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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주년 국립극장, 한국 브랜드 강화 절실, 세계로 나아갈 때과거 전통으로 회귀한 '2019-20 국립극장시즌' 발표
국립극장은 지난달 24일, JW메리어트호텔 동대문 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9-20 시즌을 발표했다. 김철호 국립극장장, 김성진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김상덕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유수정 국립창극단 예술감독, 작곡가 이영조, 연출가 김명곤, 안무 윤성주 (왼쪽부터)

현저히 줄어든 신작, 실험작,, 극장 없는 국립극장 내년 재개관?

국립극장(극장장 김철호)이 개관 70주년을 맞는 ‘2019-2020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을 발표했다. 지난 7월 24일, 김철호 극장장을 비롯한 3개 전속예술단체의 김성진(국립국악관현악단), 김상덕(국립무용단), 유수정(국립창극단)예술감독과 작곡가 이영조, 연출가 김명곤, 안무 윤성주와 함께 JW메리어트호텔 동대문 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9-20 시즌을 발표했다. 8월 30일, 시즌 개막작으로 창극<변강쇠 점 찍고 옹녀>를 시작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총 39편의 작품을 선보인다는 것.

국립극장은 1950년 4월 29일, 부민관(현 서울시의회 의사당)에 창설된 후 내년이면 개관 70주년을 맞는다. 70여년을 지나는 동안 여러 차례 변모를 겪었다. 6.25 전쟁 중에는 대구(문화극장)로 이전했다 다시 서울(구 명동극장)로 옮겨오고, 1973년 현재의 남산 장충동에 자리 잡아 개관했다. 당시 소속예술단이었던 국립교향악단은 KBS로 왔다갔다 하다가 1981년 완전히 KBS로 이관되어 KBS교향악단이 되었고, 현재 국립교향악단은 없는 상태다. 1962년 창단한 국립오페라단과 1973년 창단한 국립발레단, 국립합창단은 2000년 재단법인화로 분리됐다. 2010년에는 국립극단도 법인화로 분리됐다. 2000년 책임운영기관으로 시행되면서 국립극장장은 2009년 임연철 국립극장장(2009.1- 2017.4) 취임 후, 제5기 출범으로 안호상 극장장(2012.1-2017.4)이 3차례 재임으로 책임운영기관 이래 역대 최장 8년 임기를 확정했으나 3차례 재임 중 사퇴했다. 이후 1년여 공백기를 거쳐 지난 해 김철호 국립극장장(2018.9.21.-)이 취임했다.

국립극장은 “전통에 기반한 동시대적 공연예술의 창작”이라는 미션으로 2006년부터 전통을 현대화하는 국가브랜드가 될만한 작품을 목표로 제작에 몰두해왔다. 4개 전속단체 시절, 국립극단의 <태>, 국립창극단의 <청>, 국립무용단의 <춤, 춘향>,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네 줄기 강물이 바다로 흐르네> 등이다. 특히 2012년 안호상 극장장 때부터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을 시작해 올해 8회째 맞는 동안 창극 부문에서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의미 있는 작품임에도 두텁지않은 국악팬층으로 인해 관심 받지 못했던 창극을 현대화한 작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판소리와 창극이 재미있다고 재인식하게 했다. 국립극장은 개관 70주년을 맞는 올해 시즌제 발표를 통해 지난 시즌의 레퍼토리 작품들 중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별해 재공연한다고 밝혔다. 특히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 등의 레퍼토리 작품을 통해 ‘세계 속의 국립극장’ 이라는 국가브랜드 강화를 위한 국제 공연교류 네트워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노장들의 귀환, 참신한 제작진 필요

그러나, 올해 시즌제 공개에서 나타난 공연 라인업들을 볼 때, 국립극장은 미래지향적인 비전과 목표에 미흡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과거로 되돌아가는 듯이 보이기까지 하다.

첫째는 동시대적 혼(정신)을 담은 한국 브랜드 실험작이 없다. 70주년을 기념하는 해의 시즌으로 전체 39편의 작품 중 신작은 14편에 그치고 대체로 그간의 재공연으로 구성한 프로그램과 시즌 개막작을 인기 있다는 이유로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를 선택했다. 세계 여러 극장의 시즌 개막작은 흥미롭고 새로운 실험작으로 그해 시즌의 주제와 컨셉을 담고 극장의 방향성과 정체성을.의미한다.고 볼 때, <옹녀>는 과연 70주년 기념의 해 시즌 개막작으로 적합할까? 시즌 9회째 맞는 레퍼토리 작품들 중 국가브랜드를 표방할 작품은 무엇일까? 해외 무대에 종종 오르고 있는 <트로이의 여인들>을 한국 브랜드공연이라고 해야 할까.

둘째, 지난 작품들로 회귀하는 과거지향의 작품들이 많다. 국립극장은 “이번 시즌은 전통을 소재로 한 레퍼토리 재공연을 통해 국립극장 70주년의 역사를 돌아보는 한편,,,”이라고 발표한바와 같이 지나치게 지난 과거의 작품들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다. 국립창극단 <아비, 방연>, 국립무용단 <제의>(안무 윤성주 전국립창극단 예술감독) 등의 작품이 모던한 구성을 보이는 것으로 동시대적이라고 하기 에는 뭔가 부족하다.

<트로이의 여인들> (2016 초연. 옹켕센 싱가포르 연출, 스콧 질린스키 조명디자인) <패왕별희> (2019 초연. 우싱궈 대만 연출, 린슈웨이 극본, 안무, 예진텐 의상디자인) 등이 관객들에게 호평 받은 우수작이긴 하지만 이들 작품은 외국인 스탭들- 연출, 극본, 안무 작품이다.

지난 해 히트작이었던 창극 <패왕별희>는 ‘경극을 품은 새로운 스타일의 창극 탄생’이라고 홍보했는데, 희랍이나 중국의 전통예술 경극이 아닌, 한국의 전통예술을 품은 ‘창극’은 왜 없는 걸까?

이에 대한 답이라도 내놓듯이 국립창극단의 시즌 마지막 작품은 <춘향전(가제)>으로 전국립극장장을 역임한 김명곤 배우 겸 연출가가 연출을 맡아 기념공연을 선보인다고 한다. 그러나 해외연출가 협력 창극 시리즈의 완결판으로 하기에는 그간의 방향성과 색깔, 시대적 연결고리가 자연스럽게 이어지지는 않는다.

김명곤 연출은 “창극으로서 전통적인 소리가 주가 되는 작품을 만들겠다. 수백년 간 전해내려온 판소리 춘향전으로 최고 수준의 성악적 창극 공연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는데, 성악적 판소리공연으로는 매월 지속되고 있는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무대가 있기 때문에 창극무대로서 어떠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셋째, 국립극장의 새로운 미래 비전을 위해서는 새로운 제작진과 예술가들이 필요해 보인다. 현재 ‘NT Live’를 통해 세계무대에서 주목할 만한 젊은 연출가와 안무가의 작품을 초청해 상영하고 있는데, 이를 국립극장 시즌제 신작 개발에도 반영해 예술가들에게 열려있어야 한다. 기왕의 유명한 작곡가, 연출가, 안무가의 작품을 되풀이하는 것보다 제작극장으로서 실험과 새로운 도전을 지속함으로서 참신하고 흥미로운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최근 공연 취소로 논란이 됐던 국립무용단의 <색동>(정구호 연출, 안무 국수호) 관련해서도 시즌발표회에서 김상덕 예술감독은 ‘순연’이라는 표현으로 내년에 다시 올리겠다고 밝혔는데, 당시 무용단내 제작진(안무가)과 극장 단원들 사이에 갈등이 불거져 불화로 이어진 점을 고려하면 제작진의 투명성과 참신성은 열려있어야 한다.

<색동>은 공개된 시즌제 레퍼토리에는 올라있지 않았다. 이런 측면에서 국립국악관현악단의 ‘3분 관현악’은 젊은 신진 작곡가들(10명)에게 기회를 제공한 참신한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넷째, 한국브랜드 강화로 세계로 나아가야 할 때다. 그동안 해외 연출가 협력 작품으로 해외 초청공연도 했고 올해도 <트로이의 여인들> <회오리>(테로 사리넨 연출) 등 몇 작품이 해외공연을 가지만, 한국 전통예술의 극대화한 브랜드 작품으로 세계무대로 나아가야 한다.

협력예술가를 통한 해외 네트워크만이 아닌, 그간의 다양한 협업에서 비롯된 자산을 자양분으로 작품의 미학적 정수를 살린 우수한 레퍼토리 개발로 새로운 도약을 할 때다.

국립극장 70주년에 즈음해 이제는 세계무대에 선보일 국제교류 작품으로 ‘창극이 담긴 경극’이 보여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통의 창조적 작업을 토대로 새로운 작품 제작에는 미장센과 모던한 멋 너머 더욱 순수한 한국미의 정수, 한국무용, 한국 음악, 한국 성악(판소리)의 본질과 미적 가능성이 담긴 작품으로 도전해야 한다.

또한, 국립극장은 신작 준비와 더불어 극장 재개관 정비에도 힘써야 할 때다. 국립극장은 아직 리모델링 공사 중인데, 내년 70주년 기념작 공연은 대극장에 올려 명실공히 국립극장의 면모를 세워야 한다.

임효정 기자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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