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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 우리의 ‘전통’, 갈 곳이 없다:전통상설공연장 한 곳도 없는 우리의 세계무형문화유산

 

사라진 원각사.... 국립국악원 개원 70주년, 국악 특성화 상설극장 전무

정동극장 리모델링, 국립극장 리모델링... 다목적극장 변신 중

 

 

국립국악원이 올해 개원 70주년을 맞았다. 국악원에서는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7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공연을 펼치고 있고, 한국전통공연예술 천년의 문화유산을 이어가는 비전을 담은 슬로건으로 “천년의 소리 세계의 마당으로”라는 엠블럼(의도, 지향, 정체성과 상징을 담은 시각적 표현물)을 제작했다. 국악의 예술적 가치와 즐거움을 세계인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는 의미인데, 정작 대한민국 어디에도 국악의 전통 상설공연장이 한 곳도 없다는 놀라운 사실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물론 국악 공연은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넘쳐나게 많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국악의 진흥은 국가적 지원에 힘입어 오늘날 전통 공연은 다양하고 풍성하게 펼쳐지고 있는데, 그럼에도 정작 상설공연장은 한 곳도 없는 것 또한 작금의 상황이다. 

프로그램별 전통 공연을 하는 공연장은 서울에만 해도 국립국악원을 비롯해 국립극장, 한국문화재재단이 운영하는 한국의집(식당 겸용), 민속극장 풍류, 돈화문국악당(서울시), 남산국악당(서울시 위탁 운영), 북촌창우극장(민간) 등이 있고, 전북 전주시에 있는 국립무형유산원을 비롯한 전국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국.공립 전통공연장들이 있다. 이들 공연장들도 연중 상설로 운영하지는 않고 있다.

국립국악원에서도 연중 많은 공연을 하고 있지만, 상설로 공연을 하지는 않는다.

이외에도 70-80년대 요정 정치의 산실로 대표되다 이후 폐쇄된 후 전통 문화공연장으로 한정식과 함께 운영되며 각종 구설수에 올랐던 삼청각(서울시, 식당 겸용)도 있다. 

그나마 국내 유일한 전통상설공연장이었던 정동극장도 이제 ‘상설’이 사라졌다. 정동극장은 국내 최초의 근대식 극장인 원각사를 복원한다는 역사적 소명을 갖고 1996년 탄생한 후 유일하게 ‘미소(MISO) 전용관’으로 불리며 26년간 전통상설 공연장으로 운영되어왔으나, 2019년 제8대 김희철 극장장이 부임하며 ‘전통 상설공연’을 중단하고 다목적 공연장으로 변모함으로써 그나마 지탱되어오던 ‘전통상설공연장’이 대한민국 내에서는 사라지게 된 것이다.

결국, 언제나 갈 수 있는 전통'상설'공연장은 한 군데도 없다는 것이다. 지금은 코로나 상황으로 외국인의 발길이 끊기기도 했자만, 외국인이 한국 전통공연을 보고자 할 때, 항상 가볼 수 있는 곳은 없는 셈이어서 슬로건이 내세우는 “세계인과 함께 나누고자~”라는 문구는 무색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전통 상설공연장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는 각계에서 꾸준히 이어져 왔는데, 2013년 (사)판소리보존회 이사장으로 취임한 송순섭(무형문화재 제5호)명창은 당시 국악 공연장이 충분치 않은 현실에서 세계무형유산 판소리 전용극장도 없어,, 원각사를 복원해 상설공연장화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또한, 2008년 최초 전통연희상설공연장으로 개관한 <광화문아트홀>은 개관 기념공연으로 <100일간의 연희 페스티벌>을 개최하기도 했는데, 현재는 다목적홀로 운영되고 있다. 한편, 해외에서 생겨난 전통상설공연장으로 2006년, 브로드웨이 세계 최초 상설 국악 공연장이 민간 차원에서 한국전통문화교육센터 (대표: 권칠성) 당시 그 해 9월 16일 개관 기념공연을 시작으로 세계 문화 예술의 심장부이자 브로드웨이 극장가의 중심인 타임스퀘어에 ‘Seven Stars Theater’ 라는 이름으로 세계 최초로 해외 상설 국악 공연장을 정식 개관한다는 뉴스가 오르기도 했는데, 현재는 사이트가 열리지 않고 있다.

 

외국의 경우는 어떠한가?

 일본은 4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가부키(歌舞技)’(2009년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 등재)라는 전통연극의 전용극장이 도쿄 긴자에 ‘가부키좌(歌舞技座)’ 라고 있고, 전통인형극만을 공연하는 ‘국립분라쿠극장(國立文樂劇場)’ 등 전통공연 전용 상설극장이 많이 있다.

 포르투갈에는 전통 민속음악 ‘파두’ 공연장과 스페인의 ‘플라멩코’ 전용극장 등 전통공연의 상설공연장들이 즐비해 관광객들이 항상 가볼 수 있다. 

 

우리에게는 판소리(2003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 전용극장도, 전통 상설극장도 한 곳이 없다. 국악계의 누군가는 우리 국악이 세계적인 관광브랜드로 상설화되기엔 아직 역부족이라고도 말한다. 관광객이 줄고, 관광마케팅의 부작용 등으로 사라진 정동극장의 사라진 상설공연, 현대의 트렌드에 부응하지 못하는 전통의 부재, 오늘의 국악과 전통의 미래.... 등 각계에서 각고의 노력이 진행 중 임에도 오늘의 전통은 여전히 과제를 떠안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서울 곳곳, 여러 공연장에서 전통 공연이 많이 열리고 있어서 잘 찾아보면 전통공연이 많다.”고 말한다.

 

전통상설공연장은 왜 사라졌을까? 왜 필요할까?

전통 공연이 여러 곳에서 많이 열리는 것과 달리 상설공연장의 필요성에 대한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개원 70주년을 맞는 지금에 ‘천년의 소리’가 ‘세계의 마당으로’ 향하려 할 때,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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