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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진의 연극현장] 공연예술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_지원금이 독약이다
  • 김상진 공연연출가
  • 승인 2021.06.0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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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금을 없애고, 창작 공간 무상 제공

지자체 문예회관, 예술인단체 자율적 운영 제공 등

 

 

흔히들 얘기하는 금수저, 흑수저로 대변되는 빈부의 격차가 자본주의의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들의 이윤추구 활동이 정당한 노력이 아닌 투기에 의해 좌우되는 상황 속에서 정부는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를 선별적으로 제공하는 사회주의적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도 예술인들은 소외 받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한국전쟁 이후 오랜 세월 동안 경제 성장에만 집중한 나머지 문화예술은 항상 관심밖에 자리하고 있었다. 대우그룹 고(考) 김우중 회장의 저서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는 사회적인 키워드로 부상되어 많이 회자 되기도 했는데, 여기서 ‘할 일이 이렇게 많은데 연극 영화를 볼 시간이 어디 있는가?’ 란 말은 그동안 우리 사회 전반에 비춰진 공연문화예술에 대한 수준을 대변했다고 볼 수 있는 단적인 예 이기도 하다.

 

8, 90년대까지만 해도 연극공연은 평일에도 두 번 할 수 있는 정도로 관객들이 있었다. 나름 어려웠지만 ‘자생의 길’을 향해 걷고 있었다고도 볼 수 있다. 정부의 지원금 제도가 생겨난 이후 나름대로 존경과 대우를 받던 문화예술인들은 지원 담당 공무원들에게 머리를 조아리다 못해 상전 모시듯 해야 했으며 그들의 탁상행정에 의해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 많은 예술인은 더 창작에 전념하지 못했고 상황에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권력의 주변을 섰던 예술인들은 그들의 지원을 받아 승승장구하였으며, 이를 두고 문화예술 카르텔까지 존재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지원금 제도는 명목상 공평(?)하게 선정된 예술가나 단체에만 향했다.

 

지난 한 해, 우리는 모두 코로나 앞에서 속수무책이었다. 팬데믹과 함께 공존한 1년이라는 시간은 우리에게 ‘아직 갈 길이 멀다’라고 이야기한다. 특히나 정부 대책의 실효성을 의심하는 질문들이 그치지 않고 있다. 문화예술이 정치나 사회에 휘둘리지 않고 자생할 수 있는 정책이 시급하기에 현재 공연예술에 몸을 담고 있는 절박한 상황에서 다소 거친 글이나마 이해를 구하고자 한다.

 

"지원금이 독약이다!"

 

첫째, 이번 서울시장으로 당선된 오세훈 시장의 공약에도 있듯이 모든 지원금을 없애고, 많은 예술인에게 창작을 발표할 공간을 무상 지원해야 한다. 

서울 대학로에 편중되어있는 공연들을 광범위하게 발전시킬 방법으로 각 지자체 마다 차고 넘치는 유휴 공연장, 전시장 등을 공무원이 아닌 문화예술인들에게 자율적 운영으로 맡겨 보는 건 어떤가? 공연장이 무료로 대관만으로도 공연문화예술의 자생력 회복에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고, 또 좋은 공연작품의 경우, 공연 후 사후지원을 함으로써 현행 지원서나 대본심사로 인한 불공평선정이란 오명도 벗을 수 있다. 거기에다 지역마다 특색 있는 예술작품들의 생산을 도모하게 하여 문화도시로 한층 성장할 수 있는 첩경이기도 하다.

 

두 번째, 현재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연극·영화· 연출 관련 학과들의 난립으로 매년 어마 무시한 예술인력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에 반해 졸업 후 그들의 진로에 대한 현실은 암담하고 막막하다. 또 취업률로 지원하는 정부 교육 시책에 따라 통폐합 또는 사멸의 길로 들어선 학과들이 많아졌고 앞으로도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한다. 돈이 된다고 하여 대학마다 우후죽순으로 만들어 낸 자본주의 사회의 병폐이기도 하다.

 이에 따른 대안으로 공연예술 관련 학과가 있는 대학에 매년 졸업생 중 희망자들 10명씩 선정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을 만들어 1년간 그 지역의 축제, 문화행사 등 문화예술에 이바지케 만드는 정책이 수립되었으면 한다. 1년 후면 그들은 그 지역 축제 등의 문화 행정을 잘 알게 될 것이고 그 지역 문화재단이나 담당 공무의 효율적 인재가 될 수도 있다. 즉, 그 지역 문화재단의 인턴십을 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일거양득의 이점도 있을 것으로 본다.

 

 

세 번째, 지원심사를 통한 작품지원보다는 예술가들에게 프랑스처럼 보편타당한 최저임금의 지원을 하는 것이 문화예술의 양과 질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현행 지원서 심사 위주로 주어지는 지원금 제도는 혜택은 극히 일부만 받고 있고 혜택을 못 받는 예술인들은 그야말로 곤궁과 궁핍 속에 살아갈 의지마저 언제 꺾일지 모르는 상태에 처해있다. 정부와 메세나 등 각 기업의 사회공헌 부문들이 협조한다면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 위의 세 가지 정도만 이루어져도 우리나라 문화예술시스템이 확립될 것이라 확신한다. 짧은 지면이라 통계와 각 단락에 대한 해외와 각 지역의 예시들을 들지 못했다. 이후 충분한 예시와 통계로 보완을 해 나갔으면 한다.

 

김상진 (연극 연출가)

 

김상진 공연연출가  themove9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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