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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아창제, 육성이 필요하다창작음악, 출산만 있고 육아가 없다

 

“작곡가는 관객 귀에 음표를 때려 박아야 한다”

제12회 아르코 한국 창작음악제에 선정된 이재준 작곡가의 패기 서린 발언이다. 이재준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를 작곡 전공으로 졸업하고 동대학원에 진학 예정인 젊은 작곡가다.

우주비행사가 꿈이었던 이재준은 작곡가의 길을 걷게 된 이후에도 밤하늘과 우주의 아름다움을 청각적으로 전달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아창제 출품작 <별똥별>에서 우주에 대한 애정을 담은 연작으로 해금 협주곡 <꼬리별>에 이어 두 번째 별시리즈 협주곡으로 25현 가야금 이중협주곡에 담았다. 이처럼 실재적인 이미지를 구현한 창작곡을 비롯해 이번 아창제에는 시각적 이미지를 묘사한 작품들이 많이 들었다.

12회째 맞는 아창제는 준비 과정이 더 단단해졌음을 보인다. 선정 과정부터 국악과 양악별 초연곡과 재연곡의 분배로 자세히 구분하였고, 우수작곡가 제도를 자리매김해 작품 위촉 제도를 안정화 했다.

그동안 아창제가 지난 온 과정에 조금씩의 변화가 있었다. 처음 창작곡 발표 중심의 아창제에서 2012년 4회째 때, 사업명을 ‘ARKO한국창작음악제’로 변경하고 창작음악 활성화를 위한 종합지원체계 구축에 힘써왔다.

추진위원장도 이택주(1.2회), 故 박영근(3회), 故 황병기(4회-9회), 이건용(10회~ 현재)을 거치며 맡아왔다. 아창제를 통해 총 141곡의 창작곡이 탄생했다. 그러나 이 많은 창작곡들은 아창제를 제외하고 어디서나 들을 기회가 거의 없다. 아창제에서 발표된 이후 한 번이라도 재연된 작품은 2019년 기준 39곡에 불과하다고 한다. 창작곡의 출산만 있고 육아가 없는 셈이다.

창작곡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아창제인만큼 이제 탄생한 창작곡의 실용화, 상용화를 본격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1년에 한번 있는 아창제 무대만을 위해 연주된다면 작곡가의 창작 노력이 얼마나 소모적인가.

왜 현대의 창작음악은 잘 연주되지 않는가?

현대음악의 특성상 익숙치 않은 작곡 기법으로 초연되는 창작음악은 귀에 익숙치 않게 마련이다. 작곡가의 탐구와 고민의 흔적은 기법을 넘어 인간의 심성에 더욱 내밀히 접근되어야 한다. 작품에 대한 안내와 해설도 대중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미학적 분석과 공감과 감성을 울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올해 아창제에 작곡가들의 작곡 동기와 작곡가들이 직접 쓴 작품 해설은 청중들에게 한발 다가올 수 있는 한 방편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이제, 새로운 음악 발굴과 더불어 창작음악의 저변 확대라는 목표를 향해서는 창작곡의 육성화에도 힘쓸 때이다. 역대 최다 출품으로 유례없이 많은, 총 86곡의 작품이 접수된 이번 아창제를 통해 창작음악의 기반은 조성되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창작 이후 육성에 대한 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시점이다. 이 많은 창작곡들은 어디서 연주되어 청중들에게 선보일 것인가?

창작 환경도 개선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 우선 고려되고 검토되어야 할 사항들이 있다.

 

첫째, 창작곡의 연주 무대가 확장되어야 한다. 연주 기회의 확장과 쿼터화가 필요하다. 교향악축제 등 각종 음악페스티벌에 쿼터제 도입 등을 통해 아창제를 통해 선정된 한국창작음악의 연주 기회를 넗힘으로써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 넓은 무대와 다양한 청중을 만날 수 있도록 연주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일상생활 속에서 들리는 살아있는 ‘오늘의 음악’이 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아창제 프로그램의 더 세분화된 구분이 필요하다. 초연, 재연곡, 위촉곡 한곡 만이 아니라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의 구성이 요구된다. 중견과 신진의 구분도 필요하다. 중견 연주자에 의한 우수한 명곡, 마스터피스 초청곡, 신진 연주자들의 다양한 실험 무대, 원로 작곡가의 명곡의 귀환, 성악과 기악의 구분 등 다양한 형태의 창작곡이 공급되어야 한다.

셋째, 작품사용료에 대한 증액과 작곡가들의 처우 개선, 작곡 환경과 여건 등이 개선되어야 한다. 이번 통계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전업 작곡가들의 분포가 많고, 우수한 창작곡의 잉태를 위해 이들이 작곡에만 전념하기 위해서는 작곡료에 대한 인상이 제고될 필요가 있다. 아창제의 예산 확충과 더불어 작곡가들에게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좋은 창작 작품이 만들어지는 시간과 노력이 고려되어야 한다.

창작의 인고의 시간이 보상받고 그 가치가 반영되었을 때, “관객의 귀를 때려 박는 음표”- 그 강렬함으로 얼어붙은 심연의 바닥을 울리는, 우리 시대 생명이 꿈틀대는 창작음악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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