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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interview] 임준희(한예종 전통예술원장) "120년 만의 만남에 통일 '염원'(혼불) 담고 싶었다"위촉곡 <혼불 (Spiritual Fire) – 조우(Encounter)> 화답 감격, 대학간 교류 물꼬
임준희 원장_베를린 콘체르트 하우스 앞에서

임준희 (작곡가,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장)

 

<120년 만의 만남 – Encount 120>

2022년 7월 1일과 2일, 양일간 독일 베를린과 할레에서 ‘대한제국애국가’ 제정 120주년을 기념하는 <120년 만의 만남 – Encount 120> 한독 오케스트라 공연이 개최됐다. 120년 전에 시작된 한국과 독일의 오랜 문화교류를 독일에 알리고 그에 대한 우리의 감사한 마음을 기억하기 위해 기획된 음악회에 위촉곡으로 초청받은 임준희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임원장은 한국과 독일의 오래된 인연과 진정한 교류의 장을 여는 뜻깊은 음악회에 초청되어 한국의 혼을 담은 ‘혼불’을 연주하니 감겼스러웠다고 말했다. 또 120년 만에 이루어진 새로운 만남의 시작에 대학간의 교류를 통해 다음 세대 미래의 한국을 짊어질 젊은 예술가들의 예술적 역량이 향상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했다.

 

독일 작곡가(프란츠 에카르트)의 영감과 헌신이 이렇게 저에게까지 이어져 저 나름대로 한국의 혼을 담은 곡으로 화답하니 감격스러웠어요. 평화와 통일을 갈망하는 동질감, 즉 새로운 만남의 시작에 대한 염원도 담고 싶었습니다.

                                                                    ”

 

 

베를린 콘체르트 하우스 <120년 만의 만남 &#8211; Encount 120> 공연

 

Q. 이번 한-독 <120년 만의 만남 – Encount 120> 공연에 현지에서의 반응이 뜨거웠다고 하는데, 감회가 클 것 같습니다. 다녀오신 소감은?

 

이번 한-독 공연은 독일인 프란츠 에케르트가 약 120년 전 우리나라 최초의 애국가인 “대한제국애국가”를 작곡하였다는 역사적 사실을 조명하고 이 곡을 직접 독일인과 한국 사람들이 연합하여 공연을 통해 한국과 독일의 오래된 인연과 진정한 교류의 장을 여는 그러한 뜻깊은 음악회였습니다. 이러한 뜻깊은 음악회의 오프닝에 저의 새로 작곡한 대금 협주곡 <혼불 7-조우(Encounter)-쪼개진 대나무)가 세계 초연되고 독일 청중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은 것 같아 작곡가로서 매우 영광스럽고 감동적이었습니다.

특히, 약 120년 전에 척박하고 위태로웠던 한국을 위해 “하늘이여 우리 한국을 도우소서~”라는 의미를 담은 ‘대한제국애국가’를 만들고 서양음악을 전파했던 한 독일 작곡가(프란츠 에카르트)의 영감과 헌신이 이렇게 저에게까지 이어져 저 나름대로 한국의 혼을 담은 새로운 곡을 작곡하여 독일에서 발표함으로써 이에 화답하게 된 것 같아 무척 감격스러웠습니다.

 

 

7.1 베를린 공연 출연진

 

 

- 특히,‘대한제국 애국가’ 연주로 독일 현지에서 프란츠 에케르트에 대한 관심이 재조명된 것이 뜻깊었던 것 같습니다. 현지 반응은 어땠나요?

 

 

독일인들이 프란츠 에케르트라는 작곡가가 한국의 애국가를 작곡했었던 사실에 대해 거의 모르고 있었고, 이러한 곡이 독일에 처음으로 소개되었다는 사실에 매우 놀라워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곡이 독일 캄머심포니와 한국 연주자들로 이루어진 연합오케스트라와 현지 합창단인 베를리너 징아카데미와 슈타트 징에코어 소년합창단등이 참여해 한국어로 노래하는 광경은 너무나 장중하면서도 진지하여 현지인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한 예로 현지신문 “베를리너 짜이퉁(Berliner Zeitung)의 죄렌 키텔 (Soeren Kittel)기자의 평을 인용하자면

”어제저녁, 작품이 완성된 날(1902년 7월 1일)에서 120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의 최초 국가가 독일에서 연주되었다. 이는 한국에 서양음악 도입에 큰 역할을 한 독일인 프란츠 에케르트가 작곡했다. 에케르트는 매우 아름다운 (불행히도 아직 분단된) 한반도의 감정이 풍부한 사람들을 위하여 작곡했다. 단조로 작곡되었지만 어느 순간에는 해피엔딩에 대한 희망의 빛을 비추고 있다. 이것이 바로 한국인이다“

이렇게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F. 에케르트

- 에케르트에 대해 최근 국내에서의 관심으로 연주 행사를 하는 단체도 있지만, 근대 조선 한국음악사에서 에케르트의 활동은 큰 의미가 있을 것인데, 이후 국내에서 에케르트에 대해 더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네~ 이번에 주독일 한국문화원(이봉기 원장)이 약 4년간에 걸쳐 이 행사를 준비하고 이를 통해 한국과 독일의 예술과 문화에 대한 이해와 교류의 장을 연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작곡가의 본고장에서 뒤늦게나마 이 곡을 조명하였지만 우리 한국에서도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통해 타국에 대한 고마움과 함께 우리 한국음악사에 대한 깊은 연구와 후속적인 공연의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위촉곡 <혼불 (Spiritual Fire) – 조우(Encounter)> 는 어떻게 작곡하게 되셨나요?

 

저는 그동안 한국작곡가로서 한국전통음악의 격조 높은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리고 우리 전통악기가 새로운 현대창작음악의 매개체로써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확신을 갖고, 이를 바탕으로 한 곡을 쓰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주독한국문화원으로부터 위촉을 받고 작품 속에 한국전통음악의 고유한 특징을 담되, 현대 창작음악적인 시대적 요구도 공유할 수 있는 그러한 곡을 쓰고자 하였습니다.

제가 2002년부터 지속적으로 작곡해 온 협주곡 시리즈 <혼불 (Spiritual Fire)>을 관통하는 주제는 인간의 삶이란 결국 소중한 순간순간의 만남의 연속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고, 이번 음악회의 주제 역시 120년 전의 한국과 독일인 작곡가 에카르트와의 운명적인 만남을 주제로 하기에 이번 곡의 제목을 <혼불 (Spiritual Fire)– 조우(Encounter)> 라고 한 것입니다.

특히, 독일은 한국과 같은 뼈아픈 분단과 전쟁을 겪은 나라이며 동시에 한국인이 염원하는 통일을 경험한 나라이기에 이 작품 속에 그러한 평화와 통일을 갈망하는 동질감, 즉 새로운 만남의 시작에 대한 염원도 담고 싶었습니다.

 

이아람 대금 연주

- 한국 악기 대금 연주는 어땠나요? 국악과 양악의 만남에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이 작품의 부제를 “쪼개진 대나무 (The Split Bamboo)”라고 한 것처럼 쪼개진 대나무가 합쳐져야 비로소 온전한 아름다운 악기의 소리가 될 수 있고, 이 소리로 나라가 평안해졌다는 신라시대 만파식적의 설화 (대금의 기원)는 남과 북의 만남을 기원하는 이 작품의 의도와도 잘 맞는다고 생각해서 대금이라는 악기를 협주곡의 솔로 악기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대금이라는 한국의 전통악기와 서양 오케스트라와의 편성에 있어서 음량의 차이나 음 조율의 문제에 있어서도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대금의 사운드가 워낙 독특하여 오히려 오케스트라를 뚫고 나올 수 있고 때론 오케스트라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는 특징이 있어 그러한 점을 많이 활용하고자 하였습니다.

 

실제 리허설 할 때, 대금 솔로에 마이크를 써서 음향을 증폭시켜서 오케스트라와 발란스를 이루는 것이 좋지 않을까 지휘자와 의논하며 많은 고민들이 있었지만 실제 독일 콘체르트 하우스에서는 대금이 충분히 홀 전체를 뚫고 나오는 소리에 감탄힐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 곡은 오케스트라와의 음색 대비를 고려해 청소리의 특징을 잘 살린 한국 ”청성곡“으로 부터 영감을 얻어 작곡하였는데, 대금연주자 이아람 교수가 이를 너무 아름답게 꿋꿋하고도 청아한 대금의 매력을 잘 살려주었습니다.

 

오케스트라는 대나무가 쪼개지는 것을 묘사하듯 피치카토나 콜레뇨(활등으로 치시오) 등과 같은 특수 주법들을 활용하여 불협화음을 만들어가며 진행하다가 한국 전통 무속 장단인 터벌림, 올림채 등의 굿 장단에 얹어진 제전적 춤사위에 의해 극적인 긴장감을 만들어 나가다 결국에는 평안하고 조화로운 사운드의 합일을 찾아 나가도록 하였습니다.

이렇게 대금과 오케스트라가 얽혀져 나가는 과정에서 대금은 오케스트라의 방해를 받기도 하고 조력을 얻기도 하지만 흩어진 사운드를 위와 같은 춤사위로 모으면서 만남과 화합의 여정을 계속하는 제사장의 역할을 담당한다고 할 수 있는데 실제 대금이 이러한 저의 음악적 상상을 잘 실현시켜주었다고 생각됩니다.

 

독일 언론_Tagres Spiegel 기사

- 현지 반응은 어떠했나요? 독일 언론에도 언급되며 주목받은 것 같던데요

 

공연 당일 독일 청중들이 사운드 하나 하나 정말 집중해서 초연 곡을 들어주었고 반응 또한 매우 좋았습니다. 창작 공연에 대한 많은 경험을 가진 청중들은 대금의 전통적인 특징을 살린 부분과 현대적인 음색을 살린 오케스트라의 조화가 매우 인상적이었다는 평을 해 주었습니다.

예를 들면 공연 관객 지그프리드 애니케 박사 (Dr. Siegfried Jaenicke) 박사는 ”오늘 공연은 인상적인 음악적 경험이었다. 초연된 작곡가 임준희의“대금과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은 전통음악과 현대적이고 표현적인 음악의 능숙한 공생이 이루어졌으며~“

이렇게 평하기도 하였지요.

BLZ_Neues Leben eingehaucht_1

한 번도 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대금의 독특하면서도 자연과 닮은 사운드, 특히 미분음 (현대적 용어)을 자유자재로 표현하는 유연한 동양의 사운드는 오히려 이들에게 매우 현대적인 사운드로 받아들여졌던 것 같고, 동시에 명상적이며 힐링을 주면서도 한국의 춤 리듬 등이 매우 흥미로운 그러한 새로운 음악으로 독일 청중들에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또한, 전쟁과 분단을 겪은 나라의 국민들로서의 동질감이 이 곡을 통해 전달이 되고 공유하게 된 것 같아 작곡가로서 매우 기뻤습니다.

 

 

쾰른대학 총장님과 임준희 원장

- 이번 교류로 한-독 음악교류에 대한 직접적 물꼬가 트였다고 볼 수 있을까요?

 

네~ 이번 공연을 통해 한국과 독일이 더욱 끈끈한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서로의 예술과 문화의 진정한 교류의 물꼬가 트였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이러한 작업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함부르크 대학과 MOU 체결

- 이후 교류 계획은?

제가 작곡가로서뿐만 아니라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원 원장으로 그동안 한국의 예술한류를 국제적으로 전파하기 위해 노력해 왔는데, 이번 가을에 한예종 전통원 교수, 학생들의 독일 뒤셀도르프, 함부르크대학, 쾰른 국립음대, 에센 폴크방 음대 교류음악회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한국예술의 우수함을 세계에 알리는 동시에 대학간의 교류를 통해 미래의 한국을 짊어질 젊은 예술가들의 예술적 역량이 향상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임효정 기자   사진제공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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