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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교향악축제 32년, 앙상블의 균형감 빛나다<2020 교향악축제>
서울시립교향악단

올해 축제의 또 다른 가장 큰 보람은 젊으면서도 자신의 음악적 기량을 돋보이려고 노력한 솔리스트들이다.

 

 

지난 1989년부터 매년 4월이면 우면산의 진달래를 꽃피우던 교향악축제가 올해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무기한 미루다 지난 7월 28일부터 8월 10일까지 총 14 오케스트라가 그 화려하고 웅장한 울림의 꽃을 피웠다. 28일 서울 시향을 시작으로 8월 10일 KBS향에 이르기까지 각 오케스트라가 자신들의 음악적 특색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올해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앙상블 음악에 관한 한 각 오케스트라가 음악적 균형감을 고르게 드러낸 점이다.

KBS교향악단 지중배 지휘자

그것은 제일 남쪽 도시 창원에서 강원도의 강릉, 전북 전주와 서울의 KBS향에 이르기까지 앙상블 균형감에서 비슷한 결과를 보여줬다. 이 축제를 처음 시작했을 때 평자의 판단을 가장 어렵게 한 것은 서울과 지방 교향악단의 실력 차이였다. 그 차이가 워낙 커서 언제 저 간격을 극복할 수 있을까 는 막연한 희망 사항이었다. 아마도 그 차이는 어쩌면 불가능 할 수 있다는 생각도 갖게 했다. 그러나 32년이 지난 올해는 적어도 앙상블 음악에서의 밀도나 구도와 질감의 차이외의 균형감에서 고르게 발전된 것을 보면서 교향악 축제가 한국 오케스트라 음악에 끼친 영향은 대단한 것이라는 사실을 새삼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런 결과는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지휘자가 오케스트라에 자신의 음악적 의도를 접목하는 능력, 그리고 연습 시간의 차이에서 이루어진 것이었다. 특히 연습시간의 차이에서 드러나는 앙상블 구도나 음악미의 차이는 아직 큰 간격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축제에서 고르게 나타난 앙상블 균형감이었지만 그 비슷한 균형감에서도 가장 현실적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었던 차이는 앙상블 진폭이었다. 즉 우리가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들었을 때 안정감 있게 정리되어 전해지는 소리의 크기가 앙상블 진폭인데 이 차이는 오케스트라 수준을 가늠하게 하는 바로미터이기 때문에 구분만 할 수 있다면 누구나 판단이 가능한 것이다. 즉 앙상블 균형감의 차이는 별로 드러나지 않지만 이 사운드 질감차이는 쉽게 바뀔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음악미의 차이는 있지만 그렇게 두드러지는 것은 아니다. 결국 그 차이는 지휘자의 차이보다 오케스트라의 차이에서 드러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차이가 난다는 것은 지휘자가 오케스트라에 자신의 음악을 이입하기의 실력보다 지휘봉의 테크닉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오는 차이다.

서울시립교향악단 부지휘자 윌슨 응

즉, 우리 입장에서는 아직 지휘자의 차이보다 오케스트라의 차이에서 앙상블 음악미가 나타난다고 봐야 정확할 것이다. 이번 축제에서 지휘자의 음악적 미(美) 차이의 가장 두드러진 경우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KBS교향악단이었다. 서울시향은 부지휘자인 윌슨 응이었고, KBS향은 지중배 였다. 윌슨은 미래를 기대해야 하는 지휘자다. 그의 경력에는 여러 지휘 콩쿠르에서 수상한 이력이 있다. 그러나 그 수상은 오케스트라의 앙상블 음악미보다 지휘 테크닉의 능력만을 집중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아직 무대에서 오케스트라를 오직 자신의 음악만으로 입히기에는 문제가 있었다. 즉 윌슨은 미래는 기대할 수 있지만 아직 오케스트라에 자신의 음악을 이입할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중배는 달랐다. 그는 악보에 있는 자신의 음악뿐 아니라 몸을 통해서도 오케스트라와 교류가 가능한 지휘자였다. 그는 오케스트라를 자신의 의지대로 이끌고 주자들을 긴장시켜 집중된 음악미를 유도할 줄 아는 지휘자다. 평자는 이번 축제에서 처음 지중배를 대했지만 지난 32년을 기다린 보람을 그를 통해서 찾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 지휘자도 저런 정도까지 갈수 있다는 게 그를 본 가장 큰 보람이었다. 올해 축제의 또 다른 가장 큰 보람은 젊으면서도 자신의 음악적 기량을 돋보이려고 노력한 솔리스트들이다. 그들은 신선해서 최선을 다하면서도 빛을 내지 못하거나 무대에 대한 작은 벽이 그 빛나는 활기에 빛을 불어넣지 못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의 연주에서 나타나는 의욕이나 충동적인 의지는 가능성이나 미래를 기대하게 했고 그런 점에서 우리 음악계의 기대주로 성장할 것으로 믿음을 갖게 했다. 물론 일부 이 젊은 연주자들은 자신의 능력만 믿고 연습을 소홀이 해서 가진 능력에 비해 실망감을 갖게도 했다. 그러나 KBS향의 지중배와 협연한 첼로의 이상은의 경우는 무대에 대한 자신감이나 악기를 통해 자신의 음악을 표현할 수 있게 활용한 점 등에서 현재도 미래도 기대감을 충족케 한 연주자 중 으뜸이었다. 올해 축제를 계기로 우리의 기대를 이제 더 높여보자. 언젠가는 우리도 유럽이나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를 대하는 그들처럼 앙상블 사운드의 진폭과 질감, 구도, 음악미등으로 오케스트라의 그레이드를 정하는 날이 올 수 있기를 기다려 보자. 과연 그 기다림이 전국의 오케스트라가 함께 어우러지며 벌이는 교향악 축제를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32년 전 첫 울림이 시작했을 때의 막연하던 심정으로 바램을 가져보자.

 

문일근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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