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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관의 내 마음의 국악 명반① 창부타령으로 천하를 진동하다‘전태용선생 경기소리판’ - 유작모음 -

 

- 수록곡: 창부타령 외 16곡

- 녹음 : 1965년 ~ 1987년

- 출반사 : 예술기획탑

- 출반년도 : 200. 4.

 

이런 말이 있다. “경기소리는 ‘창부타령’, 서도소리는 ‘수심가’, 남도소리는 ‘육자배기’ 몇 소절만 들어보면 그 소리꾼의 기량을 가늠할 수 있다.”고. ‘창부타령’은 경기소리의 대표적인 곡으로 경기소리꾼이 음반을 출반할 때 꼭 들어가는 민요이다. ‘창부타령’은 서울굿의 창부거리에서 무당이 부르던 무가가 소리꾼들에 의해 통속 민요가 된 것이다.

 

‘창부타령’에 관해서는 국악애호가들 사이에는 “이 음반을 듣지 않고 ’창부타령‘을 논하지 마라.”라는 말이 있다. 이 음반에 수록된 ’창부타령‘은 무대에서 부르는 정형화된 ’창부타령‘이 아니라 옆집 아저씨가 약주 한 잔을 걸치고 부르는, 이따금씩 가사도 얼버무리는 ’창부타령‘이지만, 전태용 명인의 즉흥성이 강한 ’창부타령‘의 매력에 빠지면 다른 ’창부타령‘은 멋이 없어 들을 수가 없다. 생전 활동하실 때에는 일부 귀명창이나 주변 지인들을 제외하고는 전태용 명인의 소리는 별로 알려진 바가 없다. 돌아가신 후에야 명인의 예술성을 인정하게 되었고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이다. 서양음악에서 명반을 논할 때는 연주력, 녹음기술, 디자인과 해설서 등을 들지만, 전통국악 쪽에는 연주력이 거의 전부이다. 물론 창작음악 쪽에는 좋은 녹음이 돋보이기도 하지만, 음악을 많이 듣다보면 역시 연주력이 명반의 최대 요소임을 알 수 있다. 음반이란 음반 제작사가 기획해서 출반하거나, 연주자가 자기의 음반을 출반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 음반은 전태용 명인의 ‘창부타령’을 좋아하는 한 애호가가 전태용 명인의 따님인 전숙희 명창과 함께 여러 곳에 산재되어 있던, 주로 테이프에 담겨진 ‘창부타령’ 등을 모아 유작모음이라는 이름으로 한 장의 음반으로 제작한 것이다. 정식으로 음반을 출반하기 위해 녹음한 음악이 아니고 회갑잔치에서, 생일잔치에서, 사석에서 녹음한 음원들을 3년에 걸쳐 모은 것이다. 멀리는 1965년부터 1987년까지의 녹음으로 음질 상으로 아주 불균형하고 열악한 것을 복원 작업을 거쳐 출반 한 것이다. 수집한 모든 음원을 수록하다보니 ‘창부타령’이 7곡 수록되어 있는데, 같은 곡을 7곡이나 수록한다는 것은 어느 음반에서도 유래가 없는 음반이다.

 

이 음반에는 모두 17곡이 수록되어 있는데, ‘창부타령’ 외에 ‘노랫가락’ 4곡, ‘청춘가’ 2곡, ‘뱃노래’, ‘사발가’와 ‘경기시나위’, ‘경기도살풀이’가 수록되어 있다. 1번 트랙의 ‘창부타령’은 지갑성 명인의 1971년도 회갑연에서 녹음한 음원인데, 장구는 지갑성 명인이 잡았다. 지갑성 명인의 추임새도 명연이다. 12, 13, 14, 15트랙의 ‘노랫가락’, ‘청춘가’, ‘사발가’, ‘창부타령’은 김점석 선생의 1973년 생일잔치에서 부른 노래들이다. ‘경기시나위’(1987년)와 ‘경기도살풀이’(1988)에서는 명인이 징을 담당하고 있다. 음반 해설서에 실린 이보형, 최종민, 이자균, 노재명의 글들은 전태용 명인의 음악세계를 이해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전태용 명인(1922~1991)은 경기도 영종군 출신으로 소리뿐만 아니라 해금과 피리의 대가이다. 전 명인은 굿판에서 아버지의 소리를 배워 독특한 자기만의 소리세계를 완성하였으며, 오랫동안 KBS방송국에서 전속악사로 활동하였다.

 

이 음반의 백미는 7곡의 ‘창부타령’이다. 이 ‘창부타령’은 같은 ‘창부타령’이 아니다. 부를 때마다 멋이 다르다는 것이다. 일반 소리꾼이 부르는 민요창이 아니고 판소리와 같이 복잡한 시김새와 부침새를 읽어나가면 소리를 높이 들고 나가기도 하고 깊이 숙이기도 하면서 그 변주가 어찌나 절묘한지 누구도 그 흉내를 내기가 쉽지 않다. 많은 경기소리꾼이 전태용 명인의 창부타령 스타일로 노래하려고 시도하지만, 아직 그 멋에 가까이 도달할 소리꾼은 없는 것 같다.

 

* 필자가 최고의 명반을 소개하는 문구가 있다. ‘이 음반을 구입하시고 음악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필자가 환불해드립니다.’ 이 음반은 여기에 해당하는 첫 번째 명반이다.

 

정창관의 국악음반세계

http://www.gugakcd.kr/index.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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