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공연
[리뷰] 백 년의 시간 너머 오늘의 희망가_늙은 노래의 좌표오랜 노래의 서사_전통이 전하는 오늘의 음악
더튠_늙은 노래의 좌표_전통예술진흥재단 최홍락 제공

 

 

백 년 전, 신문물이 유입되던 당시의 옛 경셩역으로부터 현재의 서울역 옛 역사에 근대 신민요를 실은 열차가 당도했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 식민지라는 참담한 현실 속에서 근대라는 신문명이 아이러니하게도 유입되었고, 그 새로운 물결 안에서 대중가요로 유행하던 민요풍 노래가 ‘신민요’ 라는 이름으로 ‘유행가와 민요의 비빔밥’ 형태로 창작되고 유통됐는데, 한 세기를 넘어 오늘 옛 경성역- 문화역서울284‘ RTO극장에서 한바탕 음악 난장이 펼쳐진 것이다. 신민요(新民謠)는 1860년 개항 이후 우리나라의 당시 시대 상황을 반영하여 크게 유행하였던 새로운 형태의 민요다.

 

서울역 옛 역사인 문화역서울 284번지에 조성된 공간은 낡은 벽틈으로 켜켜이 누적된 오랜 시간의 묵은 냄새가 배어 나온다. 전통을 기반으로 한 월드뮤직그룹 더튠의 연주로 한 시대를 풍미한 신민요에서 파생된 음악이 흘러나올 때, 트롯풍의 리듬에 흔들리던 관객들은 참지 못하고 급기야 몸을 들썩이게 된다. 공연장은 삽시간에 락페스티벌의 시간인 양 떼창의 후렴구가 이어진다.

구슬픈 노래 '꽃을 잡고'(1934년 선우일선)에 이어 '개나리고개'(1934년 강홍식),

삽살개타령(1939 이화자)ㅡ관서천리(1935 이은파)-피리소리(1936 선우일선) ㅡ 오동나무 등을 노래한다. 일제강점기의 암울한 시대상을 탄식하는 노래에서부터 민중의 평범하고 위대한 힘을 격려하고, 시대를 위로하며 기운의 불씨가 꺼지지 않기를 축원하는 노래까지 점점 고양되는 늙은 노래는 오늘의 음악이 된다.

 

 

▶ kpop 신민요(新民謠) Best 3 - 일제 강점기(日帝 强占期) 봄맞이, 풍년맞이, 꽃을 잡고

https://www.youtube.com/watch?v=wMlDLKxYQgU

 

더튠_늙은 노래의 좌표_전통예술진흥재단 최홍락 제공

관객참여형 오픈 무대는 더욱 몰입의 시간으로 함께 하며 영상과 미술의 결합은 시간의 서사를 공감각적으로 극대화한다. 지난 시대의 유물인 괘종시계와 모란꽃이 활짝 피어나고 기차가 달리는 철길 등...근대의 레트로 무드가 밤을 환히 밝힌다.

흑백 영상도 멋스럽지만 공간의 구석구석을 정성 들여 꾸민 30년대풍 어딘가로 이끄는 매혹적인 소품들은 고아한 레트로 분위기를 재현한다. 공간과 음악의 어울림으로 <더튠>의 근대음악콘서트는 시간을 거슬러 시대의 음악을 탐색한다. 고현경 보컬과 이성순의 타악과 해금, 퍼커션, 건반, 피리, 태평소, 생황 연주가 꽃처럼 어우러진다. 어려운 시대를 견뎌내고 지켜온 시간이 축적된 오래된 낡은 공간에 신명의 기운이 퍼져 나간다.

더튠_늙은 노래의 좌표_전통예술진흥재단 최홍락 제공

시대의 흐름이 담긴 특징적인 음률(音律)은 독특하고 당시의 세태적 풍경을 연상케하는 노랫말(가사)은 재미있기도 한데, 가사의 내용이 자막으로도 나타났으면 노래를 이해하는데 더 효과적이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은 남았다.

 

관서천리 두메산골 장사차로 떠난 님

이 가을 낙엽져도 소식이 감감해

산 넘고 구름 넘어 꿈길은 오락가락

옛날엔 푸른 새가 한숨에 날렀소

_관서천리

 

 

 

개나리 고개는 눈물의 고개 

님을 맞던 그 때가 그리웁고나 

에헤헤야 그님은 아무렴 그렇지 

그님은 지금은 어데서 개나리 생각하나

......................

 

개나리 고개야 너 잘 있거라 

길 밝혀라 저 달아 쉬다녀오마 

에헤에야 그님을 아무렴 그렇지 

그 님을 먼동이 트기 전 모시고 돌아오마 

_개나리고개

 

 

전통예술, 전통공연을 새롭게 발견하고 현대화하는 작업은 어느 시대나 사회적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전통은 역사적으로 생성된 살아있는 과거이지만, 그것은 과거를 위해서라기보다 오히려 현실의 가치관과 미래의 전망을 위해서 의미를 발한다 할 것이다. 오늘의 전통은 선별적 과정을 통해 재창조된 전통이라고 할 수 있다.

‘더튠의 근대민요 프로젝트 1930s’ <늙은 노래의 좌표>는 백 년 전 옛노래의 재창조를 통해 전통이 미래를 향한 가치 창조의 방법과 내용을 담은 끊임없는 비전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소중한 유산으로서의 가치에 증명을 더했다고 본다. 백 년의 시간을 살아온 늙은 노래는 시간의 좌표를 따라 오늘의 음악으로 새롭게 부각됐다. 지난날 예인들의 정신과 창조성의 연속으로부터 오늘, 현재의 고유한 독창성으로 다시 희망가를 전한다.

 

 

임효정 (THE MOVE 편집장, 음악칼럼니스트)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월간 더무브 THE MOVE,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임효정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