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리뷰
[리뷰] 안정적 ,소박한 기대감 엿보다정치용 코리안심포니 예술감독 취임음악회

작곡가 부르크너는 낭만 음악의 예술적 감성을 극대화하고 펼쳐서 구축적인 오케스트라를 통해 음악미를 표출한 작곡가중 으뜸이다. 그것은 고전 음악의 형식을 넘어서 낭만 음악의 특성인 작곡가의 창작욕을 극대화한 작품을 성취하고 있다. 당연히 그의 음악은 방대하고 웅장함을 특징으로 한다. 우리나라의 지휘자들이 즐겨 연주하는 이유 중 하나도 방대함과 다양한 악기들의 음색 복합체인 오케스트라의 구성체와 잘 어울릴 것이라는 기대감일 것이다. 하지만 음악이 지닌 구성적인 요소를 예술적이면서도 독일 음악이 지닌 고고함에 어울리게 한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쉽게 원하는 음악미를 성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휘자 정치용이 코리안 심포니의 음악감독으로 취임하면서 첫 연주에서 택한 곡은 이 작곡가의 교향곡 8번이다. 부르크너의 대표작이라고 할 만한 작품으로 약 80여분이 소요되는 장대한 곡이다. 왜 굳이 그 어려운 부르크너를 택했을까?

처음 이 곡의 연주 사실을 알았을 때는 취임 곡 치고는 다소 무리가 아닐까라는 생각에 고개를 갸웃 둥 했다. 그러나 연주를 놓고 보면 역시 새로운 만남을 위해 자신의 음악적 역량을 드러내고 싶었을 정치용이었을 테고 결과적으로 잘 택했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했다. 그것은 정치용의 음악적 특성 중에 하나인 작품의 구성적인 요소들을 적절하게 구축내지 펼쳐서 작품이 지닌 품격을 살려간다는 점과 선적 흐름을 소박하게 하면서 나타나는 음악미와의 자연스런 어울림이었고 시간이었다.

특히 이 작품이 지닌 방대함과 웅장함이 지닌 구조적인 특성과 소박한 독일적인 음악미를 꾸며지지 않으면서도 작품이 지닌 힘을 살려가고 있었다. 그것은 세련되면서도 소박한 음악미를 연주 시간 내내 보여 주었기에 그의 능력이 작품과 적합하게 어우러진 시간이 되었다. 그러다보니 지휘자 정치용의 음악 시간은 인위적인 미감 보다는 자신의 음악적 욕구를 스스럼없이 펼쳐 보여주는 과정에서 오케스트라 스스로가 받아들여 발전 시켜가는 형의 음악적 추구를 보여주는 음악미가 드러나고 있었다. 거기에 이날의 부르크너는 앙상블 균형감을 포함해서 음악미의 조화로움을 적절하게 발전시켜가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었다. 특히 이런 그의 음악적 추구는 그 대상이 코리안 심포니이기 때문에 더 두드러질 수 있었고 정치용은 자신의 음악과 하나 되어 이상적인 추구를 이루게 된 것이다. 그 음악에는 작품의 특성이 지닌 종교적이기 까지 한 품격과 작곡가의 장점인 울림의 고즈넉함이 적합하게 성취되고 있었다.

부르크너의 작품을 가장 잘 연주하는 지휘자로 알려진 E. 요훔은 이 작곡가를 바흐와 함께 가장 종교적이면서도 독일적인 정신성을 표현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렇듯 독일 음악적 품격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이 교향곡의 음악적 특성을 코리안 심포니는 서슴없이 표출하면서 그것을 종교적이기까지 한 고아한 미감으로 발전시키고 있었다. 그것을 일정한 균형감과 세련된 질감을 통해 표현하고 있어서 이 작곡가의 음악세계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있다.

특히 부르크너의 작품이 지니고 있는 음향구조는 화성 적 구도면서도 음색 적 조화로움까지 지녀야 하는 특성이 있다. 때문에 웅장함만으로는 쉽게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특성을 지니고 있는데 그런 내면적인 난해함까지도 미감으로 수용하고 있어서 정치용과 코리안 심포니와의 만남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요인이 되고 있었다.

여기에 정치용은 앙상블 질감까지도 세련됨을 전제로 작곡가의 이상세계에 접근해서 담담히 그려가고 있었다. 부르크너의 음악세계에의 접근에서 또 다른 난해함은 음악미의 지속성과 그것이 시간 속에서 어떻게 유지되느냐다.

특히 80여분을 소화해야 하는 작품의 시간성은 그 시간동안 일정한 음악미의 조화로움과 균형감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은 지휘자는 물론 오케스트라도 하나의 숙제다. 그런 점에서 보면 부르크너의 음악시간을 시간 속에서 유지를 벗어나 더욱 발전되어 가는 모습을 보여준 코리안 심포니는 한껏 성숙한 모습이었다. 특히 3-4악장쯤에서는 앙상블 질감이 약해 질 수 있지만 더 세련되고 발전되어 가는 모습이 그것이다.

이제 앙상블 음악적으로도 안정감을 보여주었듯이 정치용은 코리안 심포니를 더 발전적인 궤도에 올려놓고 함께할 여건 조성이 이미 이루어지고 있다. 때문에 정치용의 특기인 넉넉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안정된 음악성을 지닌 코리안 심포니와의 이 만남이 오케스트라 문화까지 발전되기를 기대해 본다.

 

문 일근 (음악평론가)

THE MOVE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월간 더무브 THE MOVE,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THE MOVE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