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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세종, 예술의전당의 공공극장 vip 마케팅, 공공성 훼손 혹은 설국열차?개인 취향 ‘경험 소비’ 트렌드에 공공극장의 차별화 서비스

기획탐사_ "공공극장이 무너지고 있다" ① _공공극장의 VIP 마케팅 적절한가?

 

세종문화회관 ‘스위트석’, 예술의전당 ‘발렛파킹’ 등

사회적 불평등, 공공성 훼손 우려, 

대안적 방안 고려해야

 

 

최근 소비 트렌드가 경험 중심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개인적 취향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원하며 이것이 트렌드가 되고 있다. 특히, 공연예술시장에서의 초양극화 현상은 한층 극대화되어가는 추세다. 이에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전당 등 공공극장들도 VIP 마케팅으로 차별화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수익증대를 위한 새로운 전략이냐 혹은 사회적 불평등이냐에 대한 논란과 함께 한편으론 공공성에 대한 우려가 야기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제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단순히 물질적인 만족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과 감정적인 연결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변화는 여행, 호텔, 식음료, 소매 등 산업 전 분야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영화, 음악, 공연 등에서도 경험 중심으로 변화하는 추세로 최근 몇 년간 뚜렷한 양상을 나타낸다. 특히, 인터랙티브한 체험, 가상 현실(VR) 기술을 활용한 체험이 공연, 전시 등 예술분야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차별화된 대극장 경험' 스위트석_세종문화회관

세종문화회관(사장 안호상)은 지난 1월 9일, 사업발표회를 통해 <2024년 시즌> 공개와 함께 특별한 마케팅 방식을 제안했다. ‘구독서비스’, ‘스위트석’ 이라는 새로운 관객서비스 도입을 통해 관객 세대를 확장하고 세분화된 취향에 호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구독서비스'는 누구나 이용 가능한 할인 이벤트로 인기를 끌며 매진 사례로 추가 이벤트도 진행했다. 그러나 '스위트석'은 대극장 VIP룸을 활용해 ‘대기 없이’ 티켓을 수령하고 케이터링과 함께 굿즈를 제공 받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상품으로 티켓 금액에 2만원(케이터링) 추가 비용을 내야 하는 차별화 상품이다. 차별화된 경험에 차별화된 금액이 추가 발생하는 VIP 상품이다.

 세종문화회관은 ‘스윗트석’을 ‘차별화된 대극장 경험’이라는 슬로건으로 이번 시즌 서울시오페라단 4개 공연(<라 트라비아타> 스위트석 17만 원), 서울시무용단 <일무>(스위트석 12만 원) 그리고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인 콘서트>(스위트석 15만 원 / VIP 13만 원), <런던 심포니 – 안토니오 파파노 & 유자 왕>(4.25 티켓 오픈 예정)까지 총 7개의 공연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한다. 이들 공연의 스위트석은 대개 고가의 상품이다. 

세종문화회관은 2024 시즌 ‘스위트석’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을 모니터링 해나가면서 향후 더욱 다변화된 관객서비스를 기획,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혀 향후 공공극장의 차별화된 마케팅 방식에 대한 향방이 전개된다.

 

▶ 세종문화회관 연도별 예술단 수입

연도

2019

2020

2021

2022

2023

예술단 수입

28억 원

8억 원

10억 원

21억 원

33억 원

 

차별 주차 '발렛파킹'_예술의전당

예술의전당(사장 장형준)은 지난해부터 ‘발렛파킹’(토, 일)을 운영하고 있다. 시범적으로 시작해 현재까지 계속 운영중이다. 주말에는 주차장 혼잡으로 주차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은데, 발렛파킹(일반고객 25,000원, 골드회원 15,000원)을 이용하면 편리하게 주차할 수 있다.

 예술의전당은 (타공연장에 비해서도)주차비가 꽤 비싼 편으로 공연 관람하면 평일  4시간에 6천원, 주말 9천원이다. 발렛파킹은 일반 주차요금보다 6배 정도 되는 금액을 내면 예술의전당 정문 입구 야외주차장의 발렛전용주차장 이용이 가능하다. 이곳 발렛 전용주차장은 공연단체 대형버스 등이 주차하는 곳으로 일반 주차는 불가하다. 

주말 주차공간이 없어 주위를 몇 번씩 돌며 기회를 기다리던 관객 A씨는 “특정 공간을 발렛전용주차장으로 한정한 것은 공공재산을 차별화된 특별 서비스로 돈벌이에 이용하는 것 아니냐?”고 토로한다. 

 

한편, 예술의전당은 공연 관람 티켓에 ‘vip석’이 없다, R석이 VIP 석이긴 하지만, 'VIP 석'라 명명하지 않는 까닭은 특별히 VIP석을 지정하지 않고, 차등을 두지 않는다는 공공성의 명분이기도 하다.

 

공공극장의 차별화 서비스는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는 우려의 가능성이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경험’ 중심의 서비스에서는 부유한 계층이 특별한 경험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있는 동시에,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은 그러한 경험을 제대로 누리지 못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공공극장이 사회적 불평등을 최소화하고 공정성을 유지하면서 특별한 경험적 차별화 마케팅을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우선, 첫째로 가능한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고려해야 한다. 특정 계층에만 특별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가격, 장소, 서비스 형태 등을 고려해 더 폭넓은 계층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세종문화회관은 실버,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시범적이나마 스위트석을 운영하며 향후 가감의 전개를 고려할 때 공공성을 유의해야 한다. 트렌드의 직접적인 반영에 앞서 공공극장으로서 예술적인 대안을 더 고민하고 검토해야 한다. 잘츠부르크, 브레겐츠 페스티벌의 시즌 도시권예술화 같은 사례를 벤치마켕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전의 세종벨트 인포 등을 활용한 현장 할인 티켓 등도 고려해봄직 하다.

 

둘째, 공공성 훼손에 대한 우려다. 공공극장은 공공의 재산으로 모든 시민들에게 평등하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VIP 마케팅을 도입함으로써 공공성이 훼손될 수 있으며, 공공 재산의 이용이 특정 계층에게 제한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

서울시는 "약자와의 동행" 을 슬로건으로 "모든누구나" 문화동행프로젝트를 표방하고 있다.

셋째,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한 사회적 불평등 인식과 반발을 일으킬 수 있다. 공공재산을 이용하는 공공극장의 VIP 마케팅은 고가의 서비스를 구매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극장을 이용할 기회가 줄어들고, 기회를 누릴 수 없는 사람들에게 더 큰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다. 문화적 이해와 즐거움을 얻는 기회에서조차 차별화된 서비스로 소외되는 사회적 박탈감은 사회문제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세종문화회관 안호상 사장이 <2024 시즌> 공개와 함께 'VIP 마케팅' 등 차별화 서비스에 대해 설명한다. (2024.1.9)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스위트석에 대해 ‘양념’이라고 가볍게 이야기한다. 일부 시범적으로 시도해보는 작은 부분상품이어서 "귀여운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공공극장의 마케팅전략 방향에 있어 세종문화회관은 국내 대표극장으로 전국 255개 극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 사회불평등을 야기할 소지가 있는 방식은 상품자체보다도 공공성의 인식에 있어 제고의 여지가 있고, 상업적인 수익에 앞서 더 심도 있는 전략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한편, 공공극장의 차별화된 VIP 마케팅 방식에 대해 공연계 관계자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문화재단 본부장 A씨는 "지금은 초양극화시대로 공연장 수익 창출을 위해서는 Vip 마케팅을 할 수 밖에 없다. 클래식붐으로 예술의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의 관객 증대에 비해 지방이나 수도권 지역공연장의 실태는 다르다. 취약계층을 위한 보완책을 통해 다양한 마케팅 방식을 고안해야 한다"고 공연장 운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지역공연장 기획자 L씨는 "적절한 배분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공공극장이 VIP마케팅으로 발생한 수익을 어떻게 사용했는가? 하는 관점에서 볼때, 선순환 시스템이 되도록 해야하는데, 이에 대한 피드백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K씨는 "문화 향유를 하기에는 마음도 비용도 어려운 시기인데, 공공극장의 문화 관람이 더욱 멀어져가는 것 같다. 인스타 등에서 부유한 친구들의 VIP 문화 향유 사진을 보며 더욱 소외감을 느끼게 하는데, VIP를 위한 스위트석이라니,, 극장 관계자들은 아마도 특별한 계층의 세계안에서 현실을 잘모르는 것은 아닐까? 문화예술계의 설국열차 같은...." 이라고 아쉬움을 말했다.

 

우리나라 공연예술 시장에서 공공극장이 수익을 창출하기는 매우 어렵다.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전당은 서울시와 중앙정부의 재정지원을 받아 운영하지만, 재단법인으로 자체수입을 증대해 재원을 조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극장의 VIP 마케팅에 대한 우려와 가능한 대안적인 접근 방법을 고려해 모든시민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임효정. 이수민 기자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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