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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일인칭 서술자의 시각으로 들여다 본 분단연극 <침향외전 냉면>

 

<침향외전 냉면>은 ‘탄핵 정국’이후에 보이는 연극계의 ‘새로운 질서’ 혹은 ‘새로운 비전’으로서의 연극의 모습을 엿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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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보기 전에는 극단 ‘난희’의 창단공연이 분명 김명화 작, 연출의 <냉면>으로 알았다. 그런데 지난 7월 18일부터 22일까지 비교적 짧은 기간에 ‘연우소극장’에서 공연한, 새로운 연극축제 ‘권리장전 2018 분단국가’의 두 번째 참가작품인 <냉면>에는, ‘침향외전’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었고, 실제 공연도, 2008년 6월, <침향>공연에서 다루었던 내용 가운데, 상당 부분이 다시 도입되고, 반복되었다.

극단 이름인 ‘난희’가 김명화의 어린 시절 이름이었다는 소개와, 2008년 <침향>공연의 ‘외전’으로서의 <냉면>을 창단작품으로 선보인다는 발상은 매우 개인적인 것으로, 공연의 진행도 매우 설명적이었다.

마술사의 실크헷과 공연의 핵심적인 내용을 써서 보여주는 작은 칠판위의 글씨가 대조를 이루는 이번 공연은 ‘분단’이라는 무거운 주제에 접근하는 방식이 매우 개인적인 경험, 일인칭 서술자의 담백한 시선으로 고정되어 있었다.

오랜만에 무대 위에 모습을 드러낸, 정말 차분한 목소리의 배우 서영화가 극을 이끌어가는 강사이자, 혹은 교수 혹은 진행자, 사회자의 역할을 하면서, 2008년에 공연되었던 <침향>과 남북 두 정상의 만남이 이루어진 다음의 남북관계에 대한 조심스러운 예측이 펼쳐진다. 서영화와는 다른 축으로 마술사의 모자를 쓰고 등장한 송영근이 진행하는 장면은 얼핏 보면 우리들의 상상력을 활용하기 위한 극적 전개방식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그렇게 큰 구분을 발견할 수 없었다. 결국 서영화의 현실적인 접근과 송영근의 ‘마술적’접근이 대조를 이룬 것은 아니었고, 연극을 시작하는 도입부에서 ‘다다’주의자들의 글쓰기 기법이 소개되기도 했으나, 전반적으로 이번 공연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아무튼 큰 주제에 접근하는 지극히 작은 목소리, 객관적인 현실을 바라보는 매우 개인적인 시선, 그리고 개인의 과거사에 대한 지나친 집착과 과시가 두드러져 보였던 공연으로 기억된다. 이미 <침향>이라는 공연에서 소개 되었던 이모의 모습과 이미지를 이번 공연에서 다시 재현한, 배우 박희은(레지나)의 연기는 매우 서사적인 충분한 감성과 동감의 형식으로 다가왔고, 어두웠던 시절, 불행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우리들 조상의 어떤 특정한 삶의 그림자를 잘 던져 주었다. 특히 배우 박희은이 땅굴속의 카나리아로 등장하는 장면은 매우 ‘발랄’했고, 연극적 상상력이 구체적 현실의 한 모습으로 미화되는 독특한 구조를 만들어냈다.

그래서 <침향외전 냉면>은 작품으로서의 주제나 형식 혹은 접근법은 지극히 개인적인 시각과 관점에 머무르는데에 그치고 말았으나, ‘분단’이라는 거대 담론에 접근하는, ‘파편적’, 개별화된 시각의 확보라는 측면에서는 성공적이었다. 마치 땅굴속의 ‘카나리아’가 극도로 불안감에 휩싸인 경계병에게 말을 걸어온다는 발상처럼, 때로는 우리들의 견고한 콘크리트 절벽과도 같은 관념도, 파괴되고, 무너져서, 숨 쉴 통로가 생겨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침향외전 냉면>은 ‘탄핵 정국’이후에 보이는 연극계의 ‘새로운 질서’ 혹은 ‘새로운 비전’으로서의 연극의 모습을 엿보게 했다. 때로 매우 ‘자의적’인 태도는, 매우 당당해 보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자칫 ‘내용 없는 형식’에 집착하게 되면, 공허한 울림통에서 메아리치는 ‘자기만족’ 혹은 ‘자만’의 굴레에 빠져들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김창화 (국제극예술협회 한국본부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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