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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봉의 한옥과 사람④신한옥과 현대한옥

한옥은 그냥 한옥이다

 

한옥 붐에 힘입어 한옥을 짓고자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래서 학계와 정치권까지 여러 지자체들이 한옥의 현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래서 새로 나온 단어가 신한옥(新韓屋)이다. 그러나 신한옥은 어딘가 모르게 전통을 단절하고 새롭게 창조한다는 뉘앙스가 있다.

한옥은 그냥 한옥이다. 시대와 지역, 용도와 규모, 재료와 구조로 나뉠 뿐 음악이 그냥 음악이고 미술이 그냥 미술인 것처럼. 창덕궁도 한옥이고 초가집도 한옥 통나무로 만든 귀틀집도 한옥이다. 단지 19세기한옥과 21세기 한옥은 태어난 용도가 다를 뿐이다.

퓨전이니 컨템포러리니 하는 것은 너무 특정시대의 특정한옥을 규정해놓기 때문이다. 현대한옥은 21세기 지금 만들어진 현대인의 생활을 위해 새로 태어난 한옥일 뿐이다. 그래서 신한옥이라는 용어보다는 현대의 한옥 즉, 현대한옥이라는 용어가 더 전통을 이어가는 미래의 한옥에 더 가깝지 않은가 생각한다.

지금 이 시대가 요구하는 한옥은 전통한옥의 장점들을 최대한 살리고 춥지 않고 편리하며 우리 눈에 익숙한 집이다. 이것이 바로 현대 한옥이다. 그리고 세월이 흐르면 이 현대한옥도 그냥 한옥이 될 수 밖에 없다. 과거의 수많은 시대에 존재 했던 한옥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필자는 충북 진천에서 한옥을 지어 살고 있다.

물론 현대식 화장실과 단열처리가 잘 되어 있고 따끈한 온돌이 심야전기 보일러 장치로 겸용되어 설치되어 있다. 이러한 한옥에서 생활을 해보면 다른 어떤 것보다 심리적으로 편안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익숙한 것에 편안한 우리의 기본 생체리듬에 꼭 맡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들보와 서까래가 보이는 중량목구조가 갖는 포근함과 정서적인 안정감이다. 살아있는 나무를 그대로 사용한다는 것은 웰빙생활에 있어서는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장점이다.

이미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목조주택이 콘크리트 구조의 집에 비해 평균수명을 9년이나 연장한다는 연구를 내어 놓고 있다. 그리고 어린 학생들이 주로 사용하는 학교의 경우 주 구조와 마감을 목조로 만들자는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우리의 조상들도 여러 가지 재료 특히 석재의 가공이나 축조기술이 탁월하였고 많은 탑과 성벽 그리고 고구려의 고분과 석굴암등의 고건축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또한 전국토가 산으로 되어 있어 돌은 아주 흔한 재료이다. 그러나 유독 사람이 사는 집은 큰 궁궐이든 작은 초가든 목조로 지는 것이 일반화 되어있었다. 이것은 우리의 선조들이 이미 나무의 친환경성과 웰빙성을 간파한 것에 기초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간적인 한옥의 구조와 재료가 갖는 친환경성이 우리의 신체 스케일과 닮아 있고, 정신세계와도 연계되어있기 때문에 심신을 편안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건강한 주택-참살이

 

서양의 통나무 집과 경량목조주택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태어 놓은 광고의 카피는 아이러니 하게도 친환경 건강주택이었다. 이 무슨 아이러니인가? 사실 경량목조주택은 살아있는 나무의 가공이 지나쳐서 거의 죽은 나무처럼 되었고 각종 해충을 막기 위해 처리한 포름알데히드로 약품 처리한 방부목들은 인체가 직접 닿는 것에 사용하면 가히 치명적이다.

온돌이 없는 그들은 그리해야만 땅에서부터 올라오는 개미 등의 해충으로부터 나무를 보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한옥은 온돌이 해충을 막고 있으며 마루는 땅에서부터 번쩍 들려있어 습기와 해충으로부터 안전하다.

또한 그들의 모조 주택의 공간구성은 우리네 마당이 중심이 되는 공간구성과는 전혀 정서가 다르다는 것이 증명되었기에 새로이 우리 한옥에 대한 그리움이 더해 가는 것이다. 이미 수 천년 전부터 진환경성과 참살이(웰빙)을 주목적으로 하는 우리의 찬란한 문화유산인 구들과 한옥이 이제 비로소 빛을 보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위로부터가 아닌 아래로부터 발전하고 퍼지는 것이 전통문화이고 한옥이다.

 

현대적인 생활환경

 

현대인의 생활은 농경생활에서 도시생활로 바뀌었다. 농촌에 살아도 농부로 살아도 집은 현대적이며 TV 냉장고 세탁기 자동차는 거의 필수품이다. 그리고 농촌에 살아도 직접적으로 농사가 아닌 생활을 하는 이도 많다. 농경생활에서 도시가 아닌 향촌생활로 농업과 관련이 조금 잇거나 아예 농업과 관련이 없는 일로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한옥을 짓는 것도 과거의 품앗이 방식에서 전문기술자 시대로 바뀌었고 대목 소목 등 장인방식에서 기업 기술자 방식으로 바뀌었다. 모든 건자재는 흙벽돌이나 황토몰탈등 친환경 자연소재라도 소량생산에서 다량 생산되고 있다. 과거 신분 계급으로 나뉘는 민가와 반가에서 경제적 차별성을 갖는 부자와 서민의 부동산으로 바뀐 것이다. 최근에 이르러서는 단순한 주거와 부의 축척의 수단에서 지속가능한 자연친화적 웰빙 주택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김준봉 (베이징공업대 건축도시공학부 교수 · (사)현대한옥학회 국제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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