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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4인4색 _오페라 여성연출가 열전이회수 · 김숙영 · 정선영 · 양수연

 

올해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에는 유독 여성 파워가 주목된다.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오페라 6작품 중 5편의 연출가가 여성이다. 개막작 <가면무도회>의 이회수, <여우뎐>의 김숙영, <국립오페라단 오페라 갈라>의 정선영, <썸타는 박사장 길들이기>의 양수연이 그 주인공이다. 여성 연출가들이 대거 포진해 페스티벌을 꾸미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활발한 작품 활동을 통해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선보이며 한국 오페라 연출계를 대표하는 주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연출가들의 개성을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연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 여성연출가들이 말하는 각자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회수 연출

인물 관계에 대한 긴장과 균형

이회수 <가면무도회>

 

Q1. <가면무도회>를 봐야 하는 이유? 

음악과 드라마가 가장 잘 어울리는 오페라 중 하나다. 중후기 베르디 음악의 완결본인 <가면무도회>는 음악과 심리가 완벽하게 맞아 들어간다

Q2. 연출 특징은? 

인물간의 긴장감이 관건인데, 자신의 목숨도 아깝지 않았던 리카르도를 자신의 손으로 죽이게 되는 레나토, 충신인 레나토의 아내를 사랑하는 리카르도, 그리고 리카르도에 대한 마음을 저버릴 수 없는 레나토의 아내 아멜리아, 이 세 명의 관계의 균형이 중요하다.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면 흔한 치정극으로 보여진다. 인물 관계에 대한 균형에 많은 공을 들였다오페라의 막 전환에서 벗어나 오픈 전환으로 극의 긴장감를 살리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려고 했다. 의상도 컬러감을 살리면서도 심플한 실루엣으로 자칫 산만한 무도회 장면에 죽음의 그림자를 담았다

Q3. 대표작을 꼽는다면? 

아시아 초연했던 <안나볼레나>와 ‘2017대구국제오페라축제’ <아이다

 

Q4. 좋아하는 연출가? 

스테파노 포다( STEFANO PODA)의 움직임과 로버트 윌슨(ROBERT WILSON)의 절제력, 데이비드 맥비커(DAVID MCVICAR)극을 좋아한다.

 

이회수

로마 국립 예술원 무대디자인과 최고점수 졸업

2006 체코 프라하 스타트니 오페라극장 주최 국제 연출 콩쿠르

동양인 최초로 입상

2012년 제 5회 대한민국오페라대상 수상작 ‘호프만의 이야기’ 연출

2013년 제 6회 대한민국 오페라 대상 연출상 수상

국민대학교, 추계예술대학교, 상명대학교 외래교수

현) 예담오페라앙상블 예술감독

 

 

김숙영 연출

 

우리 정서의 휴머니즘

김숙영 <여우뎐>

 

Q1.<여우뎐>은 어떤 작품

창작오페라라고 하면 역사적 인물, 시대적 사건을 주제로 하여 인물이나 사건이 주는 무게감과 장황한 흐름으로 음악적 한계와 무대적 제한에 많은 고민을 필요로 한다. 또한 한국의 전통의식과 문화와 정서를 보여주기에 급급해 드라마가 식상해지는 것 역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오페라 <여우뎐>은 한국인이면 모두 알고 있는 전설, 구미호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인간과 자연을 이야기한다. 서로 죽고 죽이는 관계로 원망과 복수가 실타래처럼 엉겨져 수많은 세월과 시간을 공포와 분노로 보내지만 누군가는 끝내야만 하는 싸움을 주제로 한다. 여우뎐을 의뢰받고 어려서 즐겨보던 '전설의 고향'을 먼 기억에서 끄집어냈다. 물론 심각한 고서들도 들춰보았지만~^^ 최근까지 리바이벌 되어 상연하고 있다는 건 그만큼 우리의 이야기가 아닐까... 수십 편의 다양한 여우이야기를 펼쳐 보면서 어느 날 가슴에 와 닿은 생각은 "우리민족은 자연을 경외하고 사랑했던 사람들‘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물에 불과한 여우는 항상 사약한 인간들의 희생양이었고, 인간을 향한 공격이 아닌 자신의 터전과 종족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였다는 것. 그들을 통해 우리들은 무엇을 얻어낼 것인가? 우습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오페라 "여우뎐"을 준비하면서 우리민족 깊이 자리 잡고 있었던 절절한 휴머니즘을 발견했다.

 

2. 연출 특징은

종합예술 오페라로 전하는 우리나라 전설이라... 서순정 작곡가의 탄탄하고 격정적인 음악을 받쳐주기 위해 처음 박나경 작가의 대본을 받고 무대 위의 두 시간을 상상했다. 진실한 드라마가 있는 무대를 만들어야만 하지만 그 진실한 드라마가 관객에게 온전히 전달하기 위해 ‘창작오페라’에 있어서는 지루함을 말끔히 제거해야 한다.

지루하지않게 하기 위한 각색 작업만 한 달 이상 한 것 같다. 소박한 저잣거리를 별천지 '희락주가'로 바꾸어 기생들의 멋드러진 춤사위가 펼쳐지고, 무사의 칼싸움도 주목을 끌 것이다. 또 '아이의 죽음'앞에 목 놓아 울며 미쳐가는 '어미'가 드라마를 더 극적으로 진행시킨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다소 밋밋할 수 있는 캐릭터들을 강렬하게 뽑아내어 다양한 인간군상을 집합 시켰다. 관객들이 극장을 오는 이유는 무대 위의 이야기들을 통해 공감하고 소통하여 그것이 눈물이던 웃음이던 재미를 얻고 그를 통한 카타르시스, 해방감을 얻고자 하는 것 아닐까? 여기에 조명과 스피디한 무대전환은 종합예술로서의 오페라 “여우뎐”을 더 빛낼 것이라 자신한다.

 

3. 대표작은?

- 대표작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어느 한 작품이라도 나에게 가장 소중한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임한다. 돌이켜본대 어느 것 하나 소홀해본적은 없는 것 같고 객석에 앉아 작품을 볼 수조차 없었던 것 같다. 물론 능력부족이라고 말한다면 할 말이 없겠지만 무대 뒤의 긴장감이 좋고 그들과 함께 긴장하고 또 긴장을 시키며 난 늘 무대 뒤에 있다.

대표작이라기보다 의미 있는 작품이라면 직접 각색하고 연출한 세 작품이 연이어 우수공연으로 선정되면서 지방극장들을 순회하고 있다지방공연 때 일화를 두 가지 소개하고 싶다. 한번은 고등학생들이 연출가를 찾아다닌다 하여 나섰더니 "저희 오페라 처음 봤는데요, 정말 재밌게 봤어요. 감사드리고 싶어요.” 라고 말했다. 이게 왠 감동인가? 그날의 뿌듯함은 아직도 내 어깨에 힘을 주게 하고 있다. 또 한번은 카르멘 공연 때 어떤 중년 부인이 화가 난 표정으로 '연출가가 누구지? 도대체 어떻게 주인공을 저렇게 잔인하게 죽일 수 가 있어?' '죽일 만 했어. 남자를 어찌 그렇게 홀대를 해?" 하며 드라마라도 보고 대화를 나누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 관객분들 어쨌든... 또 오페라 극장을 찾지 않겠는가? 대표작... 난 늘 그런 작품들을 만들고 싶다.

 

4. 훌륭한 오페라 무대를 꼽으면?

- 얼마 전 스테파노 포다의 <보리스 고두노프>를 보고 연출이라는 분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한 적이 있다. 음악적으로나 드라마적으로 그다지 집중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니었는데, 2시간 넘는 공연시간동안 관객을 압도하며 또 극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든 연출력에 감탄했다. 무대, 의상, 안무, 조명 분야에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그의 오페라를 보면서 어떤 작품도 연출에 의해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5.좋아하는 연출가?

- 무용수 출신의 미국인 연출가 마크 모리스는 오페라를 그만의 유머와 뮤지컬적 감각, 테크닉적 센스와 아이디어로 엄청난 관객을 몰고 다니는 오페라 연출가다. 또, 극작가 겸 영화감독, 연극연출로 더 유명한 잉그마르 베르히만은 탁월한 영화적 경험으로 오페라를 영화화했고 극연출가로 존경한다. 조나단 밀러는 의사 출신의 극작가. 배우. 연극 및 오페라 연출가로 국제적으로 명성도 갖고 있고 함께 일한적도 있는데... 제 성향이 그래서 그런지 다방면에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활동하는 연출가들이 좋다. 그들은 연출적 궁지에 몰렸을 때나 아무도 해결할 수 없는 지루한 작품들에 생기를 넣고 파격적인 도전과 아이디어로 또 다른 새로운 무대를 만들어 낸다.

 

김숙영

한양대학교 성악과 졸업 및 동대학원 졸업

아리조나 주립대학 음악공연예술학(오페라/뮤지컬)복수전공 석사취득,

음악극 연출 석사과정 수료/최초 외국인 졸업생/ Magna Cum Laude 수상

한양대학교 연극과 박사과정 수료

뉴욕 브로드웨이 워크샾 씨어터 무대 디자인 및 연출과정 수료

미국 코퍼스타 컴퍼니 상임 음악감독 및 연출(2010~2012) 

오페라 <라트라비아타>, <리골레토>, <카르멘>, <헨젤과 그레텔> 외 다수 연출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 <왕과나>, <베어>, <록키쇼> 외 다수 연출

2012 대한민국 오페라 대상 서울경제신문상 – 연출

춘천시립예술단 뮤지컬 <아빠이야기>, <뮤직쉐프> 및 창원시립예술단 뮤지컬 <바다이야기>대본연2017 제8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창작오페라 <자명고> 연출

현) 성신여자대학교/성신콘서바토리 겸임교수 / 평창 뮤직앤아츠 국제페스티벌 멘토교수

 

 

정선영 연출

내면이 구현되는 음악무대

정선영 <갈라 오페라>

 

1. 이번 <갈라 오페라>를 눈여겨봐야 한다면?

과거를 돌아보며 내일을 기약하는 ‘한국오페라 70주년 기념’이라는 타이틀에 맞게 새로운 형식의 갈라콘서트를 시도한다. 새롭다는 의미는 전통적으로 많이 시행되는 한 두 곡들이 선택되어 여러 작품들이 나열되는 방식이나 몇 곡을 묶어 진행하던 방식과 달리, 몇 편의 작품을 선정해 각 작품의 한 막 전체와 같이 더 큰 흐름을 허용함으로써 다양성을 확보하며 작품의 본질에 더 가깝게 다가간다. 따라서 각 작품의 클라이막스 부분들, 한마디로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들이 주를 이룬다. 작품마다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거나 핵심갈등이 전개되거나, 충격적인 전환점에 이르거나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의 분출이 이루어지는 결말의 순간으로 직행한다.

 

2. 연출 특징?

네 편의 작품 중 세 편의 작품은 국립오페라단에서 이미 전막 공연된 것이어서 기존 연출자(<천생연분(서재형)>, <리골레토(알렉산드로 탈레비)>,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스티븐 로리스)>)의 해석이 최대한 잘 표현될 수 있도록 중점을 두고 재연출 되었고, <라트라비아타(연출 정선영)>는 신작으로 새롭게 제작했다.

<천생연분>의 연주 장면은 네 명의 젊은이들이 자신의 실제 신분을 숨기고 서로의 가치관과 정서를 탐색하는 수수께끼 장면과 서로의 사랑 상대가 엇갈렸음을 알게 된 양가의 혼란, 모든 것을 버리고 사랑을 선택하여 떠나는 순간까지이다. 운명을 개척해가는 자유의지와 해학이 잘 담겨져 있는 부분이며 비교적 단순한 네 사람의 배열을 통해 순간마다의 상황변화를 부각시키는 연출가의 의도에 초점을 맞추면서 상대방과 각 캐릭터의 내면에 대한 갈등을 표현한다. <리골레토>는 타인을 위해 던진 칼날이 자신의 가슴에 꽂히는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이치에 절규하고 또 다른 가해의 복수를 꿈꾸는 어리석은 리골레토의 한계가 펼쳐지는 2막 전막을 선보인다. 무대는 범죄로 가득한 가혹한 환경, 방향 감각을 잃은 질다의 시선을 보여준다. 권력의 남용과 여성을 향한 (성)폭력이라는 매우 동시대적인 주제들을 바라보는 불편함을 그 자체로 드러낸다. <라트라비아타>는 간주곡과 마지막 막이 연주된다. 한 여인이 만들고자 했던, 그러나 채 이루지 못하고 망가져버린 소박한 사랑의 보금자리. 그 그늘진 모퉁이에서 일어났을 고독한 소멸을 그린다.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은 우리가 주변에 쌓아 올린 인공적 세계와 그것이 야기한 자연과의 대립되는 갈등을 20세기 언젠가, 남반구 어딘가에 사는 고래잡이 어선을 배경으로 보여준다.

 

3. 대표작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옮겨 봉건시대의 풍자와 비판의 강도를 높였으며 오페라를 누구나 감상할 수 있다는 또 다른 의미의 해학이 듬뿍 담겼다는 평을 받은 <피가로의 결혼>(예술의전당 대학오페라축제 이화여자대학교, 2010년)>이다. 국립오페라단의 <돈조반니>(2014년),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투란도트>(2015년), <운명의 힘>(2014년), 공연예술창작소 예술은감자다의 <양촌리 러브스캔들>(2015년) 등도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6. 좋은 공연이란?

어느 극장, 누구에 의해 연주되더라도 극중 인물의 내면이 있는 그대로 순수하게 담긴 연기와 음악이 구현된 무대가 가장 훌륭한 오페라 무대라고 생각한다.

 

 

정선영

미국 인디애나대학 오페라연출 석사

이화여자대학교 성악 학사, 서울예고 졸업

국립오페라단 상근 연출 (2005년)

<아틀란티스의 황제 (인디애나 대학)>, <해설이 있는 오페라 마술피리 (국립오페라단)>,

<피가로의 결혼>, <세빌리아의 이발사>, <돈조반니 (국립오페라단)>, <투란도트>,

<운명의 힘> 등 다수 연출

국립오페라단 상근단원, 이화여대 겸임교수 역임

2017년 문화체육부장관 표창 수상

현) 서울대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출강, 공연예술창작소 예술은 감자다 대표

 

 

양수연 연출

보편적 본질에 내재하는 조화

양수연 <썸타는 박사장 길들이기>

 

Q1. <썸타는 박사장 길들이기>를 봐야 한다면?

<썸타는 박사장 길들이기>는 200 여 년 전 귀족과 평민의 이야기가 아니라 2018년, 사회적 약자들의 외침과 권력자들의 비윤리적인 행동에 염증을드러내는 대한민국의 현재를 모차르트를 통해 풍자하고 있다. 박사장(백작)의 수행비서인 김혜리(수잔나)가 #MeToo의 핵심 인물로, 명예훼손을 당할 처지에서 자신의 행복한 결혼식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것은 현실감 있는 오페라 속 우리의 이야기이기 떄문이다.

 

Q2. 대표작은?

자유소극장 무대에서 만들고자 하는 또 하나의 이야기 구조는 극 중에 관객들은 분명히 모차르트의 오페라 속에서 현재라는 시간성을 반복적으로 깨닫게 된다. 몬드리안과 모차르트 그리고 수잔나를 한 작품 속에 녹여 내는 것이다. 원작에서 수잔나는 “이처럼 어리석고 재미있는 연극에 교훈이 있다면, 장난도 나쁜 것은 아니로다. 자, 이성이여 우리가 그릇된 길에서 마음대로 놀더라도 결국 이성의 의길로 다시 인도해 주소서”라고 말하고 있다. 이 대사는 모차르트의 피날레가 전달하는 메시지다. 모차르트는 우리에게 그것을 들려주고 있다. 여기에 무대에서 보여주는 것은 보편적인 본질과 내재하고 있는 동일한 조화의 상태다. 이것은 피에트 몬드리안(네덜란드,1872-1944)의 그림 하나가 영감을 주었다. 오페라에서 음악을 빼고 어떠한 말로 연출적 특징을 설명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나에게 이번 작품에 영감을 준 그림과 음악 그리고 수잔나가 있었다.

 

 

양수연

New England Conservatory of Music (미국, 보스톤) Voical Performance 학사, 선화예고 졸업

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석사) 오페라 연출

고려대학교 응용언어문화학 박사 수료

오페라 <사랑의 묘약>, <마술피리>,<라 론디네>,<천년의 사랑>, <진주조개잡이>, <코지판투테>

<라 트라비아타> 등 다수 연출

현) 상명대학교, 삼육대학교 출강

 

강영우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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