소 주춤한 추세인데, 한국영화처럼 뮤지컬이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요인이라면

 

 뮤지컬영화제를 통해 뮤지컬계 분들과도 만나면서 느끼는 점은 90년대 중반에는 이제 막 한국영화가 꿈틀할 때, 초반부터 그러 움직임이 있었는데, 영화를 한다는 것 자체가 크게 자랑할만것도 아니고 하던 때에 일종의 시네필 문화가 있었다.

영화가 좋아서 영화를 하겠다고 뛰어드는 젊은이들 네트워크가 있었고, 그게 딱 우리 세대들인데, 그런 열정과 인력들이 지금의 한국영화를 만들어가는 문화의 원동력을 제공했던 세대들이다, 지금의 한국영화는 안정기에 접어들어 그런 것이 안보이는 반면, 오히려 뮤지컬계에서는 특히 젊은 친구들의 열정과 에너지가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좀 더 결속력 있는 네트워크가 형성된다면 우뚝 성장하지 않을까? 분명 재능과 기반과 지지하는 대중들이 있다고 본다. 조금 건방진 이야기일지몰라도 충무로뮤지컬영화제가 지금은 분리돼 있는 영화인들과 뮤지컬 인력들, 그리고 지금은 막 출발하는 젊은 인력들이 영화제에 와서 자연스럽게 만나고 같이 호흡할 수 있는 것, 내가 5년차에 하고 싶은 목표다.

 

임효정 기자

 

 

 

 

 

김홍준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인류학과 졸업

미국 템플대학교 인류학과 문화인류학 박사과정 수료

 

1993 <서편제> (임권택 감독) 조감독

1994 <장미빛 인생> 각본, 감독

1996 <정글 스토리> 각본, 감독

2002-2006 <나의 한국영화> (연작) 기획, 감독

저서: <영화에 대하여 알고 싶은 두세가지 것들>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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