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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탐방] 원시의 생명으로 귀환하다_ 광주의 ‘봄’_2021광주비엔날레_2021 광주비엔날레(13th. GWANGJU BIENNALE)

사진을 가능한 많이 담아주세요~

 

지속되는 팬데믹의 난항 속에 광주의 봄은 원시적 생명력과 에너지로 만개했다. 치유와 회복의 장으로서 ‘제13회 광주비엔날레’는 그 어느 해보다 볼거리 많고 다양한 섹션으로 풍성한 행사를 전개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전위적인 현대미술 축제인 광주비엔날레는 올해 13회째 맞아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Minds Rising, Spirits Tuning)’이라는 주제로 3월 31일 개막해 5월 9일까지 39일간 여정을 이어간다. 올해 비엔날레 전시는 인류 공동체의 공동 생존과 삶의 양상을 탐구하는 주제전을 비롯해 광주정신을 다층적으로 맥락화한 GB커미션, 국내외 미술기관을 매개하는 파빌리온프로젝트, 5.18민주화운동 특별전 등으로 구성됐다. 지난 3월 31일, 개막 투어에 참가해 1박 2일 동안 광주 곳곳에서 펼쳐지는 비엔날레 전시 현장을 둘러봤다.

 

 

생태적 공동체 생존방식을 탐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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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된 마음’의 스펙트럼 _①비엔날레전시관 주제전

광주비엔날레 본 전시관의 주제전은 5개 전시실에 40여 개국 69작가(명/팀)가 참여해 40점의 커미션 신작 등 450여 작품이 각기 다른 주제로 연출되고 있었다. 갤러리1을 들어서면 한국의 영적 삶과 풍경에 관한 이갑철의 흑백사진을 지나 어둠 속에 붉은 오렌지색실의 수제 매듭으로 직조한 오우티 피에스키의 직물 건축 ‘보빗Ⅱ/ 함께 떠오르기Ⅱ’이 불타듯 선명하고, 그 앞으로 김상돈의 ‘행렬’과 안젤로 플레사스 ‘호모 누스페리쿠스(의식)’가 장례식의 미학과 생사의 순환, 테크노-샤머니즘 의상 등으로 융합된 움직이는 설치 작품을 통해 개막식 행사로 ‘저 문들을 너머:행진’을 위한 무대를 조성하고 있었다. 기념을 위해 고안된 미학, 가상의 지형들, 신성한 표상 등의 스펙트럼 속으로 들어가는 프리즘 같은 구성은 올해 다수가 함께하는 정신을 강조하고자 전시관 1층을 무료로 개방했다.

눈길을 끄는 김상돈 작가의 ‘행렬’(2021)‘은 한국 샤머니즘, 식민 기억, 현대 정치, 과잉 소비 회로의 요소를 동원한다. 김상돈 작가는 “샤머니즘적 다신론과 다원주의는 세속적인 것을 거부하기보다 성스러운 것을 추구함으로써 세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양식으로 작동한다.”고 말한다. “유구하게 이어지는 생명의 춤에서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서 비롯된 존 제라드의 ’옥수수 작업(코리브 강)‘(2020)은 광택 알루미늄 거울로 주조된 입방체에 두사한 시뮬레이션으로 켈트 이교도들의 형상인 네 명의 ’밀짚 소년‘을 보여주며 아일랜드의 역사적인 곡물로 만들어진 의상을 입은 인물의 안무를 통해 제의를 상기시킨다.

릴리안 린의 키네틱 조각 ’중력의 춤‘(2019)은 회전하는 치마의 움직임을 표현한 것으로 작품에서 소용돌이치는 공전은 물질과 정신을 움직이는 우주의 힘을 다루고자 한다. 유대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릴리안 린은 여성 신들의 원형에 관심을 갖고 그리스와 힌두 신화에서 나타나는 가부장제 이전의 님프 여신들에 대한 연구를 시작해 ’전기 신부‘(1989)라는 닭털로감싼 가공 운모와 수제 유리로 만든 대형 조각을 완성한다.

1전시실부터 5전시실까지는 동시대 작가의 작품과 매개되어 샤머니즘박물관과 가회민화박물관의 부적, 제의적 회화 등의 유물들이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다. 작품들은 감각의 통로를 만들어 내면서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가 공명하는 다층적인 탈맥화된 시각예술의 적나라함을 보여준다.

 

 

② 광주비엔날레커미션_ACC(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문화재단

2021년 GB커미션은 이불, 배영환, 김성환, 타렉 아투이 작가 등이 참여해 광주의 역사, 기억, 트라우마, 전통, 건축 및 정신적 유산 등 다양한 주제의 작품들을 전시했다. 시오타 치하루, 호 추 니엔, 임민욱, 마이크 넬슨, 카데르 아티아 등이 더불어 광주정신이 동시대 현대미술과 공명하며 차별화된 미학적 체험을 제공한다. 김성환 작가는 ’머리는 머리의 부분‘(2021)을 통해 이민자의 역사를 조명하며 사회적 논제들과의 연결점을 이어간다. 호 추 니엔의 영상작품 ’49번째 괘‘(2020)는 20세기 한국사 전반에서 발생한 수많은 항쟁을 비롯해 광주에서 일어난 5.18 민주화운동의 의미를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③ 파빌리온프로젝트_스위스 안무가 안나 안데렉 <얼론 투게더 Alone Together>

스위스 쿤스트하우스 파스콰르트와 대만동시대문화실험장이 참여한 파빌리온 프로젝트는 광주은암미술관과 ACC에서 볼 수 있었다. 솔로 퍼포머들이 그들의 트레이닝 슈즈와 전자 기기의 불빛으로 연출하는 퍼포먼스를 통해 <얼론 투게더>는 현대의 인간의 외로움과 고립을 이야기한다, 디지털 수단에 매몰되는 동작들을 통해 감정의 배열을 만들어 내고 감동과 마음의 깨달음을 전한다.

 

④ 양림동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양림동 문화마을 선교사 묘지 끝자락에 있는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은 과거 풍장터였다. 양림산 일대는 일제 강점기 항일의병 투쟁을 비롯해 과거 한반도 기독교 포교와 미국의 지정학적, 군사적 영향력의 거점으로서 역사의 복합적인 충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곳이다. 이곳은 역사의 흔적들이 잘 보존돼 있는 한국의 전통 건축물과 일제강점기 방공호로 사용됐던 동굴, 선교사 묘지 등에서 잘 드러난다. 코라크리트 아루나논드차이와 시셀 톨라스의 비엔날레 신작, 파트리샤 도밍게스, 사헤지 라할, 김상돈 작가의 근작이 함께 전시되어 있었다. 냄새 연구가이자 작가, 화학자인 시셀 톨라스의 ’_EQ_IQ_EQ_‘는 냄새가 입혀진 37개의 화산석으로 속돌에 나노분자를 심어 기억이 숨을 통해 활성화된다는 것을 드러냈다.

 

⑤ 5.18민주화운동 특별전_메이투데이 MaytoDay

무엇보다 광주비엔날레의 정체성을 담은 프로그램은 <메이투데이>에서 부각됐다. 개최지 광주만의 담론을 인류 공동체에 발신한 것으로 광주 출신이거나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12명의 작가가 참여해 구 국군광주병원에서 1980년 5월의 광주, 그 때를 다시 조망하고 사유한다. 제목이 시사하듯 5월(May)의 일상성을 이야기하고, 그 시점을 현재로 되돌리고자 한다. 광주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현장으로 계엄사에 연행돼 심문하는 과정에서 고문과 폭행으로 부상당한 시민들이 치료를 받았던 장소인 구 국군광주병원은 2018년부터 광주정신을 담은 작품이 지속가능하게 확장되며 동시대 담론을 형성하는 플랫폼으로서 유지되어 왔다. 이 곳은 군사시설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시민들로부터 격리되고 이후 2018년 GB커미션을 시작으로 일시적으로 전시장으로 활용되었는데, 이후 ’국립 트라우마센터‘로 그 활용방안이 계획되어 있다. 지난 40년의 시간을 담은 전시가 올해로 마지막이 될 수도 있어 그 의미를 더했다.

조각난 거울에 의해 쪼개져 재구성된 모습의 이불 작가의 ’태양의 도시‘, 배영환의 ’유행가:임을 위한 행진곡‘, 임민욱 작가의 ’채의진과 천 개의 지팡이‘, 시오타 치하루의 ’신의 언어‘ 등의 작품들이 시간의 흔적과 공명하고 있었다. 국군병원 깨어진 유리창 틈새로 피어난 노란 개나리가 어두운 복도에 드리우며 광주의 봄을 비추고 있다.

 

 

5.18민주화운동과 광주비엔날레

5.18민주화운동과 시민 봉기를 기념하고자 1995년 시작된 광주비엔날레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생겨난 현대미술 비엔날레다. 2021년 제13회 광주비엔날레는 예술적, 이론적 의미로서 ’확장된 마음‘의 스펙트럼을 탐구하고자 했다. 광범위한 우주론을 파고들며 지성의 무수한 형태들, 지구의 생명 체계들, 공동체 생존 방식들을 활성화함으로써 인지 자본주의, 알고리즘의 폭력, 세계 제국주의의 도래할 지평과 맞선 작품들을 보여준다.

데프네 아야스(Defne Ayas)와 나타샤 진발라(Natasha Ginwala) 두 공동 예술감독이 기획한 올해 비엔날레에는 특히 여성감독들의 젠더 감성을 특징적으로 표상한 세계 페미니즘에 관한 에세이 선집 ’뼈보다 단단한(Stronger than Bone)‘의 상징적 의미체계로도 읽힌다.

오늘날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각종 사회문제와 여전히 숙제로 남겨진 전쟁과 폭력, 생명과 진화, 젠더(여성), 인종, 차별, 소회와 빈곤 등...

두 공동 예술감독은 “투기와 끈기로 수많은 미술가와 사상가와 암께한 끝에 미학적이고 기개 있고, 역사적 의식을 견지함으로써 그 어느 때보다도 포용적인 방식으로 삶의 과정을 다룬 확장된 비엔날레 프로그램을 선보일 수 있어 기쁘다. 슬픔, 소외, 체제적 붕괴 등으로 얼룩진 오늘날 세상의 모습은 다분히 이번 프로그램을 구성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우리는 탄력성, 이견, 회복의 언어를 역동적으로구사하는 새로운 미술 작품들과 비전을 통해 페미니즘의 지성과 인종적 정의구현으로 형성된 유기체적, 기계적 지성의 면면뿐만 아니라 과거 및 미래 속 삶의 여러 형태를 이해하고자 골몰했다.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은 이러한 공간적 사고 방식을 조합하고 군구주의와 권위주의의 손아귀에 맞서 사회적, 생태적으로 바람직한 전 지구적 윤리를 지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임효정 . 강영우 기자 /  광주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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