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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Issue] 125년 전 유럽이 열광한 <코레아의 신부>를 아시나요?잊혀진 창작발레 <코레아의 신부> 한국 공연 왜 무산됐나?

125년 전 <나비부인>(1904), <투란도트>(1926)보다 먼저 유럽인의 사랑을 받았던 발레 <한국의 신부(新婦) Die Braut von Korea>은 그야말로 원조 한류(韓流) 공연이라 할 수 있는데, 왜 그동안 국내에서 공연이 시도되지 않았을까?

 

125년 전 오스트리아 빈 궁정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라 5년 동안 장기공연한 발레극 <코레아의 신부'(Die Braut von Korea>의 전곡 연주회가 5월 25일 국내 초연한다. 한경arte필하모닉이 올해 한-오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프로젝트 중 첫 번째 행사로 열린다.

 

125년 전 유럽이 열광한 발레 <코레아의 신부>는 오스트리아뿐 아니라 1899년 독일 함부르크시립극장에서도 14차례 무대에 올랐다. 1897년 5월, 당시 유럽 공연계를 주도한 빈 궁정오페라하우스에서 초연한 <코레아의 신부>는 하인리히 레겔의 극본에 오스트리아 작곡가 요제프 바이어의 음악, 빈궁정발레단 수석무용수 요제프 하스라이터가 안무한 작품이다. 해당 시즌 최고 작품으로 선정됐고, 발레극으로는 이례적으로 5년간 장기 공연될 만큼 인기를 끌었다. 당시 언론과 평단은 <코레아의 신부> 성공 요인으로 미지의 세계에 대한 유럽인들의 막연한 동경을 충족시키는 이국적인 소재, 화려한 무대장치와 의상, 뛰어난 안무와 음악을 꼽았다.

빈 일간지 아르바이터차이퉁은 초연 직후 리뷰에서 “이 작품의 성공은 작곡가 바이어 덕분”이라며 “낯선 화음과 리듬으로 토착적인 색깔을 보여줬을 뿐 아니라 흥겨운 왈츠와 자극적인 폴카로 관객들을 충격에 빠뜨렸다”고 극찬했다.

 

일간지 다스파터란트(Das Vaterland)도 “유려한 낭만주의 사운드를 바탕으로 빈 스타일과 한국 스타일 사이를 우아하게 오간다”고 평했다. 음악평론가 테오도어 헬름은 “인형요정극에 어울릴 법한 석탑의 춤과 흥겨운 선율의 왈츠 등 아름다운 무용 악상으로 관객들을 만족시켰다”고 했다. 초연 당시 독일 베를린의 슐레징어 출판사가 극 중 왈츠곡 두 편을 출판했을 만큼 대중성도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 작품은 1901년 38회를 끝으로 명맥이 끊겼다. 악보와 무용보도 모두 사라져 대중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다. 문서로만 존재가 확인되다가 2012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한 음악출판사 창고에서 총악보(지휘자용 총보)가 당시 본 대학 한국학 교수로 있던 박희석 박사에 의해 발견되면서 다시 조명받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시도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코레아의 신부>에 대한 의미와 관심으로 공연이 준비되기도 했다. 19세기 유럽 예술의 수도인 오스트리아 빈에서 소개된 '원조 K-발레' 공연인 '코레아의 신부(Die Braut von Korea)'를 2012년 국립발레단(예술감독 최태지)이 복원해 2013년 6월 시연회를 거쳐 10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정식 공연을 올리기로 했었다. <코레아의 신부>를 되살릴 창작진도 구성됐었다. 

최태지 국립발레단 단장(2013), 제롬 카플랑 디자이너, 안성수 안무 _사진 조선일보 기사 캡처

 

안무는 '안무계의 몬드리안'인 안성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무대와 의상은 세계적 디자이너 제롬 카플랑이 맡기로 했다. (120년만에 고국서 환생하는 '코레아의 新婦(발레 공연)’-조선일보 2013.11.07. 알자 기사 https://news.v.daum.net/v/20131107032409493)

 

 

 

▶한경아르떼필하모닉 코레아의신부 오케스트라 공연 예고CF

https://www.youtube.com/watch?v=NSMkYtObLmo

 

▶유럽전역을 놀라게 한 코레아의 신부를 아시나요?

https://www.youtube.com/watch?v=WSuPmY6LmPA

 

 

 

하지만 <코레아의 신부>는 최태지 국립발레단 단장이 재임하던 2013년 국립발레단에 의해 공연 진행이 결정됐으나 2014년 강수진 단장이 취임하면서 전격 취소됐다.

당시 언론은 박희석 교수와의 독일 현지 인터뷰를 통해 당시 상황을 보도했다.(박교수는 “공연 시점 등까지 정해놓은 상황에서 개인의 사설 단체도 아닌 국립발레단이 공연을 취소하는 것에 대해서 독일에서는 굉장히 의아해하는 상황이었다”며 “이는 국가 신뢰도에 대한 문제와도 직결되는 사안이었다”고 전했다. 해외에서는 전임자가 짜 놓은 프로젝트를 후임자가 무산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서울경제 2016.5.12.일자 기사

https://news.v.daum.net/v/20160512141031848)

국립발레단도 취소 결정하기까지 많은 고심이 있었다고 한다. 강수진 단장 취임 직후 <코레아의 신부> 공연에 대해 검토했지만, 그림과 악보만 발견되어 안무 등 대부분을 창작해야 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예정된 시일 내 양질의 작품으로 재현하는 것이 어렵다는 판단에 강수진 단장이 취임하면서 바로 ‘코레아의 신부’ 공연을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발레단 측 설명이다. 이후 8년의 시간이 흘렀다. 국립발레단 강수진 단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 2014년 취임 이후 세 번을 연임해 8년의 재임 기간내에 <코레아의 신부>는 준비되지 못했다. 지금은 임기가 끝나가는 시점이라 이제 새 창작작품을 준비하기에는 다시 전임 단장이 시도했다가 무산된 일이 반복될 우려가 있다. 국내 예술감독의 시스템과 역할의 한계에 대한 어려움이 없지 않다는 것이 발레단측 현재 입장이다.

 

최근 K-팝, K-ARTS, K-드라마 등 한류 문화가 세계적 트렌드로 각광을 받는 때에 마침, 한-오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코레아의 신부> 전곡 연주회는 의미가 크다. 나비부인, 투란도트보다 앞서 유럽에서 한국적 소재 작품이 사랑받았음을 보여준 발레 작품이다. 발레극<코레아의 신부>는 일본의 침략을 받은 조선의 왕자가 나라를 구하려고 전쟁터에 나가고 그를 사랑하는 조선의 무희가 함께 전장에 뛰어든다는 내용도 매력적이다. 또한 이번 연주회에는 현재 빈심포니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김여진이 지휘를 맡았다는 것도 의미를 더한다.

이번 연주회를 계기로 125년 전 유럽을 휩쓴 한국 소재 발레 <코레아의 신부>을 재조명해 K-발레의 위상을 높일 필요가 있다. 지금이야말로 전막 발레 국내 초연을 재시도해봐야할 적절한 타이밍이 아닐까.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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