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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것' 대표할 창작 레퍼토리 없다

 

 

평창동계올림픽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스포츠와 문화가 만나는 곳, 세계인들이 함께 모여 축제를 펼치는 잔치에 손님맞이 문화행사 준비가 한창입니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붐업을 위한 문화올림픽에서 우리는 치명적인 결함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우리 것을 자랑스럽게 펼칠 준비가 안되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국가의 대표적 국립예술단체인 국립오페라단, 국립발레단에서는 한국적 정서를 담은 창작 예술, 우리 문화의 정수가 깃든 완성된 작품이 없어 다급히 외국 작품을 가져와 흉내 내고, 아예 통째로 빌려와 무대에 올렸습니다.

올해는 한국오페라사 70주년 되는 해입니다. 국립오페라단과 국립발레단은 1962년 창단했으니 올해 창단 56년째 됩니다. 그동안 창작품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고, 국립오페라단은 <처용> <천생연분>에 이어 지난 해 막바지에 우리 문학을 토대로 <봄봄 ∙ 동승>을 무대에 올렸고, 국립발레단은 창단 초기 몇 작품 이후 지금까지 공연되는 한국적 소재의 작품으로 <처용> <왕자 호동>이 해를 건너뛰며 공연될 뿐입니다. 한국적인 작품으로 우리 것이라 할 창작이 단지 전통 설화나 옛것에 있다고만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오늘의 시대상을 담은 우리의 고유한 정신과 혼이 담긴 우리의 대표적인 창작품은 꾸준히 발굴하고 만들어져서 이야기되어야 할 것입니다. 50년, 70년이 지나도록 국립예술단에 이렇다할 완성된 창작 레퍼토리가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전통의 계승과 발전의 흐름에서 면면히 이어오는 국악의 현대화 바람에 국립국악원에서도 꾸준히 창작 음악극을 만들며 <현의 노래> <꼭두> 등의 무대로 실험하고 있는 중이지만, 여전히 아직 선뜻 내보일 대표적인 창작품이 없다는 것입니다.

올해 사회적 트렌드의 키워드는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합니다. 인간의 역사가 변화에 대한 도전과 응전의 결과로 이루어졌다면, 그 변화의 물결에 대처하는 능력은 미래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에 의하면 농업혁명, 산업혁명, 지식혁명에 이어 제4의 물결은 보다 지능화된 융복합기술로 그 대표적인 것이 인공지능(AI)라고 하는데, 결국은 지성(intelligence)이 가장 중요한 핵심으로 대두되고, 이 지적인 능력은 결국 인간 근원의 물음으로 다시 되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인류의 기술과 인간의 잠재 기능이 개발되며 그 기술의 발생은 인간의 자의식을 유도해 결국은 감성과 영성을 부르고 자연히 생명과 존재의 근원을 자문하게 됩니다. 나의 존재의 아이덴티티, 그것은 결국 우리 것의 근본으로부터 나오는 것일테니까요. 우리의 혼과 사상이 담긴 한국적인 것의 심원한 미적 감성은 어디로부터 오게 될까요? 독창적인 정신과 문화가 뿌리박힌 작품, 문화적 유산이 전해질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창작품을 언제 만나게 될까요? 새해가 밝았습니다. 기술의 변혁기에 인간의 존재와 생명의 근원과 예술의 창조성을 다시 새겨봅니다.

 

E d I t o r in Chief  임효정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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