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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일상의 여성성, 몸짓으로 읽히다 _김보라의 <소무(小巫)>"구체적인 몸짓과 밀도 있는 전개"
소무,  Ⓒ조태민

 

지난 달 7월 14일, 청계천 CKL스테이지에서 김보라의 [소무] 전작(全作)을 만날 수 있었다. 김보라는 안무의도를 ‘여성의 몸에서 표현되어지는 철저한 자기 본위의 감정, 나와 타인 사이에서 사유되는 신체의 행동들, 그리고 관계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첨삭되는 몸의 대화들 혹은 신체언어의 해석적 오류들을 이미지화하고 구체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김보라의 작품을 처음 만난 것은 2016년 ‘서울국제안무페스티벌’에서였다. 20분 정도의 길이로 공연된<[소무(小巫)>는 여성성을 강조하기 위해 뜨개나 절(예법), 그리고 여성의 신체 일부를 강조하는 몸짓과 밀도 있는 구성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런 행위들은 지극히 유교적인 가치관에 매몰된 전통적인 여성상을 구체화하기 위한 안무가의 의도로 읽혀졌다.

극장에 들어서면 댄스플로어(dance floor)는 물에 잠겨있고 무용수는 일상적인 몸짓에 집중할 뿐 별다른 장치나 효과를 요구하지 않고 있음에도 한국전통적인 정서의 현재화와 창의적인 발상, 새로운 움직임을 통해 작품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공연의 특성상 물에 흠뻑 젖은 무용수들의 몸짓이 안무의도와 관계없이 자칫 교태로 울 수 있지만 적확한 의미부여로 당위성을 담보하였고, 구체적인 몸짓과 밀도 있는 전개로 관객에게 안무의도가 읽혀지도록 오랜 시간 고민하고 노력한 흔적이 여실히 드러났다.

 

소무,  Ⓒ조태민

김보라는 하나의 이미지를 형상화하기 위하여 하찮은 것에도 오랜 시간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는 안무자 마기 마랭(Maguy Marin)을 연상하게 한다. 필자가 마기 마랭 무용단La Compagnie Maguy Marin을 처음 만난 것은 거의 20년 전 <May B>라는 작품을 통해서였는데, 테크닉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시절 미니멀리즘Minimalism(극소주의)을 처음 접할 수 있었는데, 발을 끌면서 걷는 것만으로도 긴장감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사실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마기 마랭은 현재에도 춤 언어뿐만 아니라 소리, 리듬, 시각적 이미지를 동원하며 연극 등 다양한 장르와 연계해 현대무용의 새로운 물결을 주도하고 있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안무가로 활동하고 있다. 김보라 역시 누구나 생각은 했지만 실행하지 않은 무대와 작품의 주제에 어울리는 섬세한 춤언어를 통해 집요하게 주제의식을 부각시키며, 시각적 이미지의 극대화를 위해 예상치 못한 기발한 발상들을 요소요소에 배치하고 있다. 작품을 성공으로 이끈 이면에는 정서를 자극하거나 긴장감을 극대화시키는 김재덕의 음악과 그것을 구체적이고 세련된 몸짓으로 표현하는 뛰어난 무용수들이 있었다. <소무>와 <인공낙원>을 통해 만난 김보라와 그녀의 예술적 동반자로 국내외에서 왕성한 활동으로 주목받는 김재덕이 머잖아 한국적 컨템포러리댄스를 선도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두 사람의 행보에 깊은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

글 김종덕(무용가)

 

소무, &#9400; 김근우

'소무(小巫)'는 경기가면극(양주별산대·송파산대), 해서형 가면극(봉산탈춤·강령탈춤), 영남형 가면극(통영오광대·고성오광대·진주오광대·가산오광대) 및 강릉관노가면희, 북청사자놀음 등에 두루 등장하는 인물로 지역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남자들(취발이·영감)의 정부(情婦)로서 등장하여 수도승을 파계시키는 기녀이거나 본처를 불행하게 만드는 첩의 기능을 맡고 있다. 특히 소무는 다른 등장인물에 비해 유녀(遊女)이기 때문에 비교적 흰 얼굴에 연지곤지를 찍고, 새색시처럼 고운 옷으로 치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소무(Somoo)>는 2015년 초연 이후 창작산실 우수작품에 선정, 2016년 이태리 플로렌스 코리아 필름 페스티발 (Florence Korea Film Fest)에 초청, 한불수교130주년 공식사업(130e Anniversaire des Relations France &#8211;Coree)에 선정되어, 프랑스 생상드니국제안무페스티발 (Rencontres choregraphiques internationales de Seine-Saint-Denis)에도 초청되는 등 매진 행렬을 이어오는 아트프로젝트의 대표작이다. 2017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17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레퍼토리’에 선정되어 총 6회에 걸쳐 공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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