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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진의 연극현장] 무거운 등짐 지고 살얼음판 위에 선 공연예술
  • 김상진 공연연출가
  • 승인 2021.09.17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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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에서 복원 중인 솟대놀이 중 멍석 깔고 재주넘기를 “살판”이라 한다. 재주를 잘 넘으면 ‘살판’이요 못넘으면 ‘죽을판’이라 “살판”이라 이름 지어졌다 한다. 유래를 찾기 힘든 팬데믹 상황에서 공연예술은 ‘살판’과 ‘죽을판’의 경계에서 죽.을.판.에 가까워지는 것 같아 암울하다. 백신만으론 코로나로부터 해방될 수 없음을 델타변이가 증명하고 있으니 이제 위드코로나시대가 개막되는 듯한데, 아무도 경험하지 못했던 ‘감기나 독감처럼 코로나와 함께하는 세상’은 예측하기 힘들기도 할뿐더러 밀려오는 공포심도 작지 않다. 페스트와 르네상스... 여러 학자들마다 의견이 갈리지만 분명한 것은 중세시대를 초토화시킨 페스트와 르네상스가 만나서 신보다 인간을 되돌아보는 예술로 발전한 건 분명하다. 코로나도 바로 인간을 들여다보는, 지구라는 별에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필자의 연출로 8월 11일부터 공연 예정되었던 “The crucible 시련” 공연이 한 멤버의 확진번복 판정으로 공연 당일 공연이 취소하고 전 멤버가 자가격리에 들어가고 말았다. 이때 할 수 있는 일은 관객에게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원칙이 최우선이었고, 또 공연장 감염이 아니란 것을 반드시 알려야 한다는 것, 그리고 다음이 멤버들의 안위였고 맨 마지막이 내 가족들과 나 일 수밖에 없는 것이 침체일로에 있는 공연예술에 대한 예의라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이미 다들 팬데믹 이후의 공연예술에 대한 예상이나 전망을 얘기들 했지만 영상제작, 온라인 스트리밍 정도의 대안은 결코 대안이 될 수 없다. 그건 이미 거대한 총과 대포로 무장한 영상산업에 보잘 것 없는 칼과 방패로 맞서는 꼴이니...

 

요즘 한창 회자되는 메타버스는 ‘VR 가상현실’이나 ‘AR 증강현실’에서 더 나아가 아바타를 활용한 산업화가 가능하다는 얘길 들었고, 도요타, IBM, 삼성, LG 등이 메타버스에 입점해 가상판매를 활용한 현실판매로의 유도, 메타버스 게임의 경우 그 가상세계 안에서 콘서트 개최까지 행해진다고 하니 사실 은근히 기대가 높아지는 것이 사실이긴 하다. 아바타를 이용해 가상세계에 입점하여 극장을 짓고 아바타 관객들에게 아바타 배우들이 “Show-case 쇼케이스” 또는 “A show-off performance 선보이기 공연”를 해서 반응을 보고 현실세계와 연결해 공연하는 상상도 해본다.

 

하지만, 그것이 현실과 연결 가능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은 자명한 일이고, 코로나 시대에도 오프라인 공연을 주창했던 영국 웨스트엔드의 막강 제작자 카메론 매킨토시는 94억을 들여 제작한 뮤지컬 “신데렐라”를 7월이면 모든 공연장이 완전 오픈이 가능할 것이란 당국의 얘기를 철석같이 믿었다가 번복한 당국의 정책으로 인해 결국 막을 못 올리고 말았다. 카메오 출연자의 양성판정이 표면적 이유였지만 유로2021은 훨씬 많은 관중 속에서도 성대하게 열린 것을 보면 우리나라나 영국이나 예술에 대한 당국의 인식은 극히 낮으며 자본의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정책의 단적인 예인 것 같아 씁쓸하다.

 

포스트코로나, 위드코로나시대의 공연예술... 그 답은 결국 훗날의 예술사학자들의 몫이 되어야하는 것일까?

 

 

 

김상진

공연연출가, 루씨드드림 문화예술협동조합 이사장

 

김상진 공연연출가  themove9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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